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가 말한다

쵸가 말한다

저/역자
강혜숙
출판사
출판일
2014.11.15.
총페이지
34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때가 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의심하며 조바심치게 되는 온갖 국면의 담대한 해결책이요,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진리적 태도라는 걸 거듭 깨달은 터에도 그렇다. 아름답고 커다란 화면이 호화로운 그림책 <쵸가 말한다>는 아이들에게도 근사한 선물이 되지만, 더디게 발현되는 세상 모든 느림보들의 부모와 교사를 격려하고 다독이며 위로한다. 아기 여우 쵸는 엄마아빠 여우의 보살핌 속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무럭무럭 자란다. 꽃내음을 맡고 열매를 맛보고 호저며 뱀이며 낯선 친구를 만나는 나날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그득하다. 그러나 쵸의 낙원에 드리운 그림자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엄마 아빠의 불안이다. 말할 때가 된 쵸가 어째서 말을 하지 않는가, 라는 새내기 부모다운 의문은 쵸가 이대로 영영 말을 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방책을 찾아 헤맨다. 숲에서 가장 말이 많은 원숭이며, 목소리가 큰 곰이며, 명약을 처방하는 올빼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아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붉은나무 구멍에 빠진 채 잠든 쵸를 구하는 과정에서 말이 필요 없는 ‘고요’를 경험하고, 뜻밖의 순간에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쵸의 말을 듣게 된다. 유머와 진정성 넘치는 이 그림책의 결말은 아이를 키우면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작가 강혜숙의 그림책관을 짐작케 한다. 특유의 만다라 구성, 장면마다 그득히 담긴 다채로운 숲 자연, 양쪽 펼침 장면 그득히 그려 넣은 천불상 이미지의 동물들 또한 이 그림책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술적 경험이다. 작가가 수년에 걸친 작업 끝에 내어놓았다는 이 결과물은 ‘훌륭한 그림책’이 지향하는바 ‘소장 가치 있는 일상 예술품’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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