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궁궐의 밤하늘 아래 펼쳐지는 노래, 춤, 음악 - 2012 경회루 연향
게시일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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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환상적인 궁궐의 밤하늘 아래 펼쳐지는 노래, 춤, 음악 - 2012 경회루 연향

 


어느새 봄은 찾아오는데 네모 건물 빽빽한 회색 도심, 자극적인 매스미디어에 권태를 느끼시나요? 비밀 속 궁궐의 밤하늘 아래 펼쳐지는 노래·춤·음악! 「2012 경회루 연향」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경회루란?

국보 제244호 경회루(慶會樓)는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작은 연못 안의 누를 일컬으며 조선시대 종친 및 문무관, 외교사절을 위해 연회를 베풀던 장소였습니다. 경회루는 경복궁 창건 당시 조성되었는데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가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된 역사가 있습니다. 경회루에서 우리 건축기술의 우수성과 뛰어난 건축미를 엿볼 수 있으며, 연못에 비치는 단청 그림자가 특히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하죠.


이렇게 아름다운 경회루에서 환상적인 야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통공연, 말만 들어도 황홀해지지지 않나요? 작년 처음 선보인 ‘경회루 연향’은 언론과 시민 모두에게 좋은 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다시 펼쳐진 「2012 경회루 연향」은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되어 3월 28일(수)부터 3월 30일(금)까지 3회에 걸쳐 개최되었습니다.


「2012 경회루 연향」(이하 「경회루 연향」)이 예년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올해가 경회루 건립 600주년이라는 점이죠. 이를 기념해 이번 공연에서는 경복궁과 경회루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더해 더욱 기념비적인 공연이 되었답니다.



닫힌 문을 열고, 밤이 내린 경복궁 안으로


2012 경회루 연향 - 경복궁

 

「경회루 연향」의 첫 공연날인 28일은 꽃샘추위가 한발 물러선 듯 반가운 봄기운이 완연했습니다. 서울 하늘에 밤이 내리면서 약간 쌀쌀해지긴 했지만 쉬이 볼 수 없는 특별한 야간전통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온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순 없었죠.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경복궁 입구 앞에는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설레는 표정으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회루 연향 보러 한복 입고 왔어요.” _김은선 (인천 서구)


Q. 한복을 입으셔서 멀리서부터 눈에 띠었어요. 왜 한복을 입고 오셨어요?

평소 한복을 좋아해서 한복 동호회(한복입기 좋은 날)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동호회 분들과 경회루 연향에 같이 한복을 입고 가자고 의기투합했어요. 사실 혼자 한복을 입으면 부끄럽기도 한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입으니까 용기를 낼 수 있었죠.


Q. 한복을 좋아하신다면 궁궐 행사나 궁궐 문화에도 관심 있으시겠네요?

네, 굉장히 관심 많아요. 서울의 5대 궁궐도 모두 가봤고 강릉 선교장도 매해 가고 있거든요. 또 내일은 구례에 있는 운조루에 갈 예정이에요. 궁궐이나 한옥에 1년에 여러 번씩 찾아가는 것 같아요. 매번 입는 건 아니지만 내일도 한복 입고 갈 거고요.


Q. 이번 경회루 연향에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가요?

제 취미가 해금 연주라 전통 음악에도 관심이 있거든요. 경회루 연향은 처음 관람하는 거라 어떤 전통 음악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고요. 야경이 배경이라 낮에 보는 것과는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일 것 같아요. 특히 명창 안숙선 선생님이 나오시니까 더욱 기대가 크죠.

  


 

 

경복궁 입구로 들어가 위엄을 뽐내는 근정전(勤政殿) 옆 서쪽 통로를 지나자 은은하게 전통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좌석은 이미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차 있었고요.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이었지만 마치 연못 위에 부유하는 듯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경회루가 눈에 들어오자 70분간의 공연이 얼마나 화려하고 멋질지 기대감으로 마음이 벅찼습니다.



1부 공연: 경회루 건립과 사신연(使臣宴)


2012 경회루 연향 - 1부 무무

 

1부 무무(武舞)로 시작되었습니다. 무무란 문묘 혹은 종묘 제례 시 추는 일무(佾舞) 중 하나로 무덕(武德)을 찬미하는 춤이랍니다. 무무는 문덕(文德)을 상징하는 춤인 문무(文舞)와 서로 쌍을 이루며 일무를 구성합니다. 무무에서는 붉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장대를 들고 마치 하나의 몸인 냥 강한 동작을 선보이는데, 춤이 아니라 무사의 검술로도 보일 만큼 절도 있는 자태였습니다.


 

2012 경회루 연향 - 국왕·왕비 입장


무무가 끝나고 국왕·왕비 입장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우아하게 입장하는 국왕과 왕비의 모습에서 드라마나 책에서만 봤던 조선 왕조의 위엄을 두 눈으로도 확인하는 기회였죠. 그리고 그 화려한 모습에 넋이 나간 사이, 경회루 왼쪽 연못에서 아름다운 대금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진호 악사가 “청성곡(淸聲曲)”을 독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연못과 나무의 자연스러운 풍경과 다채로운 조명이 조화되어 대금의 청아한 소리에 색을 입혀주었는데요. 저에게는 공연을 통틀어 가장 인상에 깊게 남은 대목이었습니다.

 

다시 경회루에서 노란 한복의 여령(女伶)들이 무리를 지어 나왔습니다.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을 펼치기 위해서였는데요. 가인전목단은 순조의 아들 익종(翼宗)이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만든 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국왕의 장수와 나라의 풍요를 기원하는 춤이기도 한데요. 익종의 고운 마음이 담겨서인지 꽃병을 가운데 두고 여령들이 원을 짠 뒤 꽃을 꺾는 듯 마는 듯 희롱하며 추는 가인전목단은 굉장히 예쁘고 흥겨웠습니다.


2012 경회루 연향 - 가인전목단

 

1부의 마지막 순서는 선유락(船遊樂)이었는데요. 여령들이 채색된 배(彩船)를 끌면서 어부사(漁父詞)의 구절을 부르며 연희하는 궁중무용입니다. 선유락은 신라시대 때부터 존재했다고 하는데, 사신의 뱃길을 떠날 때 바닷가에서 송별하는 모습을 기생들이 연출한 놀이라고 하네요. 궁중 무용 중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선유락은 선채와 여령들의 의복 빛깔의 화려함이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2부 공연: 경복궁 재건과 낙성연(落成宴)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경회루는 1867년에 이르러서야 흥성대원군의 주도로 재건되었습니다. 이때 건축물의 완공을 축하하는 잔치인 낙성연이 경복궁에서 벌어졌는데요. 2부는 그 낙성연을 재해석한 공연이었습니다.


2012 경회루 연향 -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수궁가’

 

2부 첫 공연은 이번 「경회루 연향」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수궁가’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공연의 백미인 만큼 연출도 극적이었습니다. 안숙선 명창과 김청만 고수가 작은 배를 타고 경회루 주위 연못을 돌아다니며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서 노래하는 모습에 객석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습니다. ‘수궁가’ 열창을 안숙선 명창이 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데요. 고종 때 낙성연에서 출중한 실력으로 청중을 놀라게 했던 국창(國唱) '진채선'을 기억하는 공연이니만큼 우리 시대 최고의 명창인 안숙선 명창이 노래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겠죠.


 

판소리 다음은 북소리입니다. 무고(舞鼓)는 여령들이 북채로 북을 에워싸고 어르거나 두드리며 추는 춤인데요. 활동적인 북채의 움직임이 두드리는 북의 울림소리가 귀는 물론 가슴까지 전율하게 하는 듯했습니다.반가웠습니다. 처음 듣는 생경한 궁중 음악 가운데 처음으로 익숙한 우리 민요가 흘러나왔거든요. 김혜란 명창과 그 제자들이 노래하는 경기민요의 밝고 활기찬 가락에 절로 고개가 까딱거려졌답니다. 경복궁 재건 당시 인부들이 불렀다고 하는 경복궁 타령 외에 태평가, 양산도, 자진방아타령까지 다채롭고 흥겨운 경기민요를 들으며 ‘경회루 연향’을 조금은 경외심으로 바라보던 관객들도 단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을 겁니다.


2012 경회루 연향 - 줄타기

 

대망의 피날레는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줄타기입니다.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줄타기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직접 볼 기회는 흔치 않은 게 사실인데요. 연못 위 누각에서 얇디얇은 줄 하나에 몸을 맡긴 채 뛰는 듯 나는 듯 좌우로 다니는 바우덕이의 몸놀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경회루 연향」의 줄타기 공연을 맡은 안성 시립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 단은 실제로 경복궁 재건과 인연이 깊습니다. 사기가 떨어진 인부들을 격려하기 위해 바우덕이가 줄타기를 보여줬다고 하는데요. 관객들과 소통하며 신명 나게 한판 노는 바우덕이 덕분에 인부들이 힘을 내어 600년을 건재한 경회루를 완공할 수 있었나 봅니다.



전설 속 경회루,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경회루 연향’,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_장수민 (과천)


Q. 경회루 연향에 대해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4월 1일부터 경회루가 개방된다고 해서 정보를 찾다가 「경회루 연향」을 알게 됐어요. 궁은 개장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밤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야간 개장될 때 꼭 와보고 싶었는데, 작년 ‘경회루 연향’ 평가도 굉장히 좋았던 터라 가족과 다 같이 보러왔어요.


Q. 오늘 공연 보신 소감이 어떠세요?

야간 개장된 궁을 처음 와봐서 일단 굉장히 좋았고요. 평범한 공연이 아니라 경복궁 경회루에서 밤에 분위기 있게 펼쳐진 공연이라 색다른 추억이 될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궁중무용 중에서 북채를 들고 북을 치는 '무고'가 인상 깊었어요. 그런 궁중무용을 이런 밤중에 궁궐에서 본다는 게 신기했고요.

 


 

쌀쌀한 밤에 찬바람으로 맞으며 공연을 관람했지만 70분이라는 시간이 언제 흐르는지도 모를 만큼 다채로웠습니다. 작년에 호평을 받고 다시 공연되는 만큼 내용과 구성 면에서 짜임새 있었고요. 왕실의 행사를 위한 장소였던 과거형 경회루가 현재형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전통문화와 궁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참석하시길 추천합니다. 그런데 3월 공연을 아쉽게 놓쳤다고요? 괜찮습니다, 9월에도 4회의 공연이 계획되어있거든요. 9월엔 절대 놓치지 마세요!


「경회루 연향」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재청은 2012년에 ‘문화가 펼쳐지는 궁궐, 역사가 숨 쉬는 궁궐’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www.chf.or.kr)를 참고하세요.


문화체육관광부 유은수 대학생기자 한양대학교 철학과 jyjk23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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