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의 재발견

장소의 재발견

저/역자
엘러스테어 보네트/박중서
출판사
책읽는수요일
출판일
2015.07.24.
총페이지
412쪽
추천자
서병훈(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도서안내

옛날에는 장소가 우리 삶의 토대이고 배경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소가 이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보다 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보편주의가 세상을 휘저으면서 사람들이 장소에 대해 관심을 잃어버렸다. 지리학상의 경쟁자인 ‘공간’ 개념이 대두하면서 장소는 더욱 강등되고 추방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장소의 특별함이 잊혀졌다. 그러나 인간은 장소를 만들고 장소를 사랑하는 종(種)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장소가 중요하다. 장소가 사람을 만든다. 장소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자는 자신의 고향이 도시화되면서 ‘어디도 아닌 곳’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가슴 아파한다. 개성이 없고 천편일률적인, 그래서 무(無)장소적인 곳에 산다는 것이 그를 우울하게 만든다. 마치 자신의 일부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에 빠져든다. 그래서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무관심한 장소의 확산에 경고를 보낸다. 그 대신 ‘토포폴리아(topophilia)’, 즉 장소에 대한 본질적 애착을 강조한다. 추억의 비밀 장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다. 보네트는 각박한 삶을 멀리하고 싶은 욕망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토포폴리아를 일깨우기 위해 세계 곳곳의 이색적인 장소 47개를 소개한다. 잃어버린 곳, 숨어 있는 곳, 주인 없는 땅, 죽은 도시, 예외의 장소 등 항목으로 나누어 레닌그라드, 메카, LA공항 주차장, 국경 초소, 공군기지 등으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근본 문제의식은 ‘탈출의 욕망’이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대한 멀리 여행을 떠나보자. 저자가 안내하는 이곳들은 얼핏 기기묘묘한 장소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불편하고 섬뜩한 곳이 곧 매혹적인 장소이다. 그런 곳을 찾는 것이 진정한 토포필리아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장소의 재발견"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