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머리들》

《말하는 머리들》

분야
전시
기간
2025.05.01.~2025.07.06.
시간
화-금 10:00-20:00 / 토·일·공휴일 3-10월 10:00-19:00, 11-2월 10:00-18:00 /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 서울시립미술관
요금
무료
문의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68
바로가기
https://sema.seoul.go.kr/kr/whatson/exhibition/detail?exNo=1395747

전시소개


여기,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1  너무 비좁아서, 2  하찮아서, 미끄러져서, 3  아무것도 아니라서, 들리지 않아서, 바스라져서, 시시해서, 불 타 재가 되어서, 시덥지 않아서, 4  이내 없어지고 말 것이라서, 아직 오지 않아서, 5  남은 건 껍데기 뿐이라서, 그저 그래서, 6  웃어넘길 일 정도 밖에는 안되어서…


1 흔히 영문으로 ‘Talking Heads(말하는 머리들)’라는 표현은 정치사회적으로 큰 목소리를 내거나 전면에 드러나는 행위를 묘사하는 데에 쓰이곤 합니다. ‘말하는 머리들’을 제목으로 삼은 이번 전시에는 어떤 목소리들이 담겨 있을까요. 서울시립미술관은 매해 ‘현재’에 맞닿아있는 의제를 선정하고 이를 기틀 삼아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2025 년 미술관의 기관 의제는 ‘행동’입니다. 전시 《말하는 머리들》은 바로 이 ‘행동’을 이야기함에 있어 가시적으로 두드러지는 것들보다는 다양한 이유에서 보이지 않거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에 주목합니다. 이는 단숨에 압도할만한 스펙타클, 급진적 실험성,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동시대 미술의 일부 흐름에 더해,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져가는 사회 현상 속에서 비교적 가시성이 떨어지거나 간과되는 양상을 세밀하게 살피고, 그 안의 내밀한 움직임을 포착해 수면 위로 옮겨와 보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다만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에 이르는 전시의 태도는 중심과 주변, 주류/비주류, 장애/비장애, 인간/비인간과 같은 이분적 접근을 취하기보다는 그 사이 공간에 머물며 이미 벌어져있는 시차와 틈을 마주해보려는 편에 가깝습니다. 


2 전시는 크게 다섯 가지 주제, ‘미술관과 제도: 굳어진 것과 유연한 것 사이’, ‘미끄러지는 언어’, ‘소거된, 혹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역사’, ‘존재 없이 존재하기’, ‘흔적 더듬기: 껍질-껍데기-재’로 이어집니다. 서로 다른 맥락에 놓인 작품 간에도 새로운 이야기와 관계가 교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시 공간은 반드시 이 다섯 가지 주제를 따라 구획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시는 미술관 안팎에 놓인 과제를 살피는 한편, 미술관, 작품(작가), 관람객이 뒤섞인 다성적/혼성적 발언의 장을 마련하여 다종다양한 이야기를 축적해나가 보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기 다른 움직임은 반드시 하나의 하모니로 기능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고 일시적일지라도 각자의 음역대에서 뚜렷하게 존재를 발하는 행위들을 있는 그대로 조명하는 것은 희미해진 언어와 드러나지 않는 움직임을 길어올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3 “당신의 작품이 이 전시가 달성해야 할 제 1 목적은 아닙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고 참여작가를 섭외하는 중에 건낸 말입니다. 어쩌면 작가에게는 달갑지 않은 말일 수 있겠으나 그만큼 이번 전시는 ‘말하는 머리들’의 화자를 작가와 작품만이 아닌, 관객으로까지 돌리면서 이들을 실질적 ‘행동’의 주체로 위치시킵니다. 전시가 작가의 작품을 경유해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감각을 포착하는 것에 주목한다면, 전시의 연장선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퍼블릭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동일 양상을 미술관의 실천적 과제의 영역으로 가져와 이를 담론화 해보고자 합니다. 


4 이번 전시에는 벽에 직접 쓰여진 손글씨에 더해 작가의 말을 담은 ‘말조각’이 전시실 곳곳에 놓이고, 관객들은 이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부수적인 위치에 그치는 일반 오디오 가이드와 달리, 보다 입체적인 관람 경험을 위해 꽤나 필수적인 방식으로 제안되는 ‘오디오 (페어링) 가이드’를 함께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5 앞으로 이곳에서 9 주간 이어질 《말하는 머리들》은 ‘전시’의 형식에만 머물지 않고, ‘전시’와 ‘프로그램’이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하면서 서로 엮이고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다변적 프로젝트로 작동할 것입니다. 전시실에 흩어져 있는 ‘말조각’에 더해, 전시기간 동안 발화되는 다양한 음역대의 말들은 추후 ‘말 모음집’으로 엮일 예정입니다. 


6 위의 글(서울시립미술관 이보배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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