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빨간 보자기

아리의 빨간 보자기

저/역자
문승연 글, 그림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15.03.30.
총페이지
28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예술의 기원 및 근본은 자연이다. 안타깝게도 이즈음 출간되는 그림책은 자연을 담거나 노래하는 데 인색하다. 이것이 전 세계 그림책 출판계의 현상이라니 더욱 안타깝다. 우리 모두가 자연에서 너무 멀어진 채 타자화하는 탓이겠지만, 작가도 독자도 그림책을 교육과 교훈을 촉구하는 어린이용 상품으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요정 같기도 하고 어린 여신 같기도 한 초록머리 아이 아리가 빨간 보자기에 든 선물을 숲속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꽃선물로 보답하는 친구들과 함께 꽃마중 노래를 부르며 꽃춤을 추는 그림책 『아리의 빨간 보자기』는 드물게 만나는 예술 작품이다. 한 장면 한 장면에, 주인공과 등장 동물 하나하나에, 마음을 내어주며 깊이 사랑하고 즐거이 오래 작업한 작가의 흥취가 도도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자기가 그린 것을 자랑스레 내보이는 아이처럼, 빨간 보자기의 묶음 매듭이 그려진 표지 그림은 어서 보자기를 풀어보라고 그 속에 무엇이 담겼는지 어서 들여다보라고, 독자를 끌어당긴다. 그 빨간 보자기 보따리를 안고 숲 친구들을 찾아 나선 아리를 따라 땅속 구멍으로도 들어가고 큰 나무 밑동 안으로도 들어가 두더지며 토끼를 만난 독자는 곧바로 아리가 되어 높은 나무 꼭대기에 사는 다람쥐한테 선물을 내어준다. 그리고 머리 깃이 멋진 후투티하고도 마음을 주고받으며 새로이 친구가 된다. 아리가 후투티를 타고 하늘을 날고 곤히 잠들고 숲속 친구들이 찾아와 건네는 꽃왕관과 꽃다발을 받을 때, 독자들 또한 숲 하늘의 청량한 바람을 느끼고 꽃꿈에 싱긋 웃는 얼굴이 되며 향기롭고도 풍성한 우정에 취한다. 무엇보다 아리와 친구들이 부르는 꽃노래에 넝쿨장미며 애기풀꽃이 깨어나고 앵두나무며 딸기덩굴이 앵두와 딸기를 내어주는 결말에서 더없이 완벽한 자연의 잔치를 누리게 된다. 그에 더해 어른 독자는 클로드 모네의 그림(양귀비 언덕)과 천경자의 그림(꽃과 여인)과 셀마 라게를뢰프의 동화(닐스의 모험)와 하인리히 하이네의 꽃에 대한 시, 그밖에도 수많은 예술작품을 떠올리며 작가가 즐겨 먹고 살아온 예술에 의한 예술을 만끽하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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