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수 Kwon Kisoo: Across The Universe

권기수 Kwon Kisoo: Across The Universe

분야
전시
기간
2025.05.01.~2025.05.31.
시간
-
장소
서울 | 갤러리JJ
요금
무료
문의
02-322-3979
바로가기
https://www.galleryjj.org/

전시소개

갤러리JJ는 미소 짓는 인물 ‘동구리’로 잘 알려진 권기수 작가의 개인전 ≪권기수: Across The Universe≫를 개최한다. 권기수(b.1972)는 자신이 창조한 ‘동구리’라는 기호를 매개로 인간과 세계와의 이상적 관계에 관해 성찰하고 질문한다. 그는 회화를 중심으로 조각, 설치, 영상 애니메이션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특히 한국 전통회화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내러티브와 이를 현대적인 감각과 매체로 표현하고 확장하는 작업으로 동시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독창성을 내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 판교, 파주에 위치한 8곳의 전시장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현대 한국미술의 발견’ 프로젝트(김노암 기획)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한국 현대미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견작가를 집중 조명하여 한국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권여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로, 권기수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갤러리JJ에서는 그의 대표적인 ‘Reflection’ 시리즈를 중심으로 ‘파초’ 시리즈, ‘sky’ 등 회화 19점과 드로잉 6점, 금박을 입힌 동구리 조각 2점을 선보인다. 약 25년간 우리 곁에 있어왔던 ‘동구리’와 함께 화면 속 풍경을 따라 천천히 거닐 수 있는 서사구조에는 전통 산수화의 수사적 시공간이 겹쳐진다. 마치 도원경 속 인물처럼 자연과 하나 되어 풍경 속으로 관객을 안내하는 동구리는 천진난만하게 보여 유쾌하지만 한편 냉소적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때로는 표현적인 터치의 절규하는 듯한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동구리는 이상적인 인간이나 원형적 존재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편 페르소나 곧 사회 속 획일적인 웃음, 고독과 소외감을 느끼며 부유하는 오늘날 우리 모습의 반영일 수도, 그러한 지친 현대인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친구일 수도 있다. 관객은 동시대 어법의 견고한 회화 속에서 옛 전통의 맥락과 어원을 발견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일견 선명한 색채와 매끄러운 표면의 화면은 컴퓨터로 정확하게 구분된 색면과 간결한 선으로 구성되어 평면적인 회화 공간을 이룬다. 작가가 직접 조합한 아크릴 물감 600여 가지 색상을 사용하는 등 작업은 높은 완성도와 기계적인 정교함, 시각적 화려함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본 형태로 다듬어진 기호들은 다름아닌 사군자, 시서화의 형식 그리고 대나무숲, 매화, 파초, 쪽배와 보름달 등 전통적 문인화와 산수화의 요소들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의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전통적 사고와 방식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표현이겠으나, 정작 그것은 작가 자신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되고 동시대 모습의 알레고리가 된다. 이러한 작업을 두고, 동양화를 해체하는 전복적인 회화로서의 팝아트(최범), 문인화의 정신성을 기본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표현방식과 어법으로 표현해낸 우리시대의 메타문인화(이건수), 현대 한국화의 전통을 세계미술의 흐름과 접목시켜 동서양,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 합쳐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업(김노암) 등 많은 해석들이 있다.

동구리가 있는 공간은 주로 유토피아, 이상향의 자연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조선 후기 회화의 역사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작가는 노장사상을 비롯해 죽림칠현이나 강태공, 조선의 사대부들이 꿈꾸었던 이상향을 차용하여 자신이 꿈꾸는 유토피아, 이상적인 가상세계를 현실세계와 반영하면서 자유롭게 표현한다. 평론가 유진상에 의하면 권기수는 “한국화의 대표적인 장면들에서 다루어진 장소, 인물, 시점 등을 기호들과 기하학적 형태들로 재구성함으로써 회화적 읽기의 새로운 방식들을 제안한다.”

권기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수묵의 전통과 현대화에 대한 고민 속에서 다양한 매체적 실험을 통해 동양 사상의 전통에 근거하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였다. 한편으로는 2000년대 당시 주목을 끌었던 한국의 팝아트에서 발견되는 캐릭터적 요소와 ‘동구리’의 이미지가 시기적으로 잘 부합하여 한데 묶는 경향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 뉴욕에서 펼쳐진 구글의 글로벌 아트프로젝트 등 국내외 굵직한 이벤트와 더불어 주요 미술관들에 작품이 소장되는 등 그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작업의 시작은 늘 전통에 뿌리를 두지만 지극히 현재, 이 순간의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2014년 경부터는 대나무를 지워 나가는 작업인 ‘후소後素’ 시리즈가 나타났다. 지우고 비움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음에서다. 한편 일찍이 작품에 등장한 컬러 막대 형태의 대나무 숲은 죽림칠현과 같은 전통적인 이상향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시선에서 그 수직적인 형태는 빌딩 숲, 마천루의 공간을 연상시키며, 마찬가지로 동구리가 올라앉은 상자 형태의 기암괴석은 오늘날의 기하학적 아파트, 네모난 창으로 비약하기도 한다. 금박을 입힌 시리즈는 ‘금(金)’이라는 매체가 지닌 상징적인 의미를 해체시키며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귀하고도 허망하여 성과 속을 오가는 금박 물질은 이중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매체이기에 이 또한 삶의 이중성에 대한 메타포로 작용한다.

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Reflected’는 권기수 작업의 많은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인물의 배경에서 동그란 물결 파문과 함께 정확히 대칭으로 반영되는 두개의 세계는 현실과 가상, 실재와 환영으로 서로 마주하는 추상적 공간이다. 그의 작업에는 이상향과 일상의 장소가 교차하고 있다. 파초로 둘러싸인 낭만적인 공간은 치열한 정치적 공간이기도 하고, 유유자적 배를 타고 가는 동구리의 여정은 인생에서의 인고의 세월일 수도,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동구리는 녹녹치 않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일 수 있다. 인간은 한정된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는 존재다. 때로 기존의 공간을 전도시키고, 낯섦을 통해 우리의 일상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도달할 수 없는 꿈일지라도 작가는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이상적 세상, 이데아의 세계를 탐색하고 인간다운 삶의 가능성을 질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권기수의 작업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현실과 이상, 그 어느 곳에도 정박하지 않는다.

작가소개?

권기수(b.1972)는 성별이나 나이로 규정지어지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기호인 '동구리'를 창조, 동양의 전통적인 사상과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미술의 저력을 세계에 알려왔다.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베니스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상하이 Long Museum, 로스앤젤레스 Museum of Contemporary Art(MOCA), 샌프란시스코 Asian Art Museum, 일본 MORI ART Museum, 런던 Saatchi Gallery, 뉴욕 Museum of Arts and Design(MAD), 뉴욕 UN본부, 타이베이 MoCA, 북경 Today Art Museum 등 해외 유수 기관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03년 이스라엘 Jerusalem Center for Visual Arts의 레지던스에 초대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제프 쿤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들과 함께 두차례에 걸쳐 iGoogle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일찍이 국제적 작가로서 명성을 다졌다. 2015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장학재단 중 하나인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Fulbright Scholar-in-Residence)에 선정되어 미국 Concordia College에서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관을 비롯하여 상하이 Long Museum, 샌프란시스코 Asian Art Museum, 베니스 Fondazione Claudio Buziol 등 해외 주요 미술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글│강주연 Gallery JJ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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