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공장 베네치아: 16세기 책의 혁명과 지식의 탄생

책공장 베네치아: 16세기 책의 혁명과 지식의 탄생

저/역자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김정하
출판사
책세상
출판일
2015.02.25.
총페이지
388쪽
추천자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도서안내

부제에도 잘 드러나듯이, 이 책은 인류문명사에서 제대로 된 출판 산업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던 16세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전개된 각종 지식의 문자화와 그것의 확대재생산 과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수준 높은 교양서이다. 특히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전거를 미주에 제시함으로써, 책의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관련 분야 전문가에게도 큰 도움을 준다. 지식의 축적과 대량 확산에 불가결한 조건인 출판의 활성화 정도는 그 문명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주요 기준인데, 인류 역사에서 보면 그 획기적인 시기가 바로 16세기였다. 이런 출판문화의 융성은 기술적으로 금속활자의 발명이 선행되어야 가능했는데, 15세기 중반에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사건은 16세기의 출판혁명을 가능케 한 결정적 디딤돌이었다. 이때부터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접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200여 년 후에 이른바 ‘근대’라는 새 시대를 열 수 있는 지식의 축적과 확산 시스템이 유럽사회에 튼튼한 뿌리를 내렸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16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문명권을 초월해 들불처럼 번져간 지식의 확대재생산 과정을 쉽게 설명하면서도 전문서적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엮어낸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14세기에 우리 선조들이 먼저 발명하였고, 그런 사실은 학교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룬다. 그렇지만 어떤 획기적인 기술을 최초로 발명했다는 것과 그 기술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활용했는가는 서로 다른, 별개의 사안이다. 최초의 발명이라는 점만 강조하며 자의적 민족주의에 도취된 정도가 상당히 심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일반 정서를 고려할 때, 이 책은 ‘최초’나 ‘최대’라는 집단적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서 인류문명의 진화과정을 상식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에 이 도서를 추천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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