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의 맨얼굴을 만나다. - 2016 연희동 마을예술축제 ‘연희, 걷다’
게시일
2016.05.03.
조회수
6988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고금희

 연희동의 맨얼굴을 만나다. 2016 연희동 마을예술축제 ‘연희, 걷다’

 

‘걷다’라는 단어에는 사뭇 각별한 구석이 있다. ‘걷다’가 주는 어감은 '가다'하고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좀 다르다. ‘누가 어디에 간다’고 말을 할 때 사람들은 주로 목적지가 어디인지에 집중한다. 그러나 ‘누가 어디를 걷는다’는 표현은 단순한 위치의 이동뿐 아니라 우리가 걷고 있는 장소의 공간적 특성에 대한 체험을 포함한다. 그래서 우리가 어디를 걸을 때는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 즉 ‘어디를 걷느냐’가 중요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올 늦봄 걸어볼 만한 장소를 하나 추천하고 싶다. 바로 연희동이다.



 

‘2016 연희, 걷다’ 포스터

‘2016 연희, 걷다’ 포스터 ⓒ어반플레이

 

 

2016 연희동마을예술축제 ‘연희, 걷다’

4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연희동 일대에서 마을예술축제 ‘2016 연희, 걷다’가 개최된다. ‘연희, 걷다’는 도시 문화 콘텐츠 창작소 ‘어반플레이’가 주도하는 마을 프로젝트의 하나로 일종의 지역 기반 예술축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요즘 문제가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항하여, 지역 예술가들과 소상공인들의 연합을 통해 지역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예술 축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번 축제는 지난 2015년 10월 있었던 제1회 행사에 이은 2번째 행사로서 ‘공예, 있다’라는 주제 아래 ‘어반플레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2016 연희, 걷다’가 열리는 연희동의 전시 공간 지도

‘2016 연희, 걷다’가 열리는 연희동의 전시 공간 지도 ⓒ어반플레이


 

‘2016 연희, 걷다’ 축제 일정

‘2016 연희, 걷다’ 축제 일정 ⓒ어반플레이

 


이번 ‘2016 연희, 걷다’의 전시 콘텐츠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로 연희동 주민센터를 비롯한 11개 전시 공간에서 총 35명 작가의 공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콘텐츠 스폿으로 연희동 14개 문화 공간의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도마 만들기, 돌을 닦다, 목공예 체험, 유리공예 체험 등 연희동에 거주하는 작가들의 주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다. 세 번째는 로컬 스폿으로 ‘연희, 걷다’ 행사에 도움을 준 지역 소상공인들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오프닝 세리머니, ‘연희, 걷다’의 시작을 알리다.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행된 연희동 어반플레이 사옥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행된 연희동 어반플레이 사옥 ⓒ하성희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왼쪽)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오른쪽)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왼쪽)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오른쪽) ⓒ하성희
 

오픈 축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타악듀오 모아티에

오픈 축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타악듀오 모아티에 ⓒ하성희

 


지난 4월 23일 11시 연희동 어반플레이 사옥에서는 이 뜻깊은 행사의 시작을 기념하기 위한 오프닝 세리머니가 있었다.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의 ‘2016 연희, 걷다’ 축제 소개로 시작된 오프닝 세리머니는 곧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축사에서 “아파트로 획일화된 공간들 사이에서 연희동이 가지는 독보적 위상”에 대해 언급하며, “이 ‘연희, 걷다’가 자본 논리를 깨트리고 삶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가 되기를 소망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에도 ‘연희, 걷다’ 행사에 손을 보탠 지역 예술인들과 소상공인들의 축하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조촐한 축하 행사는 이내 자신을 ‘연희동 거주민’이라 소개한 타악 듀오 ‘모아티에’의 마림바 공연과 함께 끝을 맺었다. 이날 있었던 오프닝 세리머니는 한마디로 소박한 마을 잔치 같은 느낌이었다. 축제의 개막식이 꼭 요란한 폭죽과 유명 연예인을 동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기자가 직접 걸어본 ‘2016 연희, 걷다’

 

‘연희, 걷다’ 관람 티켓과 팸플릿

‘연희, 걷다’ 관람 티켓과 팸플릿 ⓒ하성희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 중 일부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 중 일부 ⓒ하성희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공예, 연희동에 녹아들다.

 

관람객들을 위한 메인 인포메이션 센터의 기능을 하는 연희동 어반플레이 사옥에서 티켓과 지도를 챙겨 나오는 순간 축제는 시작된다. 일반적인 전시회들과는 달리, 이번 행사의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가 펼쳐지는 장소는 건물 하나가 아닌 연희동 전역을 아우른다. 연희동 주민센터와 어반플레이 사옥을 비롯한 총 11개의 장소에 예술가 35명 각자의 개성이 담긴 공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연희동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시 공간을 찾아 걷다 보면 ‘미술품 전시를 보러 왔다’는 기분보다는 ‘동네 구경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만큼 이번 ‘공예, 있다’ 전시는 연희동이라는 공간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어 있다.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 중 일부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 중 일부 ⓒ하성희

 

 

‘공예, 있다’는 유명 예술가의 이름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연희, 걷다’라는 축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전시였다. 이번 ‘공예, 있다’의 주요 전시 공간 중 하나인 ‘GALLERY 8PM’의 대표이자 금속공예가인 고보형 교수는 이날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공예의 본질은 요란한 겉모습이 아니라 그 고요한 지속성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 측면에서 볼 때, ‘연희, 걷다’는 공예를 닮았다. 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연희, 걷다’를 위해서 주최 측인 어반플레이 혹은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연희동에 인위적으로 덧붙인 요소는 거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덧없이 사라져버릴 화려한 볼거리로 관람객을 현혹하기보다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연희동을 보여줌을 통해 지속 가능한 축제를 도모하고자 했다는 것이 어반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4월 23일 카페 ‘VOSTOK’에서 열린 플리마켓

4월 23일 카페 ‘VOSTOK’에서 열린 플리마켓 ⓒ하성희

 


플리마켓, 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숨 쉬다.

 

취재가 이루어졌던 4월 23일에는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에 더하여 ‘연희, 걷다’의 메인 전시 공간 중 하나인 카페 ‘VOSTOK’에서 플리마켓이 열렸다. 한낮의 뙤약볕과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플리마켓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 같은 형태의 플리마켓이야 이미 우리나라의 상업 문화 중 일부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 별로 신선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번 플리마켓이 특별했던 이유는 판매자의 대부분이 연희동에 터를 잡고 장사를 하는 지역 소상공인들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연희동 지역 예술인들과 소상공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동이 없었더라면 ‘연희, 걷다’는 개최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볼 때 ‘연희, 걷다’는 사람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축제로서 기능함과 동시에 연희동에 거주하는 지역 예술인들과 소상공인들을 엮어주는 네트워크의 역할도 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이 ‘연희, 걷다’라는 독특한 행사가 어떻게 태어날 수 있었는지,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희, 걷다’라는 행사의 기획 과정과 취지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과의 인터뷰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 ⓒ하성희

 


Q1: ‘어반플레이’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1: 간단히 말해, 도시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는 회사입니다. 이번 ‘연희, 걷다’와 같은 마을프로젝트를 매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가는 전시 기획을 담당하여 진행하였습니다.


Q2: 작년에 진행되었던 ‘2015 연희, 걷다’보다 행사 규모가 상당히 확대되었는데, 별다른 계기가 있었나요?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던가, 차후에 행사를 더 크게 확대할 계획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A2: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연희동에 거주하시는 지역 예술가 그리고 소상공인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지게 되었어요. 저희가 의도적으로 행사를 확대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에요.

작년과 많이 다른 점은 이번 ‘2016 연희, 걷다’ 행사 진행 혹은 홍보에서 서대문구청 등 공공기관의 협조를 많이 받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행사 규모 측면에서는, 더 크기가 커지면 오히려 저희 측에서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저희가 추구하는 목표 자체도 ‘자생 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보니 한 기관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작은 공간들이 연합하여 홍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더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수준에서 행사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Q3: 행사 기획 혹은 홍보 당시, 어떤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으셨나요?

A3: 우선 연희동 주민분들을 1차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포스터도 연희동 인구수만큼만 제작했고요. 그다음으로는 아무래도 메인 전시 주제가 ‘공예, 있다’이다 보니 공예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관람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공예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

어반플레이 양홍석 팀장 ⓒ하성희

 

 

Q4: 현재 어반플레이가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주를 결심하시게 된 계기를 여쭤볼 수 있을까요?

A4: 우선 작년부터 저희 어반플레이는 ‘어반폴리’라는 자체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반폴리에 대해 설명을 약간하자면,영화에 대해서는 리뷰 웹진이나 매체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도시문화콘텐츠에서는 이런 논의가 이루어질 플랫폼이 마땅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도시문화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웹진 서비스 어반폴리를 제공하려고 마음을 먹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저희 사옥이 연희동에 있다 보니 교통도 불편하고 타 기업과의 네트워킹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때 문화창조벤처단지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이 공간에 입주해야 저희가 원하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주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5: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해 있다는 사실이 어반플레이가 진행하는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일이 있나요?

A5: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우선 입주가 이루어져 있는 스타트업들 중 해당 분야에서 이미 이름이 많이 알려졌었던 기업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빠르게 접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킹 측면에서도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좀 연결고리 역할을 많이 해주었던 부분이 있어요.

 

Gallery 8PM 외관

ⓒ하성희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 동네’라는 표현은 이미 어색해진 지 오래다. 재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온 도시를 점거해버린 공사판 탓에, 우리가 밤에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던 도시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마주하는 도시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한마디로 ‘우리 동네’라고 부를만한 지속적인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연희, 걷다’에서 만나본 연희동은 지역 공동체의 특수성과 고유성을 가진 ‘우리 동네’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아마 대단하고 희한한 구경거리를 기대하고 ‘연희, 걷다’를 찾는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연희, 걷다’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단지 연희동 그 자체다. 빌딩 숲과 아파트로 가득한 도시 풍경이 지겹다면, 올봄 연희동의 맨얼굴을 찾아 나들이를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주제 – 2016 <연희, 걷다> 공예, 있다

일시 – 2016.4.22.(금)~2016.5.8.(일) 12:00-20:00 (월요일 휴무)

지역 –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 공간 30곳

주최 – 서울디자인재단, 어반플레이

주관 – 어반플레이, VOSTOK, 8PM

후원 – 서대문구청, 연희동 주민센터, PETERPAN 1987, 한국관광공사, 문화창조벤처단지

티켓 가격 – 메인 특별 전시 ‘공예, 있다’ 전시 통합권 1,000원

기타 체험 프로그램 가격과 설명 -  http://blog.naver.com/urbanpoly/220672681132 참고

 

 

문화체육관광부 하성희 대학생기자 서울대학교/미학과 caspe_r@hanmail.net  문체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연희동의 맨얼굴을 만나다. - 2016 연희동 마을예술축제 ‘연희, 걷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