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자박물관 기획전 ‘신양제기(新樣祭器): 하늘과 땅을 잇는 도자기’

경기도자박물관 기획전 ‘신양제기(新樣祭器): 하늘과 땅을 잇는 도자기’

분야
전시
기간
2023.07.17.~2023.11.12.
시간
화요일~일요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경기 | 경기도자박물관
요금
대상별 상이
문의
031-799-1500
바로가기
https://www.kocef.org/02museum/g02_230713.asp

전시소개

도량 담을 제기를 신속히 만드니 겉은 모가 지고 안은 둥글도다. 궤는 실로 이것과 서로 반대이고 네 눈이 다시 툭 튀어나왔네. 이것 둘 둘씩을 가장 앞쪽에 놓고 좌우에는 두와 변을 놓는 도다. 큰 배의 술그릇은 코끼리 코가 굽었고 희우의 술그릇은 뿔이 세 둘레로다. 술 단지는 연약한 제도가 아니고 동그란 귀에 두 고리가 연했는데 마치 하늘의 천둥소리가 구름 사이에서 요란한 것 같구려. 오직 잔대엔 두 기둥이 달렸고 턱은 타원형에 입은 절로 기울어서 울창주를 떠서 따를 수 있으며 날 듯 한 꼬리와 날개는 보이지 않네. 모든 이 예제의 모양들은 진한 시대 이전의 것과 방불한데 거칠고 흠집 있는 건 논할 것 없고 귀중한 것은 정결한 데에 있다오 도공은 비록 미천한 사람이지만 나를 도와 예의에 정성을 들이어 새긴 것들이 법도에 들어맞으니 애오라지 후세 현자를 기다리노라.


『점필재집佔畢齋集』10권卷之十, 시詩
「사기장 이륵산이 새로운 모양의 제기를 만들어 가지고 왔기에 시로 기록하다
磁工李勒山。持新樣祭器來。詩以紀之。」


조선전기 성리학자 김종직金宗直, 1431~1492의 시문집 『점필재집佔畢齋集』에 실린 도자제기陶磁祭器를 기록한 시는 코끼리, 소, 참새 등 자연물이나 하늘, 땅, 그리고 산천山川에서 일어나는 우레雨雷와 같은 자연현상을 각양각색으로 표현한 분청사기 제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기에 투영된 자연물은 자연신의 숭배문화에 따라 제기에 자연의 의미를 부여하여 신성한 동물을 장엄하거나 형상화한 중국 고대 청동예기에 기인하였습니다. 중국사회에서 유교적 이상국가인 하夏·상商·주周 삼대三代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최고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제기의 전통을 꾸준히 답습하였듯이, 사회질서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도 고동기형 제기가 정통성과 보수성을 유지하는 국가예제의 상징물로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예기禮記』에 따르면 제기는 일상생활에 쓰는 연기燕器보다 우선하여 만들었으며, 일상생활에 쓰는 것과 빌려 쓰는 것을 경계할 정도로 특별하게 여겼다고 전합니다. 특히 국가제기는 의궤儀軌의 도식에 기록된 형태, 크기 등을 철저히 준수하여 만들어진 금속제기가 모범이 되었으며 전국 각지에서 행해진 국가 제사의 규모와 위계에 따라 도자기, 목기를 병용하여 진설되기도 하였습니다. 절대권위를 상징하는 제기의 특수성 때문에 제기고祭器庫에 특별히 보관하여 상태를 수시로 살폈습니다. 또한 사용연한을 넘긴 제기는 새로 제작하고, 파손된 제기는 재사용이 불가하도록 땅에 묻게 하는 관례를 지켜나갔습니다.

이렇듯 엄격한 법식 속에서 섬세한 주조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금속제기가 한국 제기의 정형을 이루었다면 도자제기는 흙이라는 재료가 주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무한한 조형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여 다양한 빛깔과 모습으로 전개해왔습니다.

기획전 《신양제기新樣祭器 : 하늘과 땅을 잇는 도자기》는 이러한 도자제기의 제작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또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를 위해 전시는 고동기형 도자기가 국가제기로 선택된 고려高麗, 918~1392의 제기를 ‘1부. 옛것을 본떠 바로 세우다’에서 조명하고, 규범을 고수하는 조선朝鮮, 1392~1910의 제기는 ‘2부. 정제된 법식을 실천하다’에서 살펴봅니다. 더불어 제기조형에 영감 받은 다양한 근·현대 예술작품을 ‘3부. 새로운 시선, 제기의 재발견’을 통해 조망합니다.
본 전시를 통해 도자제기의 시대적 변화를 문화사적 관점에서 짚어보고 나아가 현대화된 제례 관념 속 전통도자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며 도자가 지닌 다양한 면모를 감상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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