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 사라질까 태풍이 될까?
게시일
2011.09.27.
조회수
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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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전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바람 이대로 사라질까? 아니면 태풍이 될까?


요즘 전 세계적으로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음악, 드라마, 캐릭터 등 한국 문화에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관심 갖고 볼 정도로 한류로 인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바람은 절대 머물러있는 법이 없다. 항상 왔던 바람은 지나가고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대신 왔던 바람이 태풍이 되어 돌아올 수 는 있다. 한류 바람은 과연 지나가는 바람일까 아니면 태풍이 되어 돌아올 바람일까? 9월 17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한류 현상에 대한 전망과 비판> 콜로키움 현장에서 연극과 K-Pop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콜로키움(Colloquium)이란?

라틴어로써 ‘모여서 대화하기’라는 뜻. 일반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전문성 있는 모임을 말한다.



연극 세계화 과연 좋은 것일까?_호서대학교 안치운 교수


연극 분야 발표자로 참여한 호서대학교 안치운 교수는 “한류 바람 속에서 한국 연극 역시 세계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겠지만 정부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 ‘연극의 국가 브랜드화’라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현재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곳에서 힘쓰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안치운 교수는 “연극이 세계화가 되면 과연 좋을까?”라는 연극의 세계화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스타벅스로 인해 동네 커피가게가 없어지고, 대형마트로 인해 동네 슈퍼가 없어지듯이 세계화 된 연극은 기존 지역 연극들을 없앨 것”이라며 세계화된 연극에 대한 걱정을 표현했다.


“연극이 세계화가 되면 과연 좋을까?”라며 문제를 제기한 안치운 교수

▲ “연극이 세계화가 되면 과연 좋을까?”라며 문제를 제기한 안치운 교수 ⓒ 남경동


‘도망자’, ‘삼청가’, ‘코뿔소’ 3가지 한류 연극을 예로 안치운 교수는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위한 3가지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각각 ‘Non Verbal’과 ‘우리 형식에 외국 내용 담기’, ‘외국 형식에 우리 내용 담기’ 인데 특히 ‘Non Verbal’ 전략에 대해서 안치운 교수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연극의 진짜 멋은 배우가 말한 대사에 있다.”며 “세계화를 위해 연극의 Non Verbal 전략을 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직접 프랑스에서 연극 ‘도망자’를 봤을 때의 실망감을 표현하였다. “한국 연극의 세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 한 안치운 교수는 “고전의 재해석을 통해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이 세계화, 보편화에 가장 맞는 방법”이라며 연극 세계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었다.



K-Pop열풍 속 키워드는 과연 무엇인가?_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


안치운 교수의 연극 세계화에 대한 발표가 끝나고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의 K-Pop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한류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K-Pop”이라며 “20년 동안 대중음악 평론가로 살아왔지만 개인적으로 K-Pop은 폄하할 수가 없다.”는 그는 K-Pop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K-Pop에 키워드가 없음을 문제로 삼은 임진모 평론가

▲ K-Pop에 키워드가 없음을 문제로 삼은 임진모 평론가 ⓒ 남경동


하지만 곧 임진모 평론가는 영국의 Beatles와 스웨덴의 ABBA를 예로 들며 K-Pop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국의 비틀즈와 스웨덴의 ABBA 역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그룹이다. 하지만 그들은 키워드가 있고 K-Pop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며 키워드 부재 문제가 가장 크다고 했다. “영국은 Beatles로 인해 ‘해가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고 스웨덴은 ABBA로 인해 ‘놀이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말한 임진모 평론가는 “정부에서 말하는 ‘다이내믹 코리아’가 아닌 K-Pop 자체가 지닌 한국에 관한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며 덩치만 커지고 무게는 그대로인 K-Pop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류 바람이 태풍이 되어 멈추지 않기 위해서는?


안치운 교수와 임진모 평론가의 발표가 끝난 후 임성훈 모란 미술관 학예실장과 강헌 대중음악 평론가 총 4명이 모여 한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지속해서 불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우리 시대의 문화를 말한다

▲ <한류현상에 대한 전망과 비판>을 주제로 토론한 참석자 4명 (왼쪽부터 임성훈 모란 미술관 학예실장, 안치운 호서대학교 교수,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 대중음악 평론가) ⓒ 남경동



한류 바람은 굉장히 좋은 기회, 지금 많이 밀어줘야_강헌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 평론가는 먼저 안치운 교수 발표와 다른 자신의 생각을 말했는데 “판소리를 다른 나라 언어로 바꿔서 공연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연극의 세계화를 위한 3가지 전략 중 ‘외국 형식에 우리 것 담기’를 옹호했다. “예전에 실제로 판소리를 불어로 바꾸어서 공연을 하자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했었다.”고 말하며 “한류 바람이 불고 있을 때 가능성이 있든 없든 연극, 뮤지컬과 같은 기초 학문 분야 한국 콘텐츠들을 최대한 밀어줘야 앞으로 한류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류 바람이 불고 있을 때 최대한 밀어줘야한다.”는 강헌 평론가

▲ “한류 바람이 불고 있을 때 최대한 밀어줘야한다.”는 강헌 평론가 ⓒ 남경동


이어서 임진모 평론가의 ‘K-Pop에 키워드가 부재한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생각을 보였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 K-Pop 키워드는 어린아이들이 보여주는 조금 괴상한 아름다움”이라며 키워드가 없지는 않지만 적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임진모 평론가 역시 “한류라고 했을 때 소녀시대, 빅뱅이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감동을 지닌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하며 강헌 평론가의 말에 동의했다.



연극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 필요_임성훈 모란 미술관 학예 실장


강헌 평론가의 말을 듣고 난 뒤 임성훈 실장의 의견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 임성훈 실장은 먼저 “연극 세계화를 위한 3가지 방법을 비판적으로 말씀하신 것에는 동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대표 연극인 ‘난타’를 예로 들며 Non Verbal이 세계적으로 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연극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자신의 의견을 짧게 말했다.


“연극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임성훈 실장

▲ “연극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임성훈 실장 ⓒ 남경동


안치운 교수 역시 “연극의 보편성과 특수성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며 “먼저 우리가 지닌 미덕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논리로 “K-Pop의 키워드 역시 우리 것에서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토론을 마쳤다.



한류 바람은 함부로 건드려서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서도 안 된다


<한류 현상에 대한 전망과 비판>을 주제로 이어진 3시간의 열띤 토론에서 참석자들이 모두 동의한 것은 ‘한류 바람을 함부로 건드려서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었다.


문화비전22 기획 2011년 콜로키움 및 심포지엄 프로그램 우리 시대의 문화를 말한다 9월 콜로키움 <한류 현상에 대한 전망과 비판> 일시: 9월 17일(토) 15:00-18:00 장소: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비전22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 토론에 참석한 4명은 모두 ‘한류는 함부로 건드려서도, 지켜만 봐서도 안 된다’는 것에 동의했다 ⓒ 남경동


토론 중 기억에 남는 말이 “너무 흥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 입장에서 전 세계에 한류 바람이 부는 것은 굉장히 뿌듯하고 자부심이 드는 일이지만 자연스럽게 불기 시작한 이 바람을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불던 바람도 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류 바람을 즐기되 억지스러운 방법으로 태풍을 만들려는 시도는 하지 말아야겠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신중히 생각하자.


 

문화체육관광부 남경동 대학생기자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dong24t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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