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제4회 춘천 오페라 페스티벌, 맥
- 분야
- 오페라
- 기간
- 2025.08.22.~2025.08.23.
- 시간
- 금요일(20:00), 토요일(20:00)
- 장소
- 강원 | KT&G 상상마당 [춘천] 야외공연장
- 요금
- VIP석 100,000원, R석 50,000원, S석 30,000원
- 문의
- (사)춘천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 033-255-4417
- 바로가기
- https://www.ticketlink.co.kr/product/57553
공연소개
신동일 작곡가의 말 - 오페라 <맥>의 음악에 관하여..
새로운 창작 오페라 <맥>은 춘천 지역에 흩어져 있는 고대국가 ‘맥’의 흔적들을 모티브로 하여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고대의 역사에 음악을 입히는 작업은 작곡가로서 매우 흥미롭고 의미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오페라 <맥>의 음악적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강원도는 음악적으로 ‘메나리’의 고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민요 〈정선아리랑〉 등으로 대표되는 강원도의 메나리조는 아련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자아내는 독특한 선율적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고대 맥국 시대부터 메나리조가 실제 존재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이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음악적으로도 지역성을 표현하고자 여러 장면에서 메나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대본에 등장하는 “어기야 다랑 어야데야”라는 인상적인 후렴구에 메나리조 가락을 붙여 작품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서곡 이후 첫 두 곡에 등장하는 일꾼들의 노래, 1막 어린이 합창의 후렴, 2막 전투 승리 후의 잔치 장면, 마지막 비극적 정서까지 같은 후렴이지만 각기 다른 감정과 맥락 속에서 재현되며 깊은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서양 오페라의 양식을 따르되, 메나리조의 분위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금, 피리, 장구 등 국악기를 부분적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민요 양식이 두드러지는 노래에서는 이러한 국악기들이 더욱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도록 했습니다.
한편, 맥국의 적으로 설정된 백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음악적 특색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전라도 지역의 남도계면조 등을 사용해 대조를 표현할 수도 있었지만, 이 작품이 음악적 대결 구도로 비춰지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오페라가 강원도의 이야기라는 점에 집중해 음악적으로 그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오페라 <맥>의 서곡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을 맺고자 합니다. 이 작품의 서곡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첫 부분은 이 오페라가 다루는 비극적 서사를 암시합니다. 2막에서는 절망적인 파국을 맞게 되지만, 서곡에서는 그 슬픔을 너무 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조심스럽고 서정적인 선율로 어루만지듯 풀어냈습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민요 〈정선아리랑〉의 가락이 등장하여, 이 오페라가 강원도의 이야기임을 다시금 환기시킵니다.
마지막 부분은 2막 초반의 합창곡 〈승리의 노래〉의 선율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맥국의 멸망을 다루는 비극적 이야기지만, 작품이 단순한 절망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오히려 고대의 비극을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인간의 역사, 수많은 역경을 극복해 온 우리 민족의 정신을 서곡에 담고자 했습니다. 변화하는 서곡의 흐름을 따라 작품을 감상하신다면, 음악이 전달하는 감정이 더욱 깊게 와닿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 각자의 삶에서도 ‘승리의 노래’를 부르시는 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