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침묵

동물들의 침묵

저/역자
존 그레이/김승진
출판사
이후
출판일
2014.02.28.
총페이지
272쪽
추천자
이진남(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도서안내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성이 있다고 하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성적 동물인 인간이 전 인류의 역사를 통해 그 합리성으로 이룩한 것은 무엇인가? 인류는 진보해왔고 점점 더 행복해져왔는가? 저자는 이러한 이성과 진보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에 따른 인간의 오만함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유신론뿐 아니라 무신론도, 사회주의뿐 아니라 신자유주의도, 나치뿐 아니라 서구열강들도 그에게는 모두 불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합리주의자들에 불과하다. 그에게 휴머니스트들은 ‘이성’이라는 소크라테스적 신화와 ‘구원’이라는 그리스도교의 신화를 합쳐 이성이 인류를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는 새로운 종교의 추종자들일 뿐이다. 저자는 지식은 증가하지만 인간의 불합리는 늘 그대로라고 말한다. 인간은 충분히 이성적이지도 않거니와 그 빈약한 이성으로 만든 것은 전쟁과 착취에 불과하다. 저자의 칼날은 무엇에도 예외가 없는 듯 보인다. 그는 신에게 자신을 맡겼던 중세의 세계관뿐 아니라 근대 이후의 무신론과 휴머니즘도 과학을 통한 구원이라는 신화에 불과하다고 공격한다. 전쟁보다 더 끔찍한 것은 전쟁 후의 인간의 모습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전쟁 중에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사람은 존엄성을 지키고 있지만, 전쟁 후에 살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수치스럽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통일 전 동독사람들의 강요된 행복과 통일 후 그들의 외로움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 상황이 합리성의 종교가 만든 근대의 그늘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비판은 니체보다도 철저하고 프로이트보다도 광범위하다. 이성으로 무장한 인류가 다른 동물들보다 우월하다고 스스로 믿지만 실제 그들이 한 일들이 가장 야만스러운 것이었다고 비판하면서, 그는 염세주의와 허무주의, 그리고 정치적 현실주의의 숲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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