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신정수PD가 말하는 ‘나가수’의 원동력
게시일
2011.05.26.
조회수
4040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이유진

진정성 있는 이야기는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다. 나는가수다 신정수 PD를 만나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신정수PD가 떴다. 매달 한 번씩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의 현장 감각을 키우고, 정책적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문화부가 마련한 직원 대상 미래 문화 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것. 이 날 신정수PD는 <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의 저자이자 (주)시니어파트너즈 및 (주)홈인스테드코리아의 김형래 상무와 함께 ‘베이비 붐 세대를 위한 문화 정책 방향’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베이비 붐 세대?

베이비 붐 세대 설명글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에서 1963년생까지의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총 인구의 14.6%를 차지하는 거대 인구집단인데, 2010년부터 퇴직, 2020년부터는 고령층 진입으로 고령화의 심화 예상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2010년)에 따르면 이들이 희망하는 노후생활이 취미생활(42.3%), 소득창출(18.8%), 자원봉사(16.8%), 종교활동(9.1%), 자기계발(7.1%) 순으로 나타나 문화와 여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달라진 토크쇼

그리고 달라진 ‘시청자’


신정수 PD가 <놀러와>를 맡게 된 건 2008년 5월이다. 가수 길과 이하늘의 골방 토크와 초대 손님의 기획 섭외라는 두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국내의 토크쇼는 수많은 연기자와 영화배우, 가수들의 작품 홍보 수단이 되어가고 있었다. 점점 토크쇼를 통해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동이나 현실감은 떨어져만 갔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앨범과 영화,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 되면서 토크쇼의 시청률은 점점 낮아져 갔다. 이것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따라 <무릎팍 도사>와 같이 “꺼려하는 것”, “정말 궁금한데 동방예의지국에서 차마 묻기 힘든 것”에 대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는 독한 토크쇼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대일 심층 토크 무릎 팍 도사 그리고 40대 남자들의 독한 수다 라디오스타 등이 있었고, 그와는 반대격인 아줌마들의 수다는 세 바퀴를 통해 접하게 됐다.


현장 에피소드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문화부 직원들과 강연중인 신정수 PD

▲ 현장 에피소드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문화부 직원들과 강연중인 신정수 PD ⓒ 이혜린


그러한 상황 속 <놀러와>를 맡은 신정수 PD가 가장 먼저 했던 고민은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가.’ 였다. 그래서 길과 이하늘의 ‘골방 토크’, 그리고 세시봉 열풍과 B급 스타의 재조명에 큰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던 ‘기획 섭외’, 이 두 가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신정수 PD는 말했다. “기획 섭외는 게스트들이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도 더 쉽게 와 닿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힙합퍼 특집 기획하게 되고, 그 방송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감의 토크쇼를 경험했죠. ‘직업’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토크를 좀더 구체적이게 했고, 경험담은 더 풍부해졌어요. 그런 점에서 타 토크쇼와 차별화를 가질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과거보다 시청자들은 더 똑똑해졌고, 방송을 통해 감정적으로 더 풍부해지길 원하게 됐다. 그러고 난 후 자신의 한정된 여가 시간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 속에서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선택한다.



동방신기를 이긴 ‘백두산’! 7080세대의 저력이 ‘부활’?


특히 세시봉 특집을 기획하기 전 유영석, 주영훈, 윤종신 등이 나왔던 1990년대 작곡가 특집과 백두산 유현상, 부활 김태원 등이 출연한 록의 전설 특집이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것이 <놀러와> 제작진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때까지는 장동건, 김태희 같은 기라성들이 나와야만 시청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렇지 않은 스타가 나와 인생의 굴곡과 고뇌, 진솔함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가  토크쇼를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다는 증명을 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동방신기 출연분의 시청률을 주름 자글자글한 아저씨들, 그것도 락커들이 이길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한 눈에도 연륜이 느껴지는 거친 겉모습의 유현상을 과연 시청자들이 좋아할까하는 우려를 거뜬히 없애는 결과였다. 제작진은 그 사건 아닌 사건 이후 꼭 A급이 아닌 스타의 출연을 통해서도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연령과 출연자의 겉모습과 현재 인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게 됐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섭외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었다. TV 시청 세대가 30~40대 이상으로 ‘올드’해진 것 또한 한 몫을 했다. 두 사람은 의견을 같이 했다. 소위 7080 세대, 베이비 붐 세대가 주 시청 연령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김형래 상무는 베이비 붐 세대의 고졸 이상 학력자는 68%이며 영어를 배우고 팝송을 들었기에 대중문화의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베이비 붐 세대는 소년기를 새마을운동을 하던 어려운 시절 속에 보냈습니다. 대학 시절은 12. 12 사태, 광주 민주화 운동, 휴교령 등이 있던 격동의 시기였고, 다양한 청년 문화를 겪고 자란만큼 과거에 대한 추억, 향수의 문화를 즐기고 싶어 하는 욕구도 큽니다.”


베이비부머들의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인 79년부터 80년대 초반에는 대학가요제 열풍과 함께 컬러TV 출시, 프로야구 개막 등이 있었고, 이 때문인지 이들이 부모 세대가 된 지금도 이들의 ‘문화생활’은 이상할 것이 없다. 신정수 PD는 한 발라드 가수의 콘서트에서 본 광경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차에서 내리더라고요. 중년 부부들이 나란히 공연을 즐기러 온 모습도 흔하게 보였고요.”



“그 분들도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고,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고,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거잖아요.”


세시봉 열풍 이후 놀러와 제작진은 발렌타인 특집으로 황혼의 로맨스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작진은 이순재, 김자옥, 양택조 등을 섭외했고,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어르신’ 스타들에게 ‘사랑의 짝짓기’와 같은 어려운 제안을 하면서 내심 걱정도 했다고. 그런데 예상 외로 “이런 거 정말 좋아해! 예전부터 하고 싶었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사랑할 수 있고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세대,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억누르고 살아왔던 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신정수 PD는 실버세대의 문화 향유, 소비가 오픈되는 데에 세시봉이 득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뿌듯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세시봉 열풍은 일시적 현상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고 있는 ‘나가수’도 그렇고요. 그런데 세시봉은 우리나라 실버 문화의 존재를 알리는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청년 문화를 만들었던 분들이 다시 그 옛날 세대들이 새로운 문화 욕구를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준 것 같다 할까요? 세시봉은 일시적이지만 그와 같은 경우가 또 많이 만들어질 듯해요.”


김형래 상무는 “돈만 준비되면 은퇴준비 끝? 아닙니다. 끝장나는 겁니다.”라며 많은 금융회사가 베이비 붐 세대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지만, 결국 은퇴재무설계에만 집중하고 은퇴비재무설계는 외면하는 점을 꼬집었다. 돈도 중요하지만 그들은 여가?관계?건강?일 등 필요하다고 느끼는 세대이다. 김형래 상무는 베이비부머들에게 은퇴(Re-tire)가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강연중인 김형래 상무

▲ 강연중인 김형래 상무 ⓒ 이혜린


이날 강연에 참석한 문화부 직원들은 베이비부머이거나 또는 그 직후 세대에 속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강연은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졌다. 강연의 마지막은 강연자들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 됐는데, 국정과제홍보과 과장은 “베이비 붐 세대가 하나의 트렌드 집단으로 규정하기엔 급진적이고 다양한 변화 속에 성장해왔는데 공통적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집단을 좀 더 세분화될 수 있지 않는가”란 질문을 던졌다. 김형래 상무는 그에 대해 공통적으로 자식을 양육하고 부모를 봉양하는 중간 세대의 성격 가장 뚜렷하기 때문에 베이비 붐 세대라는 집단이, 그 용어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베이비 붐 세대 내에서 다양한 것을 공유할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세시봉이란 것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신정수 PD는 “‘우연히 걸렸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지나간 시대를 기억하는 유재석 김원희 두 MC의 역할이 컸고, 진정성 있는 인생의 이야기는 동세대뿐만 아니라 자식들 세대에게도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하며, 시청층이 넓어졌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기획하려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는 더 많이 방황해야 한다. 처절하게 방황해야 하고 안주하지 않고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방황하며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신PD

▲ 젊은이들이 많이 방황하며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신PD ⓒ 이혜린


마지막으로 세시봉 특집을 기획하며 느낀 7080세대의 저력을 떠올리며 우리 젊은이들, 대학생 친구들이 나아갈 방향과 태도에 대해 한 마디를 부탁하자 신정수 PD는 젊은 세대들은 더 많이 방황해야 한다는 말을 꺼냈다. 취업 걱정하기에 바쁘다지만 실제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모습을 많이 본다며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한 마디 덧 붙였다. “처절하게 방황해야 하고 안주하지 않고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이혜린 대학생기자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과 xhakxh@181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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