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파란 숨결을 마음에 담다, 1박2일 제주도 탐방
게시일
2011.07.18.
조회수
4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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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제주도 파란 숨결을 마음에 담다 아주 특별한 제주도 1박2일 여행기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주관하는  <한국의 보물을 마음에 담다>는 전국에 있는 세계유산을 탐방하면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답사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생 기자단은  ‘조선궁궐 탐방’, ‘창덕궁 달빛기행’ 등의 답사에 참여하며 생생한 현장을 전해왔는데요. 지난 7월 10일에는 바다를 넘고 하늘을 날아 천혜의 자연이 고즈넉이 살아 있다는 제주도의 숨결을 느끼고 왔습니다. 싱그러운 7월의 녹음이 우거졌던 제주도 기행, 저와 함께 떠나보실까요?



특별한 친구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


이번 여정이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은 동행한 사람들이 조금 특별했기 때문인데요. 통일부와 보건복지부의 추천을 받아 모범 가족으로 선정된 편부모 가정, 청각장애 가정, 북한 이탈 주민 총 24명이 기행에 함께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과 교류, 여행의 기회가 적은 이들에게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 나들이는 행복한 설렘을 선사했을 것입니다. 그 설렘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은 아침이 다가오고,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특별한 친구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마음에 담다

 

제주도의 날씨는 참으로 변덕스러웠습니다. 쨍쨍한 하늘에서 비가 흩뿌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반짝반짝 빛이 났지요.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두꺼운 빗줄기에 당황해서 비옷을 꺼내면 다시 햇살이 구름을 걷고 활짝 웃었습니다. 당황하는 탐방객들에게 가이드 선생님은 ‘놀멍 쉬멍 보멍 걸으멍’ 제주도를 즐겨 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비가와도 눈부시고 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놀고, 쉬고, 보고, 걸으면서 느껴보라는 것이었지요.



세계자연유산 제주를 즐기는 방법은? 놀멍 쉬멍 보멍 걸으멍!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계절마다 색다른 멋을 보여주는 제주도는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한라산, 만장굴, 성산일출봉과 지질명소까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으면서 제주도는 유네스코의 자연환경 분야 3관왕을 달성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은 제주도가 유일합니다. 3개 분야에서 수상이 결정된 것은 국제적으로도 드문 일이고요. 그만큼 우리 제주의 자연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는 뜻 아닐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 여행의 첫 방문지는 ‘어승생악’이었습니다. 어승생악은 제주 남단의 기생화산으로 정상에는 둘레 약 250m 가량의 분화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근의 어리목은 한라산 등산코스로도 유명한데요. 임금(조선 정조)이 타는 동물(용마)이 태어난 곳이라는 뜻을 가진 어승생악의 정상에 오르면 구름이 흐르는 한 폭의 수묵화같은 풍경이 지친 심신을 포근하게 안아줍니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본 제주

▲ 어승생악 정상에서 본 제주 ⓒ박미영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제주도 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연경관 중 한 곳인 주상절리! 약 25만년~14만 년 전 사이에 녹하지악 분화구에서 흘러온 용암이 식으면서 형성된 주상절리는 5~6각형의 기둥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지런한 주상절리 기둥의 묶음은 콜로네이드(colonnade)라고 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은 엔타블러처(entablature)라고 하지요. 깨끗한 에메랄드 빛 제주바다와 예술가의 조각같은 주상절리의 만남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주상절리대 절벽

▲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주상절리대 절벽  ⓒ박미영


어승생악과 주상절리를 지나 ‘산방산’으로 이동했습니다. ‘자연의 종합선물세트’란 타이틀에 걸맞게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다 절경이었는데요, 덕분에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버스이동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졌습니다. 산방산은 제주의 몇 안 되는 ‘산’ 명칭이 붙은 오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쪽에는 울창한 수림과 일제시대 동굴 진지가, 다른 한쪽에는 암벽바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흐려지자 산방산 주변은 금세 안개로 자욱해졌는데요. “구름이 많으면 내가 선녀가 됐다고 생각해보세요.”라는 가이드 선생님의 말에 모두가 눈을 감고 산의 기운을 느껴보았습니다. 해발 150m 쯤에 있는 산방굴사 천장에서 떨어지는 약수는 한번 마실 때 마다 3년이 젊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시원한 ‘맛’을 즐겼습니다.


구름에 휩싸인 산방산의 절경

▲ 구름에 휩싸인 산방산의 절경 ⓒ박미영


저기, 산방산 중턱에서는 용머리 해안이 내려다보입니다. 용머리는 화산 폭발 당시 뜨거운 마그마가 바닷물과 만나면서 격렬히 뿜어낸 화산재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지요.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이름이 붙여진 용머리 해안은 수천만 년 동안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과 현무암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학술과 관광자원의 교집합,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섬의 아름다움


그렇게 첫 날 일정이 막을 내리고 이튿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 날의 피로는 맑은 공기와 푸른 산의 기운을 받아 말끔히 사라졌고요. 둘째날 일정으로 가장 처음 찾은 곳은 거문오름. 거문오름은 자연의 보존을 위해 탐방시간과 인원을 엄수하고 있는 곳인데요. 매주 화요일은 '자연 휴식의 날' 로 지정되어 그 누구도 탐방이 불가하고 탐방할 때는 자연유산 해설사가 동행합니다.


 


거문오름으로 들어가는 입구

▲ 거문오름으로 들어가는 입구 ⓒ박미영


돌과 흙이 유난히 검은색을 띠고 있어 음산한 기운이 그득한데서 유래된 거문오름(검은오름)은 어원적으로는  '신령스러운 산'이란 뜻을 품고 있습니다. 과연 이 곳은 신비로운 자연의 유물들로 가득했지요. 용암협곡, 용암함몰구, 수직동굴 등 전형적인 용암지대의 지형적 특성과 함께 아열대, 난대, 온대에 걸친 다양한 식생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풍혈' 이라는 용암지대에 들어서자 갑자기 서늘한 기운이 온 몸을 감쌌는데요. 조물주의 에어컨이라고도 불리는 풍혈은 다량의 낙반이나 암석들이 성글게 쌓여있는 틈 사이로 바람이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땅속의 숨골로부터 새어나오는 시원한 바람은 탐방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한순간에 날려주었습니다.


풍혈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탐방객들

▲ 풍혈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탐방객들 ⓒ박미영


세계적인 화산섬인 제주도는 '물의 섬'이기도 합니다. 이어 방문한 곳은 물과 불의 대표적인 합작품인 성산일출봉인데요. 이 곳은 해저에서 화산쇄설물로 이루어진 퇴적암이 구성된 상태에서 용암이 분출하며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커다란 분화구 위에는 99개의 바위 봉우리가 둘러 서있는데 그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다하여 ‘성산’이라 부르고 해돋이가 유명해 ‘일출봉’이라고 하지요. 일출봉은 30도가 넘는 가파른 경사의 화산으로 유리질 화산재가 사태를 일으키고 쌓인 과정이 절벽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성산일출봉

▲ 아래에서 올려다 본 성산일출봉 ⓒ박미영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자 이루 말할 수 없이 황홀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아름다운 제주시가 한 눈에 들어오며 절절히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지요. 모두 끝없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환호했습니다. 청각장애가 있는 아주머니는 집에 있는 가족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정상에서 보이는 또렷한 제주의 전경을 전하고 수화로 즐거운 기분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아름다운 제주

▲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아름다운 제주 ⓒ박미영


알찬 일정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식사였는데요. 바다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전복해물뚝배기 앞에서 탐방객들은 서로에게 “맨도롱 또또할때 호로록 드리쌉써” (식기 전에 드세요)란 제주방언을 흉내 내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인기 만점인 제주도


북한에서 건너온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친구에게 제주도를 잘 알고 있었는지 묻자 북한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조선지리’를 자세히 배운다며 “4계절 관광 휴양지로 남한에서 인기가 무척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해줍니다. 덧붙여 “지도에서만 보던 한반도 최남단의 섬에 진짜로 오게 될 줄은 몰랐다” 며 훼손 없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제주도의 모습에 놀라움을 드러냈습니다.


용암이 연출한 예술작품이라고도 불리는 만장굴로 이동해서는 뜨거운 용암이 흘러간 흔적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만장굴의 명물 중 하나인 ‘돌거북’은 그 형상이 제주도와 닮아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장굴 곳곳에 숨겨진 용암동굴의 신비를 탐험하고 김영해수욕장에서 신나게 물장구까지 친 후에야 알찬 1박 2일 일정은 막을 내렸습니다.


깨끗한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을 듯 한 제주도 김영해수욕장

▲ 깨끗한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을 듯 한 제주도 김영해수욕장 ⓒ박미영


시선이 닿는 곳곳이 그림이고 마음을 두는 곳곳에 설렘이 그득한 섬 제주도. 독특한 지형적 변화로 형성된 수려한 자연경관 때문에 제주는 분명 우리나라 땅이지만 이국적 색채가 더 강하게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제주로 향하고 그 곳에서 마음을 얻고 때론 비우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슴에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함께한 이틀간의 여정. 탐방객들은 찬란한 보물섬 제주도의 기운을 마음 깊은 곳에 담았습니다. 이번 여름,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 푸른 들과 돌담, 평화로운 마을을 품고 있는 제주도에서 도심 속 스트레스와 가슴에 맺힌 상처, 살아가면서 드는 복잡한 생각들을 풀어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반짝반짝 빛나는 제주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미영 대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조형학부 vv-ato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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