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탄 엄마

호랑이를 탄 엄마

저/역자
서선연 글, 오승민 그림
출판사
느림보
출판일
2015.02.13.
총페이지
36쪽
추천자
이상희(그림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퇴근 시각이 가까워진 사무실, ‘일하는 엄마’들의 휴대전화가 하나 둘 울리기 시작한다. “엄마, 언제 와?” 애틋한 목소리가 귀에 쟁쟁할수록 정시 퇴근이 쉽지 않거나 퇴근길 도로 정체가 유난한 법이다. 아이가 아프거나 돌봐주시는 분들이 깐깐한 경우엔 날개라도 달렸으면 싶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동동 발 구르게 된다. 뛰고 구르며 천신만고 끝에 도착하고서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아이가 이렇게 외치기라도 하면 억장이 무너질 따름이다. “엄마, 왜 이제 왔어?” 『호랑이를 탄 엄마』는 그렇게 묻는 아이의 결핍감을 너끈히 다독이면서, 일과 육아를 양 어깨에 걸머진 채 허둥거리는 엄마 자신에게도 유쾌한 격려를 건네는 그림책이다. 어느 늦저녁, 간신히 빌딩숲을 빠져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가는 엄마 앞을 호랑이 하나가 척 가로막고 위협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엄마는 옛이야기에서처럼 순순히 팔 다리를 내어주며 먹히기는커녕 부당한 횡포를 꼬치꼬치 캐어물으며 쫓아버린다. 그렇게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호랑이를 물리친 엄마는 거듭 앞을 가로막는 ‘팥죽할멈과 호랑이’며, ‘은혜 갚은 호랑이’며, ‘호랑이와 곶감’의 호랑이들과도 거침없이 적극적으로 대결하며 하나하나 용감하게 물리친다.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그림책의 환상적이고도 강렬한 그림은 원시 모성의 순정한 에너지를 뿜어낸다는 점에서 특히 이채롭다. 사생결단 날뛰는 호랑이를 타고 내달리다 집 근처 가로등을 붙들고 내림으로써 격전을 끝낸 엄마가 ‘…이래 봬도 난 두 아이의 엄마라고!’ 하며 외치는 장면에 이르러 그 모성 에너지는 최대치 불꽃을 터뜨린다. 그리고 마침내 두 아이를 껴안기 위해 팔 벌리며 적정 온기로 숨을 고르는 결말은 어린이 독자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만족감 넘치는 결말을 선사한다. 앞뒤 면지에 숨어있는 판타지의 입구와 출구, 아이들을 향해 달리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겨 벗어던지지만 마지막 장면의 새 동아줄에 걸려 내려온 엄마의 빨간 구두 메타포, 엄마가 호랑이들 각각의 작태에 비유하는 몰염치하고 폭력적인 존재의 고발은 그림책의 수위를 가늠해보게도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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