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깨 도깨비와 씨름 한판

도리깨 도깨비와 씨름 한판

저/역자
길도형 글, 김호민 그림
출판사
장수하늘소
출판일
2015.05.10.
총페이지
40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옛이야기 공부를 해보면, 옛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사람살이 도리와 분수를 가르치는 방식이 참으로 세련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잔소리하는 대신 오싹하게 무서운 이야기며 몽롱하도록 근사하고 희한한 이야기를 감칠 맛 나게 들려주기만 하면 되더라는 것을, 그러기만 해도 아이들은 그저 재미나게 듣고 잊었다가 언제 어디서든 문득 이야기 속 주인공이 겪은 고초며 놀라운 행운을 새록새록 떠올리고 몸가짐 마음가짐을 다잡게 되리라는 것을 꿰뚫었던 것이다. 작가 길도형이‘도깨비와 씨름하기’서사의 옛이야기를 재화하고 한국화가 김호민이 그림을 그린 이 그림책도 그러하다. 비단장수 하나가 비단을 다 팔고 어둑한 밤 산을 넘는데, 남의 집 콩밭 타작 멍석에서 콩 한 줌을 줍는다. 콩깍지 거스러미에 찔린 손가락에서 흐른 핏방울이 하필 도리깨에 떨어지고, 그 바람에 도리깨 도깨비가 나타나 장사꾼을 콩도둑으로 몰아붙인다. 비단 판 돈을 다 내놓으라느니 도리깨에 타작하듯 맞아야겠다느니 엄포를 놓던 도깨비가 씨름을 해서 이기면 그냥 보내주리라 제안하고, 결국 장사꾼은 먼동이 틀 때까지 도깨비와 서로 허리를 붙든 채 죽을 동 살 동 넌더리나게 고생한다. 이 끔찍하게 불운한 옛이야기를 어린 독자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몰입한 다음 까맣게 잊겠지만, 어느 날 문득 자기 앞에 놓인 남의 것에 대해 크고 작게 갈등할 때 이 씨름 도깨비를 떠올릴 것이다. 그 남의 것이 아무리 하찮다 하더라도‘남의 것’인지‘내 것’인지 분별하는 마음이 들면서 고개를 젓게 될 것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이 옛이야기다운 세련된 교훈 방식을 구현하자면, 어떤 그림책보다도 흥미진진하며 매력적이어야 한다. 2002년 동아미술상 한국화 부문 수상작 <각기 다른 기다림>이 인상적이었던 화가 김호민이 이전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한 단계 뛰어넘는 연출 및 구성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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