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이기고 세상 속으로! 강원래의 <쿵따리 유랑단>
게시일
2011.07.25.
조회수
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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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장애를 이기고 세상속으로! 강원래의 <쿵따리 유랑단>


유쾌한 남성듀오 '클론'을 기억하시나요? 1997년 여름, 대한민국 국민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던 노래 클론의 '쿵따리샤바라'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해마다 어김없이 길거리에서 흘러나오곤 했었지요.


각종 음악프로와 예능을 휩쓸면서 인기를 얻던 2000년 11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클론의 멤버 강원래 씨는 불법유턴을 하던 승용차와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불의의 사고로 그는 하반신 마비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와 함께 지체장애인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후 강원래씨는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었는데요. 긴 공백을 깨고 이제 그가 소년원, 보호관찰소 등으로 꿈과 희망을 실어 나르는 공연단체 <쿵따리 유랑단>의 대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꿈은 꾸는 자의 몫이다”

장애라는 편견에 맞서는 <쿵따리 유랑단>


지난 7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 1층 강당에서는 <쿵따리 유랑단>의 멋진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쿵따리 유랑단>은 강원래 씨를 중심으로 끼와 재능을 가진 장애인들이 모여 만들어진 공연단인데요. 희망과 열정으로 장애라는 어려운 현실을 극복한 장애예술인들이 모인만큼 세상 곳곳에 희망을 전하는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날 무대에 선 강원래 씨는 사고 이 후 다시 대중들의 앞으로 돌아오기까지 스스로를 이겨내고 다잡았던 날들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쿵따리 유랑단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리를 한번 질러봐”


강원래

 

“노래 ‘쿵따리 샤바라’의 첫 구절입니다. 울적한 일을 피할 수 없고 답답한 일을 겪지 않을 수 없다면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전 댄스가수로서 절정의 시기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난 이제 끝났다’며 좌절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춤이 있고 그 안에 제가 있었습니다”


강원래 씨는 사고를 겪은 후 세상을 원망하고 방황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쿵따리 유랑단>을 통해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법과 뜨겁게 사는 삶의 가치를 찾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쿵따리 유랑단>의 공연은 그들이 겪은 시간들을 바탕으로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와 끼 있는 장애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이 날 무대에서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열창한 김민지양은 시각장애가 있는 어린 여학생입니다. 처음 시각장애를 선고받았을 때 그녀는 자신의 삶도 이제 멈추었다 생각했다고 합니다. 스스로의 처지를 부정하고 비관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욕도 하고 자신을 어둠 속으로 내몰았던 것이지요. 그러나 민지 양에게는 누구보다 맑고 고운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고 결심한 그녀는 앞이 보이지 않아도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그 결과 전국 장애학생 음악경연대회와 성가경연대회, 각종 예능실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민지 양은 “이제 저한테도 용기가 생겼어요” 라며 활짝 웃었습니다.


▲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열창하는 김민지 양(좌)과

구성진 노래와 현란한 춤솜씨를 선보인 트로트 가수 나용희 씨(우) ⓒ박미영


<쿵따리 유랑단>의 트로트 가수 나용희씨는 저 신장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 무엇도 그녀의 도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장윤정의 ‘짠짠짠’을 구성지게 부른 나용희 씨는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그녀만의 느낌으로 새롭게 선보이며 한껏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나용희 씨의 현란한 춤 솜씨와 역동적인 몸짓에 문화부 강당을 찾은 관람객들은 박수를 치며 크게 환호했습니다.



마술 솜씨를 뽐내는 한 손 마술사 조성진 씨

▲ 마술 솜씨를 뽐내는 한 손 마술사 조성진 씨 ⓒ박미영


한 손 마술사 조성진 씨는 최고의 마술사를 꿈꾸며 연습에 매진하던 도중 뜻하지 않은 폭발사고로 오른팔을 잃었습니다. 주로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마술을 해오던 조성진 씨, “당시 삶이 통째로 뿌리 뽑혀진 것 같았다.”고 회고했는데요. 그러나 더 이상 마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절단 장애라는 아픔을 극복하고 왼손을 단련시키며 마술사의 꿈을 이어갔습니다. 무대에서 멋진 마술솜씨를 뽐낸 성진 씨는 “더 힘들고 아픈 사람들도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데 저라고 못할 것은 없습니다”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척수장애를 가진 김지혜 씨와 오세준 씨는 연극을 선보이며 그들이 생각하는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오세준 씨는 과거 그룹 ‘디토’의 보컬로 데뷔했으나 솔로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축성 발성장애 판정을 받고 가수활동을 접어야만 했던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원망과 증오만 가지고 살았지만 <쿵따리 유랑단>과 함께하면서 나를 인정하는 시간과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 놓았는데요. 덧붙여 이 날 무대에서 선보인 연극은 “실제로 내가 살아왔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며 “내가 겪어온 일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누군가 나를 보고 힘을 낼 수 있다면 참 감사한 일” 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희망을 전달하는 <쿵따리 유랑단>

▲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희망을 전달하는 <쿵따리 유랑단> ⓒ박미영


<쿵따리 유랑단>을 이끄는 기홍주 감독 역시 시각장애와 신장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중복장애로 몸은 편하지 않지만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후 동숭아트센터 무대감독, 문화예술위원회 무대감독을 거치는 등 누구보다 화려한 이력과 멋진 실력을 갖고 있지요. 장애를 딛고 재능을 살리며 꿈꾸는 친구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홍주 감독은 오늘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쿵따리 유랑단>의 공연은 자신감으로 꿈과 희망을 되찾아 가는 과정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관객과 함께 호흡할 것!


2008년 서울보호관찰소를 시작으로 전국의 소년원, 교도소를 다니며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는 <쿵따리 유랑단>은 장애인시설, 복지시설뿐만 아니라 문화향수가 어려운 지역 주민들도 찾아가며 희망의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폭주, 음주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자를 대상으로 강연을 한 지도 벌써 7년째, 공연을 펼치며 방송진행자와 대학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활동으로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은 <쿵따리 유랑단>은 2010년 서울시 ‘사회적기업’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며 굳은 포부를 드러냈지요.


쿵따리 유랑단


“꿈이 있다면 이루시고 잊었다면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분의 희

망도 찾으세요. 언제나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쿵따리샤바라’를 외쳐보자구요” -강원래


불의의 사고나 선천적 장애를 딛고 일어선 <쿵따리 유랑단>의 감동적인 공연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이루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픔 속에서도 현실에 당당히 맞서는 이들의 열정도 느낄 수 있었고요. ‘하나의 절망이 생기면 또 하나의 희망이 꼭 생기기 마련’이라는 강원래씨는 ‘휠체어가 나의 운명이라면 그것 역시 하나의 희망’ 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씩씩한 모습으로 대중 앞으로 다가온 강원래 씨와 <쿵따리 유랑단>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활기찬 행보는 편견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장애라는 차가운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김은미(21) 학생과 친구들 인터뷰

“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공연이었어요”

친구들과 문화부 강당을 찾은 김은미(21) 학생


김은미(21) 학생과 친구들

 

처음 강원래 씨를 봤을 때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리고 얼마나 좌절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는데요. 공연을 보고 난 후 ‘아, 강원래씨와 <쿵따리 유랑단> 친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구나!’라고 느꼈어요. 몸이 불편한 친구들도 꿈을 향해 저렇게 달리고 또 뛰는데 정작 저는 너무 안일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 공연은 스스로를 반성하고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편견을 갖고 장애인들을 바라보지 않고 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제 어디서든 <쿵따리 유랑단>을 응원하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미영 대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조형학부 vv-ato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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