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재조명하다
게시일
2019.02.18.
조회수
1517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재조명하다


사람들은 결과 만큼이나, 혹은 결과보다 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는 과정이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시회다. 전시회는 작품을 만들기 위한 작가의 노력 작품을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전시 기획자의 노력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관람객이 여러 사람의 노력이 담긴 과정을 알아차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있는 작품만을 접해 결과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작가의 노력의 결과물인 작품만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느낄 수 있는 전시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뉴미디어 소장품 중 <시민의 숲>(박찬경, 2016),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송상희, 2017), <숭시>(임흥순, 2011)의 세 작품의 창작을 위해 작가들이 수집한 자료들을 전시한다. 즉, 작품의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참고했던 자료들이 또 다른 전시의 ‘작품’으로 새롭게 재해석된 전시인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정보실 전경

[▲ 국립현대미술관 디지털정보실 전경 Ⓒ신예진]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의 전시장에는 3개의 큰 화면이 비치돼있는데, 각 화면에는 세 작품의 참고 자료들이 몇 초 간격으로 순서대로 재생되고 있다. 재생되는 자료들은 사진, 동영상 등으로, 모두 각 작품의 배경이 되는 것들이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 3층에는 <시민의 숲>,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숭시>를 감상할 수 있는 전용 컴퓨터 부스가 있어 완성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 전용 컴퓨터 부스

[▲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 전용 컴퓨터 부스 Ⓒ신예진]


<숭시> -임흥순(2011)


숭시는 제주도 방언으로 ‘불길한 징조’라는 의미다. 작가는 이러한 숭시를 통해 제주도의 비극인 ‘4.3 사건’을 묘사한다.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의 약 7년의 기간 동안 제주도민 약 6만 8천 명이 폭도로 몰려 학살당한 사건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제주도의 아픈 역사와 이러한 고통스러운 역사의 지속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가 직접 수집 하고 촬영한 사진은 역사적 흔적이나 작품 제작의 바탕이 되는 사물, 풍경 등을 담고 있다. 또한 당시 미군이 촬영한 흑백 사진과 동영상 중 미국 국립문서보관청(NARA)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도 이 작품의 주된 참조 자료이다. 그중에서도 <제주도 메이데이>는 4.3 사건의 빌미를 만들기 위해 미군정이 촬영한 무성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시민의 숲> -박찬경(2016)


이 작품은 아시안 고딕*이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와 단절되어 있어 사람들이 숭고하면서도 공포스럽게 느끼는 ‘전통’을 표현한다. 낮에는 신성하고, 숭고하게 느껴지는 산 속의 절이 밤이 되면 무서운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시안 고딕에 해당한다. 전통의 숭고함, 공포라는 양면성을 표현하기 위해 전통 산수화, 춤, 영화 등의 요소들을 결합하여 작품을 구성하고 있다.

*아시안 고딕: 엄숙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중세적 양식


이번 전시에서는 <시민의 숲>을 완성하기 위해 수집한 흑백 사진, 참고한 미술 작품의 사진과 촬영의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탐방한 사진 등의 자료들을 모아 만든 약 6분의 프로젝션 영상을 작품으로 전시하고 있다.

 

<시민의 숲> 촬영 장소 탐방 사진

[▲ <시민의 숲> 촬영 장소 탐방 사진 Ⓒ신예진]


참고한 미술 작품으로는 <시민의 숲>의 직접적인 소재가 된 <원귀도>(오윤, 1984)가 사진 자료로 전시돼 있다. 또한, 참고한 사진 중 흑백 사진들은 대부분 미국 국립문서보관청(NARA)에 보관된 한국 전쟁 당시의 사진들이다.

 

<시민의 숲>의 소재가 된 오윤의 <원귀도>

[▲ <시민의 숲>의 소재가 된 오윤의 <원귀도> Ⓒ신예진]

 

참조 자료 중 하나인 한국 전쟁 당시의 흑백 사진

[▲ 참조 자료 중 하나인 한국 전쟁 당시의 흑백 사진 Ⓒ신예진]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2017)


이 작품에서 작가는 한국이라는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유럽을 포함한 세계의 현대사 전반을 배경으로 어두운 역사를 찾아 이를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작가가 주목한 사건으로는 ‘독일 나치의 우생학 프로젝트’, ‘인민혁명당 사건’,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이 있다. 이 사건들은 모두 실제 존재하는 현대사의 비극이기 때문에 보도 사진, 다큐멘터리 영상 등이 주된 참조 자료다. 그중에서도 <아기농장>은 아리안의 순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나치가 설립한 병원, 연구센터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영상이다.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 흑백 사진

[▲ 인민혁명당 사건 관련 흑백 사진 Ⓒ신예진]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전시에서 주목하지 않는 참조 자료에 담긴 의미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전시에서 다룬 세 작품은 역사적인 사건과 전통을 다룬 것들로, 이 작품들의 참조 자료도 역사를 담고 있다. 이러한 참조 자료에서 역사를 읽어내고, 재해석하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참조 자료들은 역사의 과정을 담고 있는 매우 가치 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작품의 결과물이 아닌 참조 자료를 또 다른 작품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참조 자료의 가치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하며 기울인 노력의 과정을 모두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으로, 1969년 개관한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공간이다. 또한, 작품의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 등의 활동을 총체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복합예술, 과학,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이 현대미술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마르셀 뒤샹>, <하룬 피로키-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같은 다양한 전시도 개최되고 있다. 추운 겨울,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양한 전시를 감상하며 문화 나들이 시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 개요

전시 명: <미장센: 이미지의 역사>

전시기간 : 2018년 12월 5일 ~ 2019년 4월 28일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 3층 디지털아카이브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신예진 기자 zlovexz@naver.com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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