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사회적협동조합 <동화나무>
게시일
2017.11.08.
조회수
2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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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엄마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사회적협동조합 <동화나무>

 

엄마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사회적협동조합 <동화나무> 

[ⓒ김묘정]

 

텅 빈 연습실을 지나 한편에 마련된 방 안에서 열띤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인형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여성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열성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이들은 경북 칠곡의 사회적 협동조합인 인형극단 ‘동화나무’다.

동화나무는 2003년에 비영리단체로 출범 문화회관,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지에서 인형극 공연을 해왔으며, 지난 10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동화나무의 특별한 점은 주석희 대표와 황보경·박정원·박태연·황인정·박준란·박복희 조합원들이 경력단절을 이겨낸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넘치는 열정을 가진 그들을 만나보았다.

 

 회의하는 동화나무 조합원들 

[▲ 회의하는 동화나무 조합원들 ⓒ김묘정]

 

Q. 동화나무가 결성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들은 2002년에 칠곡군 평생학습센터에서 ‘동화구연 자격증반’을 수강한 동기들이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또 일상이 무료해서 강의를 수강했다. 강의가 모두 끝나고 그냥 해산하기 아쉽고 재미도 있어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동아리처럼 모이게 다. 2003년에 비영리단체를 결성 무료 공연도 다니고 공부 모임도 만들면서 동화나무가 결성다.

 

Q. 사회적 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는데 어떤 혜택을 받는가?

 

실은 우리도 사회적 협동조합 인가를 받으면 지원금 같은 혜택이 주어질 줄 알았는데 하나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홍보효과도 커질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이를 통해 좀 더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틀이 만들어졌으니 우리들은 더 노력해서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기를 것이다.

 

Q. 쉽지 않은 운영인 것 같은데 수익이 나오는가?

 

일단 동화나무는 칠곡군의 사회단체로 등록있기 때문에 약간의 보조금이 나온다. 이것으로 작품 재료비, 교통비, 홍보비 등을 충당하고 있다. 실은 이렇게 예산을 받은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월 회비를 모아썼다. 활동을 거의 자비로 해온 것이다. 15년을 해왔는데 수입이 생긴 지는 3년밖에 되지 않았다.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보다는 교육프로그램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더 크다. 아동극에 대한 수요 자체가 적은 게 사실이다. 우리는 ‘돈’이 아니라 ‘공연을 하러 가는 좋은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형과 각종 장비들 

[▲ 인형과 각종 장비들 ⓒ김묘정]

 

Q. 소수인원인데 어떻게 활동하는가?

 

7명의 조합원에게 각자 역할이 있다. 전체적인 일정 조율, 연출, 인형과 소품 제작, 조명, 음향 등 각각 능력에 따라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데 서로서로 돕고 누구랄 것도 없이 극단 일이면 다들 손발 걷고 나와 일을 한다. 월, 화,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이는데 그 날짜 외에도 작품 준비해야하면 틈 내서 나오고 공연이 있으면 또 나온다. 거의 여기서 산다. 우리는 모두 식구보다 자주 보는 사이다. 중요한 건 동화나무가 우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며 계속되는 것이다. 지금도 세 명의 예비조합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Q.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는가?

 

출퇴근시간이 정해져있고, 직장 상사와 규칙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회사가 아니라 우리끼리 모여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다. 다만, 아까 말했듯이 수익을 창출해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일자리를 창출해서 일을 한다고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힘들었다. 직업이 아니라 취미생활로 보는 인식이 짙다.

 

Q. 이 일을 왜 하는가?

 

그냥 좋아서 한다. 이 일이 좋아서. 우리가 돈을 목적으로 시작했다면 이렇게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동화나무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기숙사 사감, 방과 후 학교 교사, 동화구연 강사, 지역아동청소년 지도교사, 상담사, 평생학습센터 놀이교사, 카페 종업원 등 다른 직업 활동을 하고 있다. 그만큼 이 일이 좋고, 우리의 정신적인 뿌리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10만 원 짜리 공연을 간 적이 있었다. 우리 팀 전체가 공연비로 10만 원을 받은 것이다. 그래도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자동차 다섯 대에 짐을 나눠 싣고 가서 공연 했다. 오히려 적자나는 공연이었는데 더 잘하려고 열심히 연습했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이 재밌었다며 박수를 쳐줬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동화나무 조합원들 

[▲ 동화나무 조합원들 ⓒ김묘정]

 

15년 동안 묵묵하게 좋아하는 일을 꾸려나간 동화나무는 이제는 제법 활동영역이 넓어졌다. 조합원들이 분야를 개척 현재 노인인형극단, 다문화인형극단, 아동인형극단을 함께 운영하며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조합원들은 노인인형극단 공연을 진행하러 자리를 옮겼다.

 

무대를 준비하는 단원들 

[▲ 무대를 준비하는 단원들 ⓒ김묘정]

 

동화나무 조합원들과 노인인형극단은 공연장소인 관호초등학교로 이동해 강당에 직접 무대를 설치하고 음향테스트를 거친 후 공연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인형들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무대 뒤에선 노인 단원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인형을 쥔 손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아이들의 환호성과 박수를 받은 노인 단원들은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답례했다. 이를 지켜본 동화나무 조합원들도 큰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지었다.

 

 노인인형극단 단원들 

[▲ 노인인형극단 단원들 ⓒ김묘정]

 

공연의 한 장면 

[▲ 공연의 한 장면 ⓒ김묘정]

 

박수 받는 노인인형극단 

[▲ 박수 받는 노인인형극단 ⓒ김묘정]

 

뒷정리까지 끝낸 후 다른 직업 활동 일정이 있는 조합원들은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조합원들 모두 잠을 줄여야 할 정도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위해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들기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 

[▲ 만들기 활동을 하는 어린이들 ⓒ김묘정]

 

즐거운 만들기 활동 시간 

[▲ 즐거운 만들기 활동 시간 ⓒ김묘정]

 

집중하는 어린이 

[▲ 집중하는 어린이 ⓒ김묘정]

 

동화나무 같은 문화예술 사회적 협동조합은 문화 취약 지역에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중요한 단체다. 하지만 아직까지 체계적, 실질적으로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미약하다. 문화생활은 즐거움을 통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고 창의적인 생각의 원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전국 곳곳에서 누구나 누리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동화나무 조합원들의 꿈이자 목표는 ‘이것만 하는 것’, 그러니까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동화나무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즐겁게 공연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누리는 문화는 작은 지역의 충분한 문화생활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는 우리가 그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활동 종료 후 즐거운 관원초등학교 학생들 

[▲ 활동 종료 후 즐거운 관호초등학교 학생들 ⓒ김묘정]

 

열정이 넘치는 동화나무 조합원들 

[▲ 열정이 넘치는 동화나무 조합원들 ⓒ김묘정]

 

대학생기자단 김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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