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철학

사물의 철학

저/역자
함돈균
출판사
세종서적
출판일
2015.02.28.
총페이지
303쪽
추천자
이진남(강원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철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책들은 대개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소개하거나 어려운 철학적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나와 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만들어왔던 추상적 사고들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따분하고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철저하게 ‘나’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내 주위에 있는 흔한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며 곱씹는 과정에서 나온 여러 생각들을 거리낌 없이 발산하고 있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이론이나 지식,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계층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대상에 대해 자유로운 발상과 거침없는 전개로 ‘생각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쓴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타우마제인(thaumazein)’이라고 정의내린 철학의 의미를 “당혹감과 놀라움을 가지고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활동”으로 본다면, 이 책은 무엇보다도 더 철학적인 책이다. 그런데 그 저자는 직업적 철학자도 아니고 철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다. 국문학을 전공한 학자이자 문학비평가다. 그러기에 이 책은 철학자를 부끄럽게 하고 누구나 철학을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철학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철학을 단지 논리적 추론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오해라는 점과 진정한 철학은 사물 자체와 그 사물이 나와 세계와 연관되는 의미의 체계에 대해 이해하는 인텔렉투스(intellectus)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저자는 노교수의 백팩이 학생들의 백팩을 한낱 가방으로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나’를 객관적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셀카봉이 정신의 영역에 적용되면 어떻게 신독(愼獨)의 의미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긁고 퍼올리는 숟가락이나 찌르는 포크와는 달리 감싸듯이 집는 젓가락이 두 사람 사이의 인간다움이라는 공자의 인(仁)의 윤리를 상징한다는 예리한 관찰력과 상상력은, 인문학으로서의 철학이 과연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사물의 철학"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