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중독

클래식 중독

저/역자
조선희
출판사
마음산책
출판일
2009.09.20
총페이지
320쪽
추천자
김춘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도서안내

요즘은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용감하게 너도 나도 영화에 대해 글을 쓴다. 가벼운 감상문에서부터 아주 현학적이고 분석적인 글까지, 시대의 가장 대중적인 장르의 하나인 영화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이 하나 나왔다.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그만 다 읽어버렸다. 2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영상자료원 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뒤늦게 빠져든 한국영화의 고전들에 대해 쓴 책이어서 그런지 이야기 자체가 입체적이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맛이 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절히 다 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고전들은 1960년대에 많이 등장한다. 이 시기의 영화들은 하나 같이 진지하며 문학성 또한 강하다. 유현목, 신상옥, 김기영, 이만희 감독의 대표작들을 거론하는 대목에서 저자의 글이 마치 그 영화와 일치된 양, 그 시대의 삶과 배우의 삶, 그리고 감독의 생각과 주변을 영화에 투영해 써내려간다. 영화와 당대의 현실을 들락날락하면서 독자의 주의를 놓지 않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1990년대 충무로의 불량학생’이라는 부제가 달린 장선우 감독에 대한 장은 매우 독특한 조선희의 시각이 돋보인다. 그의 영화 <거짓말>이 18살짜리 여고생과 38살의 조각가의 연애이야기를 다루면서 원작자 장정일씨가 징역 10개월의 형을 받고 구속되었고 미성년섹스, 가학피학 등등의 사회문제를 일으켜 연일 신문지상의 토론을 불러일으킨 영화는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영화계를 조퇴하여 제주도에 사는 근황을 다루면서 그의 영화가 가지는 가치를 논하는 대목은 설득력이 있다. 30대에 세상을 뜬 하길종 감독의 고뇌도 조선희 글을 읽어보니 이해가 더 된다. 모든 우여곡절 끝에 돌아와 자신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보듯 다룬 신상옥과 최은희 이야기 역시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감동이 있다. 저자에게 잘 읽었다는 인사라도 건네고 싶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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