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교육 50년사 축사
연설일
2005.07.14.
게시일
2005.07.14.
담당부서
문화관광부()
담당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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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개교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근원이 있는 물은 마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국립국악고등학교가 맞는 50년의 역사 속에는 옛 왕립 음악교육기관인 신라시대의 음성서에서 시작되어, 고려시대의 전악서와 대악서, 조선시대의 관습도감과 아악서 및 장악원을 타고 내려와 오늘에 이르는 국악교육 1400년의 역사가 숨을 쉬고 있습니다. 이 깊은 강이 어찌 쉽게 마르겠습니까?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하여 흔히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락을 포함한 예술, 학문, 스포츠 등 소위 문화 영역의 경제적 · 사회적 가치가 높아진 까닭도 있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삶의 스타일, 관습, 패턴 등이 달라진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 거센 변화의 물결이 세계화의 시대를 만나 지구촌 전체를 휩쓸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21세기를 문화전쟁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거침없는 경쟁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국악의 향기와 숨결 앞에 깊이 머리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禮)로써 악(樂)을 이룬다는 통치이념과 음악의 주체성을 실현코자 했던 원대하고도 장엄했던 세종시대의 우리 국악은 일제 강압기의 문화말살이라는 치욕적인 압제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오늘 이 교정에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창의성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개인들의 창조성의 고향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세계가 아니라 오직 자신이 태어난 고향일 뿐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창조적 감수성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문화의 원형에 대한 감수성에서 습득되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20세기에 우리는 문화의 원형에 대한 감성을 파괴당하고 망각했으며 전승하려는 노력마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예술적 상상력과 미래의 꿈을 위해 우리에게는 문화의 원형에 대한 감성이 다시 복원되고 복구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이 교정을 거쳐 가는 분들의 시대적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문화에는 시간의 크기와 넓이와 폭이 깊이 담겨 있어야 하지만, 오래된 것, 유구한 것, 고유한 것을 아무리 추구하더라도 그것을 현재의 자리까지 끌고 오지 못하면 복고주의가 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민족의 문화적 고유성은 과거의 어느 지점에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 속에 끝없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국악고등학교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국악의 향기가 우리 곁에 오래 머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문화관광부 장관 정 동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