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숨은 뜻, 그 이상을 찾아주는 남자, 손철주 칼럼리스트의 강연 속으로
게시일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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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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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숨은 뜻, 그 이상을 찾아주는 남자 손철주 칼럼리스트의 강연속으로


5월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지하 회의실에서는 책 ‘아는 만큼 그림이 보인다’의 저자로 우리에게 친숙한 손철주 칼럼니스트의 강연이 있었는데요. 오늘 강연에는 문화부 직원들과 대학생 기자 그리고 일반인이 참석한 가운데 ‘옛 그림의 숨은 뜻 그 이상’이란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우리의 그림에 담겨 있는 재밌는 이야기와 의미를 쉽게 풀어 설명하시는 분으로 유명한데요. 평소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우리 옛 그림을 어떠한 이야기로 풀어갈지 무척이나 궁금했답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손철주 칼럼니스트가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그 강연의 매력 속으로 빠져볼까요!



옛것이되 옛것이 아니고 늘 오늘인 그 무엇을 봐야한다


손철주 칼럼니스트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옛것이되 옛것이 아니고 늘 오늘인 그 무엇을 봐야한다.”라는 다소 모호한 말로 강연을 시작했는데요. 이 말의 의미는 그가 해인사를 다녀온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강연을 위해 해인사를 찾았다가 우연히 부처님의 사리를 보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사리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지?’ 궁금해서 사람들에게 묻고자 했으나 다음 일정 때문에 돌아섰는데요. 산에서 내려오다 보니 우연히 해인사의 일주문에 적힌 글을 보고 이해 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거기에는 ‘해당 김두진’이 쓴 ‘무시무종’이란 글귀가 눈에 띤 것입니다.


‘시작과 끝이 없다.


부처님의 사리가 대대로 전해짐에 따라 불교의 교리 역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데요.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부처님의 사리와 마찬가지로 옛 그림 역시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전해집니다. 이는 단순히 종이와 먹이 오늘날까지 사라지지 않아서 보존되고 있다는 이유 외에 어떠한 숨은 뜻이 담겨 있죠. 우리가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그 안에 담긴 재밌는 이야기와 조상의 혜안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라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7년 동안 성충의 시간을 거처 10일 사는 매미처럼


7년 동안 성충의 시간을 거처 10일 사는 매미처럼

 

손철주 칼럼니스트가 첫 번째로 보여준 그림은 겸재 정선의 송림한선'(松林寒蟬: 소나무 숲의 가을 매미)입니다. 이 그림은 과거를 보러 가거나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위한 선물로 전하는 그림인데요. 다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매미 그림을 선물로 주는지 많이들 궁금해하는 눈치였습니다. 고맙게도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그 궁금증이 오래가지 않도록 해줬는데요. 그 안에는 뜻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가 즐겨 보는 역사 드라마를 보면 임금과 신하의 모자에 날개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매미의 날개라고 하네요. 백성에게 인정받는 임금과 신하가 되려면 매미의 다섯 가지 덕목을 알고 기억해야 한다고 해요. 그 다섯 덕목이 바로 ‘문청염검신(文靑廉儉新)’입니다. “‘문’은 매미의 촉수 모양에서 생각한 것인데요. 촉수의 생김새가 선비의 갓끈과 비슷하다 하여 매미를 문자를 아는 선비를 대표하는 곤충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또한 선비인 매미는 수액을 먹고 살아 백성의 곡식을 탐하지 않으므로 ‘청’과 ‘염’을 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매미는 따로 집을 짓지 않고 나무에서 사는데요. 여름에 신 나게 울다가 가을이 되면 사라지는 때를 일컬어 ‘검’과 ‘신 ’이란 말이 나왔어요.” 5가지 덕목을 소개한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매미의 구슬픈 인생 사연도 소개해 주었습니다. “매미는 7년 동안 유충생활을 견뎌야만 세상의 밝은 빛을 볼 수 있지만 세상에 나와도 겨우 열흘의 시간밖에 없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열흘 동안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죠.” 인내의 세월을 견디고 단 며칠이지만 온 힘을 다해 무언가를 하는 매미의 이야기를 전하며 공직에 있는 분들 역시 매미가 가진 5가지 덕목과 인내를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을 견디는 자세를 본받아야 함을 말했습니다.



고슴도치가 오이를 전해드려요


참석자들

 

또 하나 흥미 있었던 그림은 ‘오이를 진 고슴도치(17세기, 홍진귀, 간송미술관 소장)’인데요.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외밭의 원수는 고슴도치’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고슴도치가 오이장수의 속을 꾀나 썩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고슴도치의 특별한 서리법도 소개했습니다. “고슴도치는 오이 곁에 엎드려 한 바퀴 데구루루 구르면 등에 오이가 등에 달린 가시에 꽂혀 손쉽게 오이를 훔쳐갈 수 있답니다. 아주 영리한 놈이죠.”라고 말하며 강연장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어 갔는데요.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그림에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놓았습니다.


“이 그림에는 여름철 채소인 오이와 가을에 피는 국화꽃이 함께 그려져 있는데요. 오이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은 다산을 의미하는 과일이고, 국화는 장수를 의미하는 꽃인데요. 피는 계절이 다르지만 이 둘을 함께 그려 선물을 받는 이가 자손도 많이 낳고 다복했으면 하는 주는 이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오이를 진 고슴도치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여담으로 고슴도치에 관한 속담도 들려주었는데요.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함함하다.’ 혹시 함함하다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함함하다’라는 털이 부드럽다는 순우리말인데요. 고슴도치의 털이 부드럽다? 모순적이지만 재미있는 이 표현에 모두 크게 웃었답니다. 이 외에도 손철주 칼럼니스트는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며 우리 그림에 담긴 이야기와 그 숨은 뜻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우리 옛그림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우리 옛그림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쑥스러워 하트모양의 그림을 그려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해주곤 하는데요. 그림은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외에도 그린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그림 감상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일 거예요. 과거에 그려진 우리의 그림도 조상이 후세에 우리 아니 그 너머 세대에까지 무언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쯤은 우리 그림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문화체육관광부 정병화 대학생기자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agg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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