제26회 ISPA 총회에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논하다
게시일
2012.07.10.
조회수
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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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공연예술계 세계 최고 리더들이 서울에 모이다 제26회 ISPA 총회에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논하다


세계 공연예술계의 거장들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제26회 ISPA(국제공연예술협회)총회가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렸는데요, 이는 서울문화재단이 ‘하이서울페스티벌’, ‘청계천축제’ 등 문화사업 교류를 위해 개최한 문화예술 국제회의입니다. 한국의 공연예술가 및 예술단체의 국제 진출 촉진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내건 이 총회에는 뉴욕 필하모닉의 행정 최고책임자인 자린 메타 사장을 비롯하여 시드니페스티벌의 리번 버텔즈 감독, 도쿄국제페스티벌의 사이초 이치무라 감독 등 공연예술계의 세계적 리더들이 모여 자리를 빛냈는데요. 지적인 담론이 오가는 생생한 총회의 현장을 만나볼까요?

 

 


 


ISPA(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Performing Art, 국제공연예술협회)

1949년 미국공연장협회로 출발한 이후 공연 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세계 공연예술계 리더와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국제공연예술계 대표 단체로 성장했다. 뉴욕필, 링컨 센터,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세계적인 공연예술기관/단체의 경영인과 공연예술인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매년 1월 정기총회에 외에 6월에 회원국 대표 도시들을 돌며 국제 총회를 개최한다.

 

 


 


개막 전 이틀은 ‘ISPA 아카데미’가 열려 국내 공연예술 종사자들을 위한 예술경영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13일부터 나흘간 열린 총회는 8개의 포럼세션, 한국 대표 공연 소개, 신규작품 발표를 위한 피치 세션, 부스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ISPA 서울총회는 다른 국제회의와 달리 해외 참가자들에게 서울의 공연예술 현장을 체험케 하고 서울을 두루 보여주기 위해 호텔이나 전문회의장이 아닌 공연장에서 매일 장소를 바꾸어가며 이뤄진 점이 특징입니다. 옛 자취와 현대가 녹아있는 광화문, 외국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도심 자연공원 남산, 한국 소극장의 메카 대학로, 그리고 강남과 명동까지의 서울을 대표하는 공연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명동예술극장 등 주요 공연장의 도움으로 대관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개막 ; 한류와 서울문화열풍



참가자들도 첫 총회의 시작이 설렌 듯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로비에는 오픈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마음을 다잡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전통공연을 소개하고 즐기도록 준비한 전통공연과 함께 화려하게 총회의 막이 열렸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하인사와 국악인 황병기 선생의 기조연설이 이어졌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중국 역사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보면 한국인은 음주가무에 능하고 활을 잘 쏜다고 돼 있지만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이러한 재능을 잃어버렸다"며 "서구화, 현대화로 가는 길로만 달려와서 잃어버리게 된 문화적 정체성을 다시 찾는 것이 서울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ISPA 총회


기조연설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세션1 모임에서는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가 <난타> 공연으로 한국 공연예술의 역동성을 이끌어낸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 수출의 선두주자인 그는 특히 “언어의 장벽을 넘기 위해 비언어극(non verbal performance)을 만든 것이 그 성공의 열쇠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단지 젊은이들의 창의성으로만 이룬 성과이었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인프라를 지원해 우리나라 공연예술이 외국으로 뻗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서울의 역동적인 문화현장을 설명했고, 자린 메타 뉴욕필 사장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 문화예술 현장의 모습을 분석했습니다.



세션 ; 한국예술가의 초상


또 세션2에서는 '한국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소주제 아래 극단 ‘목화’의 연출가 오태석, 안무가 안은미, 발레리나 강수진, 소리꾼 이자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까지 분야별 한국 대표 예술가들이 한국 공연예술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그려냈습니다. 이 세션에서는 다양한 공연예술 장르의 신진, 원로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관객과의 소통,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이뤄낸 성취와 도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역사와 미래를 보다 자유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어 '아시아·태평양의 물결: 소프트파워 시대의 공연예술', '공연예술 인프라와 예술축제를 통한 도시 활성화' 등을 주제 아래 공연예술의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ISPA 총회


세션과 세션 사이에는 매번 휴식 시간이 있습니다. 쿠키와 과일, 음료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또 다른 형태의 네트워크 장이 되었습니다. 방금 들은 세션에 대한 의견이나 서로에게 궁금했던 점, 또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끼리는 안부도 묻고 처음 보는 참가자와도 공연예술에 관한 어떤 이야기라도 나누는 모습이 유쾌해보였습니다. 각기 다른 피부색과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활기 있게 대화를 나누던 멜버른 씨어터 컴퍼니의 CEO를 만나보았습니다.




 

“세계 공연예술계와 한국에 대한 탐험을 하려고 왔어요”

앤 통크(Ann Tonks) 멜버른 씨어터 컴퍼니 CEO(Melbourne Theater Company)


-몇 번째로 총회에 참가하는 건가요?

전 오늘이 처음이에요. ISPA의 회원이기는 했지만 회사가 재정적으로 안정되지는 않아서 이런 곳에 오지도 못했죠.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이제 유럽으로 미국으로 아시아 등 세계를 바라보고 운영한답니다.


-한국을 알고 있었나요?

조금 알고 있었어요. 호주에도 한국 음식점이 있어서 먹어보기는 했는데, 멜버른에는 한국인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그 문화에 대한 지식은 별로 없었죠. 방금 한국의 문화에 대한 세션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ISPA 총회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나요?

일종의 네트워크죠. 다른 사람들을 만나 교류를 맺을 수도 있고 제가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가지 사람들을 찾을 수도 있어요. 어쩌면 우리 멜버른 컴퍼니가 아시아에서 언젠가 공연을 할 수 있을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는 거죠. 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고 배울 수도 있고요. 이 총회를 통해 뭔가를 터득하러 왔다고 하기 보다는 세계 공연예술계와 한국에 대한 탐험을 하려고 왔다고 할 수 있어요.

 

 


 



ISPA의 이색 현장 ; 어워드 디너, 피치세션, 프로엑스

 

14, 15일에는 한층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14일 오후에는 어워드 디너(Awards Dinner)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ISPA에서는 해마다 공연예술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예술가와 후원자를 선정해 상을 수여하는데요. 2012 서울 총회의 수상자로는 예술가 상에 황병기, 예술경영인상에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 단장, 예술후원상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선정되었습니다. 15일 오전에는 피치세션(Pitch New Works Now)이 열렸는데요. 이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발된 전문 공연예술 단체가 신규 작품을 구상 중이거나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작품에 대해 10분간의 발표를 하고 그들이 창작자, 투자자, 프리젠터를 찾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시간입니다. 독창성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국내 8개, 해외 2개 단체가 선발되어 발표를 했습니다.

 

ISPA 총회 시상식


또 당일 오후에 열린 프로엑스(ProEx)는 총회에 참가한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들에게 국제 홍보 및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시간입니다. 테이블형 홍보부스를 전시하는 아트마켓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70여개의 팀이 상호간 대면 마케팅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국제 홍보와 네크워킹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폐막 ; 미래의 돛, 누가 이끌 것인가


총회의 마지막은 명동예술극장에서 치러졌습니다. 공연예술계의 미래를 제시하는 세션에서는 문화기획가 강준혁 감독, 카네기멜런 대학교의 댄 마틴 교수 그리고 스웨덴 로코 월드의 CEO 아사 에드그렌씨가 패널을 맡아 앞으로 공연예술계를 이끌 리더의 자질과 방향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특히 댄 마틴 교수는 공연예술계의 문제점을 자원과 참여도의 부족으로 지적하면서 우리도 기업처럼 시장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고객을 파악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업이나 자본에 휘둘리지 않게 문화예술의 근본 목적의식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에드그렌씨는 “우리는 정책보다, 시간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가있어야 합니다”고 말하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앞서야 자본을 쥐고 있는 정부기관들로부터 2순위로 밀리는 식의 무시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관객의 박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ISPA 총회 - Cultural Shifts 문화변동


문. 화. 변. 동. 이번 총회의 주제처럼 멀티미디어와 테크놀리지의 발달로 공연술의 질과 형식, 향유의 방식이 송두리 채 바뀌는 변화의 중심에 우리 모두가 서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논의에서 세계 공연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출하고 함께 미래를 내다보는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총회였습니다. 또한 탈 서구화 시대에 공연예술 분야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는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습니다. 이러한 만남은 생산적으로 발전해야하고 국가별로 문화예술의 역동성을 재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제 막 한류의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나라 공연예술계를 돌아보는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행사였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손예운 대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부 yeye92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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