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눈부신 결의 떨림 The Luminous Tremble
- 분야
- 전시
- 기간
- 2025.08.08.~2025.08.24.
- 시간
- -
- 장소
- 서울 | 갤러리 도올
- 요금
- 무료
- 문의
- 02-739-1405
- 바로가기
- http://www.gallerydoll.com/
전시소개
작가가 표현한 풍성한 질감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의 시선이 단순히 외형에만 머무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형상이 관찰된다는 점에서 시선의 처리가 외형적으로도 중요하겠지만, 다층적인 색감과 근접한 장면 연출을 통해 곳곳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그림 밖의 또 다른 시간성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일상 속 우연히 발견된 장소는 작가에게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였으며, 회화와 연결 지어보면 자연은 작가 자신과 동일시되는 공간, 곧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진행형’의 장소로 기능한다. 자연은 그 자체로 거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모두를 파악할 수 없는 공간이며, 그렇기에 작가에게 자연은 멈춤 없는 찰나의 감각으로 다가온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느낌, 모호한 순간은 결국 풍경으로 변화한다.
작가의 심리적 요인은 작업 전반에 자연스럽게 반영된다.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 속에서 감정을 확인하고, 체화된 감성을 색채로 쌓아 올린다. 빛과 어둠을 섞어 표현된 풍경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흐름을 기반으로 한 표현된 나무와 풀, 그리고 강한 움직임의 파도를 통해 작가의 시점을 드러낸다. 보이는 것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유도하는 바람은 작가의 가치관으로 표현되어 화면 위에 안착된다.
아직 완전히 추상으로 나아가지 않았지만, 작가의 사유는 깊어진다. 자신을 객관화하며 현실을 인식하는 공간으로서의 풍경은 작가의 내면을 유유히 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만든다. 눈부시게 빛나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은 풍경 속에서 함께한다.
발견된 장소를 사진으로 담고 평면에 옮기는 과정은 여러 날에 걸쳐 이어지며, 풍경은 또 다른 회화적 요소들과 만난다. 물감을 뿌리고 흩날리게 하며 작가만의 감성을 덧입힌다. 사실적인 재현에서 살짝 벗어난 그 너머의 감성은 회화 속 자연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현대 회화의 관점에서, 작가의 장면 구성은 다층적이며, 시점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모호하고 신비로운 속성을 지닌다.
작가가 그린 그림은 분명 풍경이며, 숲과 하늘, 대지가 포착되지만 동시에 그것은 평면을 덮고 있는 물감층이자 색채의 조화이기도하다. 섬세한 붓질은 작가의 몸을 통해 기록된 흔적으로, 자연을 매개로 확인되는 기억과 경험, 그리고 신체가 반응해 남긴 자국이다. 이는 작가가 마주한 세계에 대한 촉각적 반응이 물질로 완성된 결과이며, 재현이란 결국 이러한 감각을 드러내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감성을 요구한다. 때로는 언어로 표현하려 했던 자연의 움직임조차 장면으로 시각화된다. 오늘날의 회화는 그래서 더욱 모호하다. 고정되지 않은 시점은 개인의 삶과 맞물려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시간의 흐름을 전제로 단정할 수 없는 성격 안에서 일상은 채워진다. 비록 찰나일지라도, 내일을 꿈꾸는 열린 시각이 평면 위에 담긴다.
오롯이 '나'로 살아가겠다는 다짐 속에서 이미지는 빛과 색채를 향한 여정으로 이어진다. 작가에게 자연은 현실인 동시에 비현실적 공간이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형상은 객관과 주관을 오가며 내면과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