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신대륙을 만나다 2011 모다페 현장 속으로!
게시일
2011.05.26.
조회수
4110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이유진

 현대무용의 발견 Modern Dance Festival

어두컴컴한 무대 위에 테이프로 입을 막은 채 서있는 사람이 있다. 탄탄한 근육질의 팔과 다리를 보면 남자 같지만 신체는 여자의 몸이다. 사람의 몸이 이토록 자유로울 수 있을까. 유연함과 격렬함을 마음껏 뽐낸 무용수는 관객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마쳤다.


(사)한국현대무용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30회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MODAFE)가 ‘Beauty. beyond Body…’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외초청공연과 국내초청공연, 국제공동제작공연으로 구분되는 이번 공연에는 약 30개의 팀들이 인체의 한계를 넘어선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무료공연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대학로 아르코극장에서 열린 Ivgi&Greben의 와 류석훈, 홍동표의 공연을 통해 많은 것을 ‘발견’하고 돌아왔다.



류석훈, 홍동표


사람의 몸을 발견하는 공간 MODEFE


골반이 뒤틀리기도 하고 손바닥과 발바닥이 무대 바닥을 “쿵~”하고 치기도 한다. 맨발의 발가락은 꼼지락거리는 것조차 무용의 일부가 되었다. 몸이 거꾸로 서서 얼굴이 바닥에 붙을 때도 있다. 음악이 배제돼 있는 순간의 몸짓에선 무용수의 거친 숨소리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배경음악이 된다. 무용수는 자신의 어깨가 어느 범위까지 힘차게 돌아갈 수 있는지 스스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골반의 힘으로 몸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중심을 옮겨야 할지 알고 있었다. 또 맨 끝 먼 좌석에서도 그녀의 발가락 움직임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무용수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중력 이외에는 없는 것 같았다. 무용수의 신체가 노출되는 것은 ‘19세 딱지’가 붙었지만 전혀 선정적이지 않았다. 그녀가 움직이는 방향을 그녀의 등 근육이 먼저 보여주기도 했고, 자잘한 굴곡들이 꾸밈의 효과도 있었다. 30번째 MODAFE의 주제처럼 ‘Beauty. beyond Body…'는 무대 위에서 실현됐다.



남녀를 발견하는 공간 MODAFE


이번 공연을 본 공연문화 평론가 김현우 씨는 “남성성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 여자 무용수만의 독특한 개성이 가려져 아쉽다”며 “차라리 여성성에 더 집중함으로써 더욱 파격적이고 재밌는 무대가 연출되는 것이 더 좋을 뻔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누군가는 ‘19세 관람금지’라는 딱지에 호기심이 갔을지도 모르지만 19세 관람금지표시는 그 이상의 여성성에 대한 기대를 내포한다. 하지만 Ivgi&Greben의 실제 공연에서는 오히려 울퉁불퉁 굴곡져 다부진 팔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남성성이 강했다. 남성과 여성의 전통적 성역할을 붕괴시켜버리는 듯한 육체였다. 공연이 시작한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야 여성 무용수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정도다. 그런 중성적인 분위기에서 무대 위의 에너지는 최고치로 향했다.  난해하고 모호한 현대무용에는 주제의식도, 성별도 큰 의미가 되지 않는다. 남성과 여성의 분명한 구분 속에서 성별구분 자체만의 주제와 개성이 있다 할지라도 현대무용의 무대 위에서 만큼은 모호한 성구분이 현대무용의 진보적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남녀를 발견하는 공간 MODAFE


나를 발견하는 공간 MODAFE


약 15분 가량의 사람의 몸짓을 보고 한 가지 주제의식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사도 없고 가사도 없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야 몸짓이 전하는 메시지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한쪽으로 다리를 쭉 뻗기도 하고 기형적으로 몸을 틀어 물구나무를 서기도 한다. 배경음악이 등장하는 것도 잠시일 뿐 어두운 적막 속에서 꿈틀대는 무용수의 몸짓은 난해할 뿐이다.


23일(월) 대학로 아르코극장에서 펼쳐진 네덜란드 해외초청팀의 Ivgi&Greben의 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사람은 어떤 현상을 마주했을 때 자신만의 독특한 반응을 나타낸다. 이는 그 사람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으며 누군가는 화를 낼 것이다. 그 현상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잘 살펴보자. “나는 지금 웃고 있는가?” 19세 미만 관람금지 딱지가 붙은 만큼 무용수의 상체는 완전히 벗겨졌고 거부감이 들 정도로 다리를 벌려 관객을 향했다. 포장 랩 같은 투명 비닐로 몸을 꽁꽁 둘러싸고 검은 테이프로 입을 막았다. 불만족스러운 여성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했고 다른 각도에선 자유로워 환호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도 있었다.


이렇게 작품을 ‘현상’으로 바라본다면 작품에 숨겨진 주제의식을 도출해내고자 하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뒤로 꺾이는 관절, 무용수를 옭죄는 의상, 조명색깔 등은 스스로를 발견하게 해주는 거울이 되어준다. 난해한 예술작품들에 대해서는 “자기가 느끼는 것이 답”이라는 추상적인 결론이 쉽게 등장한다. 사실이 그렇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진 다음에 현대무용작품을 다시 바라보자. 당신은 무엇이 느껴지는가? 그리고 발견했는가?



세계 현대무용의 흐름을 발견하는 공간 MODEFE


‘30회 모다페(Modern Dance Festival)는 1982년부터 올해로 30년의 역사를 맞는다. 국제현대무용제라는 거창한 이름답게 세계 무용예술인의 흐름을 공유하고 무용과 일반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번 30회 모다페에서는 호주, 이스라엘, 프랑스, 스위스 등 세계 전역의 현대무용의 흐름을 보였다. 아르코극장에는 지난 30년의 역사의 모다페를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1회부터 지금까지 포스터를 벽에 전시해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많은 관객들이 빨간 벽돌 벽에 붙은 포스터를 사진기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기회를 놓치지 말자! 현대무용의 흐름을 잡는 MODAFE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18일부터 시작한 이번 축제는 29일(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어지는 공연 중에는 유명 무용수 Barak Marshall(이스라엘)의 공연(25일, 아르코예술극장)을 포함한 국내, 해외 초청작품이 펼쳐진다. 또 부대행사로 공연직후 무용수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예술의 가치를 액수로 평가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다른 공연에 비해 짧지만 높은 가격대가 부담될 수도 있다. 때문에 거리퍼포먼스, 워크숍, 세미나이 열리며, MODAFE Off Stage-M.O.S 등이 무료로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무용이 어렵다고?


www.modafe.org



문화체육관광부 조병휘 대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kurenaib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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