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가 만들어 낸 두 가지 선물 : 역사문화스토리웨이 부산 <이바구길>
게시일
2018.04.15.
조회수
4020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산복도로가 만들어 낸 두 가지 선물 : 역사문화스토리웨이 부산 <이바구길>


‘이바구’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란 뜻이다.

비록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해방과 전쟁, 산업 부흥기를 거쳐 부산에 정착하게 된 사람들의 소박한 ‘이바구’를 품은 곳이 있다. 바로 부산 ‘이바구길’이다. 일곱 가지 매력이 있는 7개의 이바구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초량 이바구길’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담장갤러리 ○동구 인물사담장  ○이바구 정거장 ○168 계단 ○168 모노레일 ○이바구 공작소 ○유치환의 우체통

[▲초량 이바구길 주요 관광지 ⓒ김혜원]

 

 

담장갤러리

[▲담장갤러리 ⓒ김혜원]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조금만 걷다 보면 담장갤러리가 본격적인 초량 이바구길의 시작을 알린다. 골목길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담장은 부산 동구 산복도로와 그곳에서 초량 주민들이 거쳐 온 시간들을 시와 흑백사진에 담아다. 개항기부터 이방인들이 모여 판자촌을 형성하기 시작한 부산, 산복도로의 꼬불꼬불 엉킨 골목은 그들의 삶과 참 닮아 있었다.

 

 

동구 인물사 담장

[▲동구 인물사 담장 ⓒ김혜원]


담장갤러리를 거쳐 골목길을 여유롭게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인물 사진들이 이어진 또 다른 담장을 만난다. 바로 동구 인물사 담장이다. 시 ‘깃발’의 유치환,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의사 장기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뿐 아니라, 여성정치가 박순천, 독립운동가 박재혁 등 생소하지만 동구와 인연을 함께한 그들의 삶을 느껴볼 수 있다.

 

 

이바구 정거장

[▲이바구 정거장 ⓒ김혜원]


이바구 정거장은 이바구길 탐방 안내소다. 마을거점시설로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주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객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문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참고로 이바구 정거장 우측엔 캐리어 보관소가 4월 운영 준비 중이다.

 

 

168 계단

[▲168 계단 ⓒ김혜원]

 

168 모노레일 탑승 후 바라본 풍경 

[▲168 모노레일 탑승 후 바라본 풍경1 ⓒ김혜원]

 

168 모노레일 탑승 후 바라본 풍경 

[▲168 모노레일 탑승 후 바라본 풍경2 ⓒ김혜원]


높은 경사에 길게 늘어진 계단들. 168개의 계단을 언제 하나하나 밟고 올라 갈 수 있을지 아득하다. 이땐 168 모노레일을 이용해보자. 2016년 8월부터 정식 운영되기 시작한 168 모노레일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거리마당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마을 주민들의 요긴한 이동수단이자,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선물이다. 모노레일의 최대 권장 탑승 인원은 8명이다.

 

 

이바구공작소 전시

[▲이바구공작소 전시 ⓒ김혜원]

 

이바구공작소 교복체험 공간 

[▲이바구공작소 교복체험 공간 ⓒ김혜원]


모노레일을 타고 꼭대기에 내리면, 작은 표지판이 이바구공작소를 가리키고 있다. 배를 본떠 만든 이바구공작소는 산복도로 사람들의 삶과 지역문화 자원을 모으는 자료 저장소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초량 이바구길과 관련한 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옛날 교복 대여도 가능하다.

 

 

유치환의 우체통

[▲유치환의 우체통 ⓒ김혜원]


조금 더 걷다보면 황금 빛 시비, 빨간 우체통과 동그라미 안경을 낀 지식인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1년 뒤 수취인에게 편지를 전하는 ‘그리움이 있는 우체통’과 ‘시인 유치환’ 그리고 그의 대표작 <행복>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행복> 속, ‘너’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던 ‘나’가 되어 보는 순간을 마련해준다.


이바구길을 둘러보다 보면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주요 관광지 노동자들이 대부분 ‘어르신’이라는 점이다. 이바구길은 문화체육관광부 2017년 지역문화브랜드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동구만의 특색 있는 역사를 담아냄과 동시에 지역공동체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낸 이곳은 ‘노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눈여겨 볼만하다. 2018년 3월 말 기준 부산 동구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약 24퍼센트로 부산에서도 가장 고령화된 곳이다. 2016년 기준 부산 동구는 초량 이바구길과 연계해 노인 245명을 고용했다.


77세 박 씨 할머니는 올해로 4년 째 이바구 충전소에 교대 근무 중이다. 젊었을 때 직장을 다니다 나이를 이유로 그만 둔 박 씨 할머니는 “노인이 집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갑갑할 뿐인데, 이런 일자리가 있어서 밖을 나오니 몸을 움직이기에도 좋고 수입이 생겨 돈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좋다.”며 다른 어르신들도 다들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어르신뿐만이 아니다. 이바구길은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바구 공작소에서 안내 해설을 담당하고 있는 임효빈(62)씨는 시각장애인 6급이다. 초량 이바구길이 조성될 무렵에는 이웃 주민으로서 그저 바라만 보는 입장이었던 임 씨는 2013년 초량 이바구길의 시작과 함께 이곳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장애인 일자리로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장사를 하다가 일을 그만두고 이바구공작소에 오게 된 임 씨는 “여기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서 삶이 크게 달라지는 게 있겠는가. 그러나 눈뜨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인지 모른다.”고 했다. 덧붙어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같이 일하는 어르신들은 일자리를 가지게 된 것 자체에 매우 고마워하고 있다. 텔레비전하고만 씨름 하다가 사람과 부대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활력소다.”고 말했다.

또한 임 씨는 “해마다 관광객이 굉장히 많이 느는 걸 체감하고 있다. 화려하고 웅장함이 없는 이곳은 옛날 골목이 아스라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 골목 속 힘들고 고단했던 날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이바구길에 수많은 젊은 분들이 찾아와 준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다.”라며 이바구길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줬다.


어려운 시절, 그때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바구길은 ‘허름’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굽어진 길과 경사는 ‘고난’과 닮아 보이지만, 사실은 관광객들에겐 ‘산복도로의 추억’을,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희망’을 선물하고 있었다.


꽃이 만개했다. 비록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건물은 없더라도, 산을 타고 저 높은 곳까지 뿌리를 내렸던 산복도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바구길 누리집에서 코스를 직접 설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을 권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김혜원 기자 alpaca02@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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