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봐요!

위를 봐요!

저/역자
정진호
출판사
현암사 은나팔
출판일
2014.02.25.
총페이지
40쪽
추천자
이상희(동화책 작가, 시인)

도서안내

오랜 동안 잠자리 옆 서가에 꽂아두고 염소처럼 오물오물 몇 행씩 곱씹곤 하는 메를로 퐁티의 『눈과 마음』(김정아 옮김, 마음산책)을 다시 펼쳤다가 그림책을 위한 잠언을 발견했다. 이 섬세한 철학자는 릴케가 쓴 <오귀스트 로댕>의 몇 귀절을 인용하여 ‘눈’과 ‘본다’는 감각을 새삼 놀라운 마음으로 축복한다. ‘눈을 통해 응시하는 우리 앞에/ 우주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눈은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눈을 잃고 살아야 한다면/ 모든 자연의 작품들을 맛보기를 포기하는 셈이 된다./ 자연을 눈으로 봄으로써/ 영혼은 몸이라는 감옥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한다. /눈을 잃는 자의 영혼은/ 태양을, 우주의 빛을 다시 볼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캄캄한 감옥 안에 버려진다.” 그림책의 표제 ‘위를 봐요!’는 온종일 휠체어에 앉아 고층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턱을 얹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 수지가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과 세상을 향해 되뇌는 주문이다. 열 장면이 넘도록 간절하게 반복된 주문 덕분에 마침내 한 아이가 위를 올려다보고 수지를 발견하여 두 아이가 서로 ‘자연을 눈으로 봄으로써/ 영혼은 몸이라는 감옥 안에 있는 것에 만족’하는 국면에 이르기까지, 행인들 또한 아이에게 동조하기까지, 그리하여 흑백 화면이 컬러 화면이 될 때까지, ‘위를 봐요!’는 독자의 마음에 메아리치며 앞만 보는 삶에서 고개 들게 한다. 무엇보다도 ‘위’를 보라고 외치는 이 그림책의 묘미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의 아이러니에 있다. 아울러 고층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이와 그 아이가 내려다보는 세상 풍경이 거의 모든 장면에서 반복됨으로써 구현되는 플립북(flipbook) 구성 또한 이 흑백 그림책의 매력을 더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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