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작은 영화. 스마트폰 영화를 만나다.
게시일
2012.03.07.
조회수
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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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내 손안의 작은 영화 스마트폰 영화를 만나다.

 

작년 초, 한국 영화계에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박찬욱 감독의 영화, ‘파란만장’이 제61회 베를린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서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은 것. 수상 사실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영화가 기존의 고가 촬영 장비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촬영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쓰는 이라면 누구나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됐고 미래의 충무로 감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제작비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 촬영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저 예산 고품질의 영화를 가능케 하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하울링>이 연일 영화순위 1, 2위를 다투며 한국 영화의 흥행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이를 연출한 감독의 모습은 미래의 한국 영화계를 이끌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영화를 제작하고 싶어도 걱정뿐이다. 바로 만만치 않은 영화 제작비 때문. 몇천, 몇억의 고가 장비를 살 수 없을 뿐더러 대여하는데도 하루만 몇십만 원의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돈은 주머니 얇은 학생들이 한 달 내내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충당할 수 있다. 이뿐이 아니다. 여기에 배우 출연료, 소품, 조명 등의 기타 여비를 더하는 순간, 결국 영화를 접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HD(High Definition)급 고화질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대거 등장하면서 고가의 촬영장비가 없어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도 누구나 영화를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스마트폰 영화제까지 열리면서 새로운 영화 촬영 방법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미래의 충무로 감독을 꿈꾸는 예비 영화감독, 최문석 씨(중앙대학교 영상·연출학과)를 만나 그가 최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화 <내가 널 빛나게 해줄게.>에 대한 이야기와 촬영 과정을 들었다.

 

내 손안의 작은 영화 스마트폰 영화를 만나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저 예산 고품질의 영화를 가능케 하다.



스마트폰으로 내 꿈을 펼치다


Q.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MP3, 디지털카메라 등 IT 장비에 관심이 많았다. 나름 얼리어답터다. 아이폰도 비교적 남들보다 일찍 샀고 그러다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박찬욱 감독님이 스마트폰으로 영화촬영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으로 항상 촬영방법과 예산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좋은 기회다 싶어 시작했고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까지 했다.


 

내 손안의 작은 영화 스마트폰 영화를 만나다. 스마트폰으로 내 꿈을 펼치다.▲ 스마트폰으로 영화 <>를 촬영 중인 모습. Ⓒ김의진(공동연출, 시나리오)


Q. 출품한 영화 제목이 <내가 널 빛나게 해줄게>다. 그 줄거리가 궁금하다.

이번 영화는 시나리오와 공동연출에 김의진 학생, 제작은 정태완 학생이 맡았다. 김의진 학생이 불면증의 증상을 조사하다 괜찮은 생각이 떠올라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나락의 고배를 수없이 맛본 삼수생 여자가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슬픔의 나날을 보내는 그녀 앞에 미스터리 한 남자가 불쑥 나타난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관심이 간다. 결국, 그녀는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남자는 나타나지 않고 여자는 혼란 속에 빠지게 되며 영화는 이야기를 이어 간다.


Q. 스토리가 흥미롭다. 이번 영화 촬영과정이 궁금하다.

영화 제작은 크게 제작 준비단계(Preproduction), 제작단계(production), 최종제작단계(postproduction)로 나뉜다. 제작 준비단계는 시나리오 작업, 로케이션 헌팅, 콘티 제작, 배우 캐스팅 등의 작업을 필요로 한다. 제작단계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제 영화 장면을 촬영하고 최종제작단계에서 편집과 음악, CG 작업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된다. 우리 영화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Q. 제작 준비단계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영화화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작업이 필요하다. 좋은 시나리오는 훌륭한 영화를 제작에 필수다. 다음으로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콘티를 만든다. 콘티는 어떤 배경에 인물들이 어떤 동작과 느낌으로 행동할 것인지를 그림으로 표현해 배우의 이해를 도와준다. 이러한 준비과정 사이에 로케이션 헌팅이 필요하다. 장소 섭외는 사전에 완료돼야 한다. 내가 찍고 싶다고 해서 모든 곳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전 양해가 필수다. ‘지하철, 공원 등 공공장소 등을 쉽게 촬영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 후 배우 캐스팅과 사전 대본 리딩을 하고 촬영 스케줄을 조정해 촬영 준비를 마쳐야 한다.


Q.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영화촬영 과정이 궁금하다.

첫 번째는 손 떨림을 유의해야 한다. 우리가 촬영하는 장비는 스마트폰이다. 다들 알겠지만 스마트폰은 작고 가벼우므로 미세한 흔들림에도 화면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핸드폰에서 보면 큰 차이는 없겠지만 큰 스크린에서 보면 어지럽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전용 거치대와 삼각대 사용을 추천한다. 그리고 촬영 시 화이트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음향이다. 촬영 시, 기기를 건드리며 발생하는 마찰음이나 주변의 바람 소리에 유의해야 한다. 작은 차이 같지만, 실제 편집과정에서 해결할 수 없기에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촬영 순서다. 배우의 감정선을 유지하기에는 스토리대로 촬영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되도록 장소마다 촬영할 장면을 정해서 진행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 방법을 따른다면 초보자도 시간 허비 없이 촬영할 수 있다.


Q. 유의 사항이 많다. 촬영을 마치고 후반부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편집에 따라서 영화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그만큼 편집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영화 편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스마트폰 자체 앱을 가지고 편집하는 것이다. 아이무비라는 아이폰 앱이 있다. 영상을 잘라서 붙일 수 있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원본 소스의 영상과 음향을 분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도비 사의 프리미어, 소니의 베가스, 파이널 컷 등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자신이 원하는 장면에 적절한 효과를 줄 수 있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에 더없이 좋다.



Q&A. 스마트폰 영화 초보자가 묻습니다!


내 손안의 작은 영화 스마트폰 영화를 만나다. Q&A. 스마트폰 영화 초보자가 묻습니다!

▲ 촬영 앱 Almost Dslr과 삼각대 이용법에 대한 설명 Ⓒ정병화


1.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보니 화면 발기가 달라 고민이에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마트 폰 화질은 많이 좋아졌다. 다만 렌즈의 심도가 좋지 않다. 그래서 또렷하지 않다. 그리고 노출의 문제도 안고 있다. 그러니 촬영 후 편집과정에서 화면 밝기가 들쑥날쑥할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전용 앱을 사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중 Almost Dslr(유료)이라는 앱(아이폰용)을 추천한다. 포커스 조절 기능과 화이트 밸런스 조절 기능이 있다. 몇 번만 해보면 누구나 배울 수 있으니 연습해보라.


2. 밤에 촬영하면 어둡게 나와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가능하면 밝은 곳에서 촬영하기를 추천한다. 부득이하게 야간 촬영을 해야 하면 조명 장비나 스텐드 등을 이용해도 좋다. 그마저 부담스럽게 느낀다면 핸드폰의 플래시를 배우 얼굴에 비춘다. 편집에서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나 이도 일정밝기가 보장돼야 할 수 있다.


3. 음원 등의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대부분의 음원은 저작권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다가는 수상 취소나 그 이상의 대가를 지급해야 할 것이다. 사전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료 음원 사이트 등을 이용하면 된다. 보통 프리 BGM 사이트를(www.freebgm.com) 이용한다. 물론 여기도 작곡가의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 대중음악을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는 원하는 곡의 악보를 지인에게 부탁해 녹음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저작권에 저해되지 않고 음원을 사용할 수 있다.


4. 공모전이나 영화제에 출품하려 합니다. 유의 사항이 있을까요?

촬영기간을 넉넉하게 잡으라고 말하고 싶다. 촉박하게 진행하면 결국, 실수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마감일을 넘겨 출품 자체를 못할 수 있다. 더 궁금한 사항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 스마트폰 영화 만들기(cafe.naver.com/smafilm/)에서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문제점을 해결하다 보면 영화감독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미래의 충무로 감독을 꿈꾼다


Q. 스마트폰 영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렴한 비용에 내가 원하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보통 단편 영화제작을 하려고 하면 적게는 100만 원이 든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10만 원이면 가능하다. 혼자서 촬영과 편집을 모두 한다면 그 이상을 아낄 수도 있다. 영화에 관심이 있으나 대여료가 부담되는 이들에겐 스마트폰이 최고의 영화 장비가 되어 줄 것이다.


Q. 스마트폰으로 제작하면서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많다. 스마트폰은 간편하지만 기술적인 제약이 많다. 화면의 발기 변화, 음향 잡음 등 말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힘들어 주저한다면 결국 평생 영화를 찍지 못한다.


Q.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제작하려는 분들께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최근에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하신 윤종빈 선배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인터뷰 타이틀이 ‘찍으라. 지금 고민하지 말고 찍으라.’였다. 도전하기 전에 지레 겁먹지 말고 부딪쳐보라 말하고 싶다. 스마트폰으로라도 말이다. 


자본력을 앞세운 외국 영화의 무력에 한국 영화는 언제나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우리만의 연출력과 세심함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정신이 이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 일에는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 영화인의 노력 덕이라 생각한다. 멋진 영화를 만들기 위한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은 한국영화 발전을 위한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런 그들이 있어 한국영화가 든든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병화 대학생기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agg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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