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드영미술관 2025 리일천 기획초대전 <Phenomenon Space-Chaosmos of Healing>
- 분야
- 전시
- 기간
- 2025.06.10.~2025.09.09.
- 시간
- 화~일 am10:00~pm18:00
- 장소
- 광주 | 드영미술관
- 요금
- 무료
- 문의
- 드영미술관 062-223-6515
- 바로가기
- http://deyoungmuseum.co.kr/
전시소개
현재전시전 시 명2025 드영미술관 리일천 기획초대전 ≪Phenomenon Space - Chaosmos of Healing≫전시기간2025-06-10(화) - 2025-09-09(화)진행상태현재전시
Phenomenon Space
Chaosmos of Healing
○ 전시기간: 2025. 06 . 10. ~ 09. 09. (매주 월요일 휴관/ 10:00~18:00)
○ 장소: 드영미술관 제1-3 전시실
○ 참여작가: 리일천
○ 문의: 062-223-6515
《Phenomenon Space-Chaosmos of Healing》
드영미술관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일상 속 예술 향유를 위해 기획초대전을 개최하고 있다. 2025년 드영미술관의 두 번째 기획초대전은 리일천의 《Phenomenon Space-Chaosmos of Healing》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공간과 시간, 그리고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응축된 것으로, 관람자에게 감각을 통해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공간을 창조하며 살아간다. 집과 길, 도시와 건축물 등 우리는 삶의 궤적마다 다양한 물리적 공간을 만들고 스쳐 지나가지만, 그 모든 공간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무심히 잊히고 사라지지만, 때로는 아무런 예고 없이 마주친 공간의 한 장면이 뚜렷한 인상으로 남아, 기억 속 깊은 어딘가에 오래도록 머문다. 리일천 작가는 바로 이러한 '문득'의 순간에 주목한다.
작가가 포착하는 것은 공간 그 자체이지만, 그 안에는 설명되지 않는 정서적 파동과 감각의 여운이 스며 있다. 그는 인간이 부재한 공간의 문, 계단의 날카로운 단면, 벽과 바닥이 만나는 경계 등 건축적 요소들을 어떤 연출이나 조작 없이 있는 그대로 사진에 담아낸다.
흑백 모노크롬의 이미지들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하고 고요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 부재한 채 남겨진 공간이 지닌 고유한 감각과 침묵의 진동이 응축되어 있다. 이러한 리일천의 사진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공간의 잔향과 감각을 되살리는 매개가 된다.
리일천 작가의 작품 세계는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1961)의 ‘지각현상학’을 통해 깊이 있게 읽힌다. 메를로-퐁티는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단순히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 전체로 느끼고 경험하며 세계와 관계를 맺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즉, 우리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세계 속을 살아가며 그 안에서 끊임없이 감각하고 반응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리일천의 사진은 바로 이러한 ‘살아 있는 지각’의 순간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 속 공간은 관람자가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직접 그 안으로 스며들고 관계를 맺게 하는 체험의 장이 된다.
흑백으로 표현된 미묘한 빛과 그림자의 흐름, 벽과 문, 계단의 단면, 구름의 움직임을 담아낸 천장의 창 같은 요소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그 공간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감각을 일으킨다.
리일천의 사진은 단순히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존재의 울림을 담아내는 매개체이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가 공간과 깊이 있게 연결되며, 익숙한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안내한다.
《Phenomenon Space – Chaosmos of Healing》展은 리일천 작가가 제안하는 치유의 여정이다. 질서와 혼돈, 존재와 부재가 공존하는 공간 속에서 잃어버린 감각을 회복하고, 세계와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는 시간을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학예연구실장 변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