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꼼

외톨이 꼼

저/역자
이노루
출판사
책읽는곰
출판일
2015.03.11.
총페이지
44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영국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걸작 『고릴라』에서 한나는 고릴라를 무척 좋아해 동물원에 갈 날만 기다리지만 아빠는 바쁘고, 생일 전날 밤에 고릴라 인형이 점점 커지더니 말을 건다. “한나야, 놀라지 마. 널 해치러 온 게 아니야. 동물원에 가고 싶지 않니?” 애니매이션 작가 이노루의 첫 그림책 『외톨이 꼼』에서 인형가게 곰 인형은 고릴라가 한나의 소망으로 커져서 실물로 살아나는 것과 달리, 원망과 슬픔에 차서 점점 부풀어 오른다. 귀엽고 다정하게 미소 짓는 다른 인형들과 달리 심술궂어 보이는 탓에 꼬마 손님들이 두려워하자 구석진 자리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곰 인형은 꼬마손님들의 비명도 주인의 박대도 이해할 수 없다. 외로움과 원망으로 집채만큼 커지고 커져서, 외면과 내면 모두 괴물이 된 채 주위를 파괴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이 자기를 피해 달아나고 숨어버리자, 원래 곰 인형에게 있지도 않았던 괴성은 한층 강화된다. ‘내가 무섭다고? 흥,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 주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곰이다!’ 곰 인형이 감정을 느끼고, 어린 아이들의 타박에 마음이 상하고(아무렴, 강아지며 나무며 풀꽃 앞에서도 말조심할 일이다.) 마침내 괴물이 되어가는 장면은 어린 아이와 어른에게 각각 달리 읽힌다.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여기는 물활론적 사고 단계의 아이들에게는 흔한 현실 같은 판타지이고, 어른들에게는 사랑 받지 못할 때의 슬픔과 그에 의한 외로움과 원망이 빚어내는 파국의 낯익은 우화로 여겨질 법하다. 그림책은 파국을 수습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 평화로운 결말에 공을 들인다. 외톨이 괴물은 도시 저편의 외딴 집 넓은 뜰에 들어서고, 거기서 맞닥뜨린 아기와 눈을 맞추면서 세상의 모든 곰 인형과 아기가 언제 어디서 만나든 추호의 의심 없이 친구가 되는 태생적 관계를 회복한다. 아기도 그림책에서 본 적 있는 곰 인형을 알아보고 서툰 발음으로 친구를 부른다. ‘꼼!’, 그것이 마법 주문인 듯 곰 인형은 제 모습을 되찾는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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