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역사 기행

유라시아 역사 기행

저/역자
강인욱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15.07.24.
총페이지
322쪽
추천자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도서안내

제목만 일견하면, 요즘 서점에 널린 그렇고 그런 여행이나 답사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처럼 보인다. 그 대상 지역이 유라시아라 눈길을 끌 뿐, 독자들의 손길까지 잡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시베리아까지, 5천 년 초원 문명을 걷다”라는 작은 글씨의 부제에 잘 나타나듯이, 이 책은 시베리아 초원지대, 곧 인류 역사에서 동양과 서양을 육로로 연결한 중앙아시아 유목 문명을 공간적으로는 세계사 차원에서, 시간상으로는 5천 년을 통시적으로 엮어 이야기해준다. 제목은 거창해도 정작 그 제목을 내용으로 담아내지 못한 용두사미 식의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부제 그대로를 고스란히 내용으로 담아낸 장대(長大)한 역사 교양서이다. 고고학자인 저자는 이 책의 중심축을 중앙아시아의 초원 문명에 두면서도, 그런 유라시아 문명과 한국 문명의 연관성에 대해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여 천착한다. 특히 한반도 문명의 고유성만을 강조하거나 한국인의 대륙 기원설만 신봉하는 단선적 역사인식을 뛰어넘어, 한국 문명의 형성과 진화 과정에서 부단하게 접촉한 유라시아 문명과의 관계를 고고학 자료를 중심으로 쉬우면서도 수준 높게 설명해준다. 실제로, 한국 고대문명의 근간에 깊이 연루된 유라시아 문명을 선사시대의 반구대암각화와 세형동검으로부터 시작해, 고구려와 신라의 연원을 거쳐 심지어 조선시대 초기(15세기)에 창제한 한글의 국제성(國際性)에 이르기까지, 부제 그대로 종횡무진한다. 또한 한국 고대사와 관련해 일본인 학자가 제기한 기마민족설(騎馬民族說)의 탄생 배경을 유라시아의 원대한 역사적(고고학적) 맥락에서 설명한 점도 흥미롭다. 요컨대,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전 세계를 누비는 한국인이지만, 몸만 물리적으로 글로벌화 되었을 뿐 그 정신세계는 여전히 자국사적 민족사관에 얽매여 있는 요즘 학계 안팎의 정서를 감안할 때, 이 책이야말로 말 그대로 ‘글로벌’을 다룬 역사교양서이다. 한국사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 원한다면 놓칠 수 없는 필독서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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