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개소식
연설일
2006.03.29.
게시일
2006.03.29.
담당부서
국립국악원()
담당자
관리자
붙임파일
“21세기 세계를 향한 국악기연구사업을 기대하며”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이성부 시인의 노래처럼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남쪽에서부터 꽃이 북상하고 있는 때에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가 문을 열게 되어서 기쁩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기운이 고스란히 문화적 창조와 혁신으로 승화되는 느낌입니다.

21세기가 문화의 세기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러나 정작 말뿐이고 그에 걸맞은 구체성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IT산업이니 문화기술을 중심으로 한 CT산업이니 하는 말들을 다투어 하지만 자칫 허상에 머무를 수 있는 함정 또한 없지 않습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새롭게 출발해야만 합니다. 문화는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성을 너무 강조하다가 정작 가장 기초가 되는 예술 분야에는 소홀하기 십상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통문화가 박제화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전통문화에 생생한 봄의 기운이 흘러넘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만 하겠습니다.

우리 국악은 대중음악을 비롯한 우리 음악의 근본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했는지 혹은 정책적 보호의 틀 안에 너무 안주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많은 국악인들이 열정과 헌신으로 국악을 발전시키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 분들의 노고와 수고 그리고 창조성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서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우리 국악도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악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악기에 대한 기초과학과 제작은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하겠습니다. 서양음악계가 일찍이 악기제작의 과학화와 산업화에 힘써 세계음악문화의 주도권을 선점한 점을 상기할 때, 우리 악기의 표준화를 통한 산업화는 문화의 세기에 국가적 당면 과제라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악기연구와 개발에 착수하게 된 국립국악원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 문화관광부는 민족문화 발전을 위한 악기연구사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단순히 악기만 복제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의 전통 악기에 담긴 정신과 가치를 소중히 부활시켜야만 할 것입니다.

오늘 첫발을 내 딛는 악기연구소가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악기의 산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동안 악기연구소 출범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신 국립국악원 김철호 원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 각계각층에서 성원을 보내주신 문화예술계 인사 여러분, 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귀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006. 3. 29
문화관광부 장관 김명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