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Soulscape 경지연 개인전
- 분야
- 전시
- 기간
- 2025.06.30.~2025.07.06.
- 시간
- 11:00~18:00
- 장소
- 인천 | 인천아트플랫폼
- 요금
- 무료
- 문의
- -
- 바로가기
- https://inartplatform.kr/program/view?no=1206
전시소개
Soulscape 경지연
지금껏 나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구글 어스(Google Earth) 위를 떠돌았다. 꽤 오래도록 어디에도 발 디딜 수 없는 시점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마술적 사실주의’ 풍경을 그려왔다. 이 풍경에는 꿈틀거리는 욕망이 대상화 되어 있고, 내가 조망하는 세계가 신기루처럼 펼쳐졌다. 이제 나는 마음의 뿌리를 내리고 현실에 멈춰 서서 들여다본다. 그리고 내 안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본다. “Soulscape”는 내가 그간 몰입해온 “제자리에서 떠나는 상상의 유목”의 확장이다. 지리적 고정성을 넘어선, 정신의 유랑으로 ‘풍경’이라는 외부세계를 ‘정서의 지형’으로 치환하려는 시도가 담겨있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마음에 하나의 풍경을 지니고 산다. 그 풍경은 “감정의 지형도” 일 것이며 나는 그곳을 “Soulscape" 라고 부른다. 영혼의 풍경에는 정지된 마음속 움직이는 감각이 강렬한 색채로, 깊은 침묵은 여백으로 드러난다.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를 미끄러지며 걸어 들어간 내면의 풍경이다. 나는 “Soulscape"에서 파동으로 일렁이는 깊은 숲을 발견했고, 마법의 정원에서 빛나는 생명력이 흐르는 식물들을 만났다. 그리고 불처럼 피어나는 꽃을 보았다. 강렬하게 타오르는 가장 찬란한 순간은 어느덧 사라지고 말 것을 알기에 더 눈부시다. 그것은 타오르는 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나의 감정이리라. 불안도, 희망도, 사랑도, 그 모든 것은 결국 나의 마음이 지어낸 풍경이다. 기억에서 출발한 뒤엉킨 생명들이 꿈처럼 솟구친다. 희미해진 기억의 감각을 현실로 소환하여 생명력을 부여한 이 동물더미들은 마치 그들만의 카니발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의 바람을 담은 바람의 날갯짓을 보았다. 앞으로도 내가 만날 무수한 감정의 풍경들이 이 여정에 도사리고 있다. 깊은 심연에서 밀려오는 잔상들은 현실과 환상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이다. 고정된 형태 없이 유기적으로 흐르면서....
높은 곳을 떠돌며 비행하던 마법의 양탄자는 이제 깊은 곳으로 가려한다. 캄캄한 동굴 속에서 희미한 빛에 의존해 길을 찾아가는 여행자처럼. 고정 되지 않는 내면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포착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 너머의 정서를 채집해나간다. ‘보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 ‘머무름’에서 ‘이동’으로, ‘풍경’에서 ‘영혼의 지형도’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지금 제자리에서 떠나는 상상의 유목자로서 영혼의 풍경 앞에 멈춰 섰다. 누군가 자신만의 “Soulscape"를 떠돌다가 잠시 내가 펼쳐놓은 풍경 앞에 멈춰서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속삭이듯이 들려오는 영혼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