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나’에게서 찾는 진정한 ‘나’ - 2017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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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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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나’에게서 찾는 진정한 ‘나’ - 2017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

 

수많은 나에게서 찾는 진정한 나 꾿빠이, 이상 2017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서울예술단]

 

“나는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수많은 ‘나’가 있는 거요?” -<꾿빠이, 이상> 극 중에서

 

 

<꾿빠이, 이상>은 2017년 이상 서거 80주기를 맞아 서울예술단에서 선보인 창작가무극이다. 이상은 ‘오감도’, ‘날개’, ‘권태’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선보인 일제강점기의 문학가다. 이상은 스물일곱의 나이로 요절했지만 그가 현대문학에 남긴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꾿빠이, 이상> 또한 작품의 주인공인 이상을 닮아 쉽지 않다.

 

서울예술단 2017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 나는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수많은 '나'가 있는 거요? 9.21 - 9.30 CKL스테이지  예술감독|최종실 원작|김연수 각색·작사|오세혁 연출|오루피나 작·편곡|23(aka 김성수) 안무|예효승 무대디자인|여신동 조명디자인|최보윤 음향디자인|김필수 영상디자인|김보슬 의상디자인|백은경 분장디자인|김경희 소품디자인|정민지 김린다 관람권 60,000원 관람등급 만 18세 이상 관람가 예매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제작 서울예술단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꾿빠이, 이상> 포스터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은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 – 저승편> 같이 대중적인 작품들을 무대 위로 올려왔다. 올 하반기 첫 작품으로 이렇게 파격적인 극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서울예술단 최종실 예술감독은 “<꾿빠이, 이상>은 서울예술단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다. 공공예술단체로서 민간에서 하기 쉽지 않은 여러 실험을 통해 예술의 공공성 높이고자 기획했다.”며 공연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프레스콜 후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제작진과 배우들 

[▲프레스콜 후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제작진과 배우들 ⓒ송예균]

 

시케이엘(CKL)스테이지 - 이머시브 공연에게 최적의 장소

 

<꾿빠이, 이상>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이 극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현재 이머시브 공연은 공연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로, 한국에선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로드씨어터 대학로 2> 등과 같은 작품들이 무대에 올라왔다. 이머시브 공연에서는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가 객석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예술단에게 시케이엘(CKL)스테이지는 더 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이머시브 공연에서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머시브 공연에서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송예균]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시케이엘(CKL)스테이지는 창작자가 객석과 무대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블랙박스 시어터다. <꾿빠이, 이상>은 애매하고 모호하게 하나로 정의되지 않고 살아갔던 이상의 모습을 공연장 전체에 담았다. 탁 트인 공연장 내에서 극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들은 관객들 사이를 누비고, 관객들은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배우들 중 자신이 원하는 배우만 선택해 바라볼 수 있다. 일반적인 극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또한 과거 시케이엘(CKL)스테이지가 있던 종각역 근처에는 이상이 변동림과 함께 꾸민 신혼집과 금홍과 함께 운영했던 다방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장소적 특징은 관객들로 하여금 <꾿빠이, 이상>을 더 몰입해 즐길 수 있게 한다.

 

관객과 소통하며 진행된 공연의 모습 

[▲관객과 소통하며 진행된 공연의 모습 ⓒ송예균]

 

<꾿빠이, 이상> - 시인 이상, 인간 김해경, 그리고 ‘나’에 대한 이야기

 

<꾿빠이, 이상>은 2001년 발간된 김연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원작은 이상의 유품 중 하나라고 짐작되는 ‘데드마스크(사람이 죽은 직후에 그 얼굴을 본떠서 만든 안면상)’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을 중심으로 이상의 삶과 그가 가진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면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은 원작의 줄거리를 따라 도쿄제국대학 부속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이상이 사후 자신의 얼굴, 즉 데드마스크를 찾아 헤매는 데부터 시작한다.

 

이상의 관을 들여다보고 있는 13인의 아해들 

[▲이상의 관을 들여다보고 있는 13인의 아해들 ⓒ서울예술단]

 

<꾿빠이, 이상>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은 티켓과 함께 조의문과 가면을 받는다. 공연장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가면을 써야 한다. 공연장 밖에서부터 공연은 시작되고, 관객은 공연의 일부가 된다. 이에 대해 오루피나 연출가는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극에 참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굳이 관객들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마스크를 쓰게 이상이 찾고자 하는 자신의 얼굴 중 하나가 관객이 되도록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진짜 자신의 얼굴을 찾고자 하는 이상 

[▲진짜 자신의 얼굴을 찾고자 하는 이상 ⓒ서울예술단]

 

극에서 이상은 육체, 감각, 지성 총 셋으로 분리돼 있다. 육체의 이상은 잃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찾기 위해 자신을 알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감각의 이상은 진짜 자기 자신이 누구였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지성의 이상은 사람들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평생 이상의 삶을 좇던 서혁민 

[▲평생 이상의 삶을 좇던 서혁민 ⓒ송예균]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을 따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같은 공연장 안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극을 즐기기도 하지만 어떤 설명도 없이 펼쳐지는 공연에 당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감각의 이상을 맡은 김호영 배우는 “관객들이 관람 후 받는 느낌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이상이 그랬던 것처럼, (극에 대한) 이해를 강요하지 않고 싶다, 자신이 본 그대로, 각자가 느낀 바를 가져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후, 이상 역을 맡은 배우들의 단체 사진 

[▲공연 후, 이상 역을 맡은 배우들의 단체 사진 ⓒ송예균]

 

수많은 ‘나’는 모두 ‘나’였다

 

극에서 ‘나’, 즉 자아는 ‘얼굴’로 대표된다. 이상은 자신의 ‘진짜’ 얼굴을 찾기 위해 타인이 본 자신의 수많은 얼굴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결국 이상은 ‘진짜’ 얼굴이란 것은 없으며, 수많은 얼굴들이 모두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사람은 누구나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절대적인 ‘나’를 정의 내리려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단점은 부정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꾿빠이, 이상>은 그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안의 수많은 나를 인정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기 힘든 현대인에게 <꾿빠이, 이상>은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 공연 정보

- 장소: 시케이엘(CKL)스테이지

- 기간: 2017년 9월 21일(목) - 30일(토)

- 시간: 화-금 20:00, 토·일 15:00 18:00

*월요일 공연 없음

- 관람권: 전석 6만원

- 관람등급: 만 18세 이상 관람가

 

* 원문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blog.naver.com/mcstkorea/221105622833)

 

송예균 성균관대학교/경영학과 woopyeon02@gmail.com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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