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이의 손바닥

은이의 손바닥

저/역자
윤여림 글, 노인경 그림
출판사
웅진주니어
출판일
2015.03.30.
총페이지
40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하늘과 바다와 모래밭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새 소리에 온몸을 내맡긴 여름날! 그 막대한 감흥의 시간도 일상으로 복귀하자마자 까맣게 잊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발장속 샌들 어딘가 깊숙이 박혔다가 문득 발가락에 묻어나오는 모래 알갱이 하나로 더없이 생생하게 돌이 커지기도 한다. 그렇게나 작은 것은 크다. 시는 작다. 시는 모래알이다. 그림책은 글이 그림과 잘 어우러지는 ‘시’이고 그 시가‘모래알’처럼 단단한 상징과 사유를 담보할 때, 그 특성을 가장 근사하게 구현하는 작품이 된다. 『은이의 손바닥』은 세상의 작은 것들을 커다랗게 품어 안은 시 그림책이다. 주인공 은이도 작은 사람이고, 그 은이가 들여다보는 손바닥은 은이가 지닌 작은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작은이의 작은 손바닥에 놓인 작고도 작은 것들- 햇살 나뭇잎 씨앗 빗방울 눈송이 깃털 구슬 사탕을 들여다보는 은이의 상상 세계에는 어떠한 교훈도 없다. 그저 넉넉히 사랑스럽고 마음껏 즐겁다. 이를 위해 단어들을 고르고 골라서 아끼고 아껴 직조한 글작가 윤여림의 시는 얼핏 가볍고 단순해 보이지만, 세상의 작은 것들이 품고 있는 결코 작지 않은 본질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날이 우리 그림책 세계를 다채롭게 넓혀가는 그림작가 노인경에 의해 매력적으로 완성되었다. 깃털 하나에서 멀리 날아가는 새들을 불러내고 어느새 나란히 비행하며 느긋이 바람을 즐기는 은이 모습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절창‘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한 송이 들꽃에서 하늘을 본다./ 너의 손바닥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에 영원을 담아라’를 떠올리게 한다. 손바닥에 놓인 작은 것을 보여주는 장면과 그 작은 것을 마음껏 사랑하며 즐기는 은이의 상상세계를 보여주는 장면이 번갈아 펼쳐지는 이‘두 박자 그림책’은 친구와 손을 맞잡은 은이의 손을 보여주는 반전을 통해 그림책 최고의 행복한 결말‘성장’을 보여준다. 『눈 오는 날』(에즈라 잭 키츠)에서 피터가 그렇게 하듯, 제 손바닥만 들여다보며 상상 친구들과 놀던 은이가 현실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놀러나가는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은이의 손바닥"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