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 불빛 아래, 로미오와 줄리엣
게시일
2017.06.09.
조회수
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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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청사초롱 불빛 아래, 로미오와 줄리엣

 

청사초롱 불빛 아래,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관객은 연극을 보며 울고 웃으며 감동 느낀다. 연극 자체 허구지만 때론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관객의 인생을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작의 틀은 유지하되 관객의 생각, 정서, 사회를 잘 담아낼 때 연극의 힘은 극대화된다.

우리는 오태석 연출가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공연은 1595년이 아닌 2017년, 이탈리아가 아닌 한국으로 배경을 설정해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것이다.

 

명동예술극장에서 6월 18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한국인’이라는 흥미로운 가정 하에 이루어진다. 위 공연은 기존의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과 확연히 다르며 영국의 바비칸 센터를 포함한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이미 수차례 인정받은 바 있다. 더욱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오태석 극작가는 세계적인 연극인임과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연극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니 2017년 버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태석만의 독특함’을 어떻게 드러낼 지 기대되기 마련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한복을 입은 로미오와 줄리엣>

 

영국의 대표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줄거리는 익히 잘 알려져있다. 몬테규 가문의 아들 로미오와 캐플릿 가문의 딸 줄리엣의 매우 강렬하고도 비극적인 사랑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반면 명동예술극장에서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국적’이다. 이 공연은 우리말로 된 대사에 사투리까지 녹여 관객의 웃음을 유도한다. 더욱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만나는 잔치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탈춤을 연상케하는 무대를 펼쳐 ‘우리의 춤’을 선보인다. 그러나 오태석 연출가는 이쯤에서 그의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한복을 기반으로 한 의상, 예로부터 우리의 일상 도구로 익숙한 보자기 천으로 덮인 바닥, 기와집 세트장 그리고 장면마다 흘러나오는 전통 악기의 소리는 배우를 한국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극 중 배우들의 감정에 따라 천의 색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며 그들의 움직임에 의해 천이 꼬이거나 풀어지는 장면은 눈여겨볼 만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관객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배우>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호흡한다는 매력을 지닌다. 우선, 여타 공연과 다르게 이 공연 책자에는 예술감독, 연출가, 배우 프로필과 함께 전체 연극 대본이 수록돼있다. 이는 공연 시작 전은 물론이며 공연이 끝난 이후까지 관객이 공연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연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맨발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앉아있는 관객에게 강력한 그들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더 나아가 몇몇 배우들은 관객석으로 들어가 뛰어다니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질문을 던져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의 사회상을 연극 사이사이마다 끼워 넣은 것이다. 이는 매우 소소해 보이긴 하나 사람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공연을 보며 직접 느껴보길 추천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4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바라보는 셰익스피어의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약 400년의 역사를 가진 작품으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오태석 연출가는 400년 전 셰익스피어가 규정했던 ‘사랑’과 ‘사랑’을 통한 ‘반목’의 해결이 지금도 유효한 지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반목과 분열이 일어난다. 그리고 오태석 연출가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과연 이러한 오늘의 문제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처럼 ‘사랑’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즉, 그는 2017년 관객이 느끼는 사랑과 반목은 무엇일지 고민했으며 그의 이러한 노력은 연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과감하게 드러난다. 결말을 기대하며 연극을 관람할 이유다.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오늘도 공연을 본 후 고칠 부분이 A4로 넉 장이에요, 넉 장"

 

공연을 마친 후 이루어진 ‘예술가와의 대화’에서 7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과 이번 연극이 매우 달랐다는 관객의 의견에 오태석 연출가가 언급한 말이다. 그는 종이에 빼곡히 적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오늘의 공연을 보완해 내일은 또 다른 무대를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새 노년기에 접어든 그이지만, 매일 무대를 수정할 만큼 여전히 열정적이다. 이처럼 아주 사소한 것까지 공들인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 위로 펼쳐진 연출가와 배우의 섬세한 이야기에 직접 귀 기울여보자.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로미오와 줄리엣 

[▲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극단]

 

- 일시 : 2017년 5월 25일 (목) ~ 6월 18일(일)

          월, 수, 목, 금 7:30 pm / 토,일 3:00 pm

- 장소 : 명동예술극장

- 관람료 : R석 5만원, S석 3만 5천원, A석 2만원

- 관람연령 : 8세 이상 관람가

- 문의 및 예매 : 국립극단 1644-2003 www.ntck.or.kr

- 영어 자막 : 매주 목요일, 일요일

- 예술가와의 대화 : 6월 11일

 

김찬미  숙명여자대학교/경제학과 kimchanmi950@naver.com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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