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삶과 세대를 이야기하다_예술의전당 연극 <레드>
게시일
2019.01.29.
조회수
1542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예술, 삶과 세대를 이야기하다

예술의전당 연극 <레드>



연극 ‘레드’ 공연 포스터 

연극 ‘레드’ 공연 포스터 ©예술의전당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년 ~ 1970년)는 추상회화의 본질에 물음을 던진 화가다. 이는 색면추상(Color-Field Abstract)으로, 대형화면에 단순하고 강렬한 색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회화에 있어 새로운 시도는 본질과 형상에 대한 혁명으로 이어졌다. 거대한 캔버스에 스며든 색채의 향연을 통해 마크 로스코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연극 ‘레드’가 상연되는 예술의전당 자유 소극장 입구 

연극 ‘레드’가 상연되는 예술의전당 자유 소극장 입구 ©이다선


마크 로스코의 사유를 관통하는 작품이 무대 위에 오른다. 제64회 토니상 최다 수상작인 연극 ‘레드’로,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추상표현주의에서 신사실주의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세대 간의 갈등을 첨예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미국의 작가 존 로건이 마크 로스코의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다. 연극은 2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된다.


철학적 물음으로 가득한 예술가의 작업실


연극 ‘레드’는 마크 로스코의 생애 전반을 살피기보다 중년 시절에 있던 한 사건인 ‘씨그램 사건’에 집중한다. 1958년 마크 로스코는 뉴욕 씨그램 빌딩에 자리한 ‘포시즌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는다. 당시 그는 요청에 수락했고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돌연 계약을 파기한다. 연극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마크 로스코에 의문을 가지며, ‘마크 로스코가 왜 그런 선택을 하였을까?’라는 물음에서 비롯한다.



 ‘레드’는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한다. 

‘레드’는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한다.©이다선


원작 작가인 존 로건은 실제 마크 로스코가 한 이야기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을 등장시켜 마크 로스코와 켄의 이야기로 극이 전개되는 방식을 택하였다. 두 인물의 대사로만 전개되는 이 연극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작업실에서 나눈 예술에 대한 고민과 열정에 집중하게 한다.



마크 로스코의 조수 켄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켄의 등장 장면) 

마크 로스코의 조수 켄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켄의 등장 장면)©이다선


작품의 배경은 시종일관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이다. 그의 조수로 켄이 등장하면서 작품은 시작되는데, 연작 의뢰를 받은 마크 로스코가 작업을 한창 할 때 켄을 고용한 것이다. 그들은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마크 로스코는 황혼기에 접어든 기성 작가이고, 켄은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진 세대에 해당한다.



예술에 대한 다른 시선을 지닌 마크 로스코와 켄 

예술에 대한 다른 시선을 지닌 마크 로스코와 켄 ©신시컴퍼니


두 인물은 예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하여 상이한 주장을 한다. 마크 로스코는 예술을 진지하고 이성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켄은 시대와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 본다. 화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세대 관점의 차이로 인해 두 인물은 갈등을 겪게 된다.


세대 교체, 기성과 신진의 만남



자의식에 사로잡혀 변화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마크 로스코는 켄과 반복적으로 갈등을 겪는다 

자의식에 사로잡혀 변화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마크 로스코는 켄과 반복적으로 갈등을 겪는다 ©이다선


마크 로스코와 켄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시선의 차이로부터 비롯되다 작품 말미에 마크 로스코가 연작을 포기하는 장면에서 고조된 갈등이 해결된다. 결국 이들이 보여준 것은 ‘인정’이다. 마크 로스코는 켄의 길을 인정하고, 켄 또한 마크 로스코의 마음을 파악하게 된다.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마크 로스코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켄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마크 로스코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켄 ©신시컴퍼니


두 인물의 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충돌하는 신과 구의 갈등 그 자체다. 비단 예술의 영역에만 국한된 논쟁이 아니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충돌과 해소를 느끼게 한다.


살아있음에 대한 열망이자 열정, 레드


작품이 말하는 ‘레드’는 무엇일까? 작품의 제목도, 무대도 온통 ‘레드’로 가득하다. 그만큼 알고 싶은 레드의 정체는 극 중 마크 로스코와 켄의 대화에서 추리할 수 있다.



마크 로스코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켄과 함께 밑칠 작업에 돌입한다. 

마크 로스코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켄과 함께 밑칠 작업에 돌입한다.©이다선


결론적으로 레드는 ‘살아있음에 대한 열망이자 열정’이다. 마크 로스코는 스스로를 아폴론적 인간이라 말하며 진실을 추구하고 불멸을 꿈꾼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삶의 불균형 속에서 ‘레드’를 찾고자 하였다.


레드를 아무런 감정도 철학도 없이 부르는 켄의 모습은 색 앞에 진지한 마크 로스코와 사뭇 다르다. 관객들은 두 인물의 대비되는 모습에서 레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빨간 색으로 밑칠을 하며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마크 로스코와 켄 

빨간 색으로 밑칠을 하며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마크 로스코와 켄©신시컴퍼니


또한, 극 중간부터 칠해져서 마지막 장면에 완성되는 거대한 ‘레드’ 캔버스는 그림의 곁으로 빠져드는 마크 로스코의 담담함을 표현한다. 그의 행동을 통해 켄과 관객들은 잊고 지내던 열망을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 장면, 사라지는 빛 너머로 보이는 ‘레드’ 

마지막 장면, 사라지는 빛 너머로 보이는 ‘레드’ ©이다선


작품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대사는 “뭐가 보이지?”다. 마크 로스코는 한 평생 자신의 그림 안에 비극을 담아내려고 했다. 이때 비극은 곧 자기 성찰과 반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레드’가 이야기하는 것은 곧 ‘인생’이다. 소통과 소통의 부재, 신(新)과 구(舊)의 대립과 공존은 곧 영원한 순환을 의미한다.



연극 ‘레드’ 기자간담회 중 참여 배우 인터뷰 

연극 ‘레드’ 기자간담회 중 참여 배우 인터뷰 ©이다선


2011년 초연 이후,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이한 ‘레드’다. 그동안 명실상부 ‘마크 로스코’로 인정받은 강신일 배우와 2015년 시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정보석 배우가 다시 마크 로스코로 등장한다. 또한 박정복 배우와 김도빈 배우가 켄을 연기하며 젊은 연기를 선보인다. 역대 가장 완벽한 무대와 연기를 선보이는 ‘레드’는 한편의 연극을 넘어 삶과 예술을 바라보게 만드는 거대한 서사시로 다가온다.


*공연 정보

공연일시 : 1월 6일 (일) ~  2월 10일 (일)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시간 : 화-금 저녁 8시 / 주말 및 공휴일 오후 2시, 6시 / 월 공연 없음

    (단 2/6(수) 2시 1회 공연)

티켓가격 : R석 6만 원 / S석 5만 원 / A석 4만 원

관람등급 : 중학생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00분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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