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으로

거울속으로

저/역자
이수지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09.12.22
총페이지
48쪽
추천자
서정숙, 이금이(그림책 평론가, 아동문학가)

도서안내

한 여자 아이가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 외롭게 앉아 있다. 아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그러나 자기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는 거울 속 아이에게 차츰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 둘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춤을 추게 되고, 한 마음이 되어 춤을 추는 절정의 순간에는 거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거울 속 아이는 더 이상 주인공 아이의 동작을 따라 하지 않는다. 그런 거울 속 아이에게 삐친 주인공 아이는 거울을 밀어버린다. 이 때 거울의 물리적 모양이 화면에 드러나면서 이제까지 거울 속에서 하나였던 둘은 서로 다른 존재임이 명백해진다. 거울에 비친 아이는 깨진 거울과 함께 사라져 버렸고, 아이는 다시 혼자가 된다. 이 그림책은 이미 2003년에 이탈리아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출판된 이수지의 그림책으로, 이 그림책에는 그 동안 작가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작가만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글도 없고 배경 묘사도 없어서 주인공 아이의 심리에 오히려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림, 춤을 추는 아이들의 흥겨움을 나타내기 위해 첨가된 주황색과 노란색, 하나 되어 거울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을 표현하기 위해 양쪽 펼침 면 전체를 하얀 공간으로 남겨둔 연출 방식은 모두 이야기 표현에 효과적이다. 또한, 전신 거울처럼 긴 모양의 책 판형을 비롯하여 그림책 모티브인 거울 상(象)으로 된 제목 글씨와 면지의 그림 장식 등, 그림책의 본 텍스트뿐만 아니라 주변텍스트(paratext)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한 구성이 돋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린이도 통상 부정적 정서로 불리는 화나 질투, 두려움, 슬픔 등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이 그림책은 외로움이나 우울함의 정서를 느껴보았거나 느끼고 있는 어린이로 하여금 자신과 닮은 아이의 모습을 타자화(他者化)시켜 바라보게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더구나 이 그림책은 글 없는 그림책이므로 어린이가 그림책 속 아이의 마음을 자유롭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게 해주고, 그림책 속 아이에게 말을 건넬 여지를 많이 준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과 다를 바 없는 그림책 속 아이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림책 속 아이의 첫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모두 외로워 보여 다소 침울한 느낌을 주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책을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하는 이유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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