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그 환영행사를 다녀오다.
게시일
2011.06.17.
조회수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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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14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한국 기록 문화의 유산 외규장각 의궤 그 역사적인 현장을 눈에 담아오다


대전으로 팔려간 한 마리의 진돗개가 원래 주인을 만나기 위해 300km 떨어진 진도로 돌아온 이야기, 기억하고 있나요?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도 꽤 먼 거리를 7개월 동안 네 다리만으로 돌아온 백구의 이야기인데요. 백구의 힘들고 긴 여정은 우리에게 큰 감동으로 전해졌었죠. 그런데 이 백구보다 더 오랫동안 그리고 더 먼 곳에서부터 우리 품으로 돌아온 것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리나라 기록 문화유산의 꽃인 외규장각 의궤. 8,000km나 떨어진 프랑스의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145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왔는데요. 지난 11일이 있었던 이봉행렬과 그 뜻 깊은 날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강화도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그 역사적 현장, 지금 바로 생생하게 전해드릴게요!



외규장각과 의궤란?



왕실의 책을 보관하던 외규장각(좌)과 그 안에 들어간 의궤(우)

▲왕실의 책을 보관하던 외규장각(좌)과 그 안에 들어간 의궤(우) ⓒ정병화


외규장각은 1782년 2월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도서관인데요. 설치 이후 왕실이나 국가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의궤를 비롯해 1,000여 권의 서적을 보관하였으나 1866년 병인양요 때 정족산성 전투에서 패한 프랑스군은 외규장각 도서 중 345권을 약탈하였답니다. 게다가 나머지 외규장각 고서들을 불태우고 달아나 수많은 중요 기록 유산들이 잿더미로 변하게 되었고 우리는 많은 문화적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정부는 의궤의 행방을 알기 위해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지만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975 프랑스 파리 국립 도서관에서 특별연구원으로 계시던 박병선 박사님이 동료의 제보로 우연히 의궤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사실을 프랑스에 있던 한국 대사관에 알리며 의궤를 우리나라로 가져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1년 4월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의궤는 약 145년 만에 고향 땅을 밟게 된 것이죠. 이날 이후 27일까지 총 4차에 걸쳐 의궤 279권이 돌아왔는데요. 우리나라 역사상 아주 뜻 깊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의궤를 외규장각의 품으로…이봉행렬


이봉행령 시작 전의 모습과 강화산성으로 들어오는 장면

▲이봉행렬 시작 전의 모습과 강화산성으로 들어오는 장면 ⓒ정병화


6월 11일 오전 강화도에서는 외규장각 도서 환수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그중 하나는 강화산성 남문에서 외규장각으로 향하는 이봉행렬이었습니다. 이봉행렬은 조선 시대 규장각에 있던 도서들을 강화도의 외규장각으로 이동시키면서 행해지는 의식인데요. 창덕궁의 규장각에서 외규장각으로 옮겨지는 도서들은 대부분 왕실의 족보나 역사책이었어요. 그래서 의궤를 옮길 때에는 왕을 모실 때처럼 엄격하고 예의 있는 절차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강화유수를 비롯한 경기관찰사와 지방관 등이 보좌하면서 외규장각까지 모셨는데요. 오늘 의궤가 돌아온 것을 환영하여 ‘내각일력’에 기록되어 있던 옛 절차 그대로 강화도민이 참여한 가운데 직접 재현되었습니다.


강화유수 역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와 환호하는 도민

▲ 강화유수 역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와 환호하는 도민 ⓒ정병화


이봉행렬은 강화산성 남문을 출발하여 1km 남짓 떨어진 외규장각까지 이어졌는데요. 행렬의 선두에는 강화유수 역할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가 있었습니다. 안덕수 강화군수는 조선 시대 관복을 그대로 입고 행사에 참여해 더욱 생동감이 느껴졌는데요. 얼굴 한 가득 기쁜 표정이 묻어나왔습니다. 행렬이 이어지는 길가에는 강화도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이어졌는데요. 거리를 채운 도민들은 마치 명절에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가족을 반기는 듯한 밝은 표정으로 의궤를 맞아 주어 오늘을 더욱 의미 있게 했습니다.



의궤가 외규장각으로 들어오는 순간(좌)과 봉안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우)

▲의궤가 외규장각으로 들어오는 순간(좌)과 봉안을 맡은 안덕수 강화군수(우) ⓒ정병화


약 70분에 걸친 행렬은 의궤가 외규장각으로 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어서 의궤를 외규장각 안에 모시는 봉안식이 이어졌는데요, 봉안식은 안덕수 강화군수에 의해 엄숙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의궤가 14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된 아주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행사를 찾아준 많은 도민들(좌)과 축사를 하고 있는 모철민 차관(우)

▲ 행사를 찾아준 많은 도민들(좌)과 축사를 하고 있는 모철민 차관(우) ⓒ정병화


이 날 환수기념식에는 많은 분이 참여 하셨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모철민 제1차관(이하 모철민 차관), 안덕수 강화군수, 이경재 의원 등을 비롯한 많은 내외빈이 자리를 빛내주었는데요. 또 이날 행사를 보기 위해 많은 강화도민과 관광객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워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을 텐데 끝까지 자리를 함께해 행사를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이어 모철민 차관은 축사에서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온 것을 환영하고 하루빨리 다른 문화재들도 다시 찾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어 안덕수 강화군수는 기념사에서 "고려궁지 외규장각 도서 환수 기념행사를 하게 돼 강화군민과 더불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라며 "이 행사가 강화군의 역사성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강화도에서 세종로로 이어진 기쁨의 물결


같은 날 오후 4시 20분, 서울 경복궁에서도 외규장각 의궤 귀한 환영대회가 열렸는데요. 세종로에서 근정전까지 이봉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은 환영의 뜻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의궤가 옮겨지는 모습(좌)과 봉안을 맡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우)

▲ 의궤가 옮겨지는 모습(좌)과 봉안을 맡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우)


이봉행렬은 근정전까지 이어졌는데요. 의궤가 보관된 가마가 근정전 앞에 놓여지는 것으로 행렬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진행된 행사에는 프랑스에서 의궤를 처음으로 발견한 박병선 박사와 의궤 반환을 위해 10년 넘게 뛰어 온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 이명박 대통령 내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축사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이명박 대통령(이하 이대통령)은 "145년 전에 힘에 의해 빼앗겼던 소중한 문화재가 돌아온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라며 "오늘을 시발점으로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가난 속에서 살기 위해 힘써왔는데 이젠 우리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라며 "우리의 국력과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에 의해 의궤가 돌아오게 됐음을 깨닫고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의궤가 돌아왔음을 기뻐하는 처용무와 북의 대합주

▲의궤가 돌아왔음을 기뻐하는 처용무와 북의 대합주 ⓒ정병화


축사에 이어 다채로운 공연도 함께했는데요. 선유락과 처용무 등을 통해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을 축하의 자리를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의궤는 다음 달 19일부터 두 달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를 주제로 특별전이 열리는데요. 박물관 전시 후에는 강화도 등지에서 순회전이 열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채로운 공연의 모습

 


이날은 올 해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요. 30도가 넘는 낮 기온에 행사를 준비했던 분이나 의궤를 보기 위해 강화도와 경복궁을 찾아주신 분들 모두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다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외국에 나가 있던 의궤가 돌아오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고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주셔서 오늘의 행사가 더욱 더 뜻 깊었습니다. 아직도 외국 어딘가에는 우리 문화유산이 방치되고 있을 텐데요. 각고의 노력으로 하루빨리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국민의 관심 또한 오늘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병화 대학생기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agg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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