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게시일
2015.10.29.
조회수
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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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고금희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김민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익숙하지 않은 조합의 이 다섯 나라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있다. 바로 불교문화이다. 다섯 나라는 모두 불교 문화권에 위치한 나라다. 인도에서 시작된 후 세계 여러 나라로 뻗어나간 불교는 한국 이외의 많은 나라에 자리를 잡고 그 나라의 문화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멀지 않은 곳에 절이 위치해있고 불상을 보는 일이 흔하다. 뿐만 아니라 불교적 사상들 또한 우리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자연스레 녹아든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불교 문화권 국가에서 불교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선다. 불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여러 방면에서 상호작용하며 함께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불교문화를 가장 잘 담아내는 것들 중 하나가 불상을 비롯한 여러 불교조각들이다.


두꺼운 옷을 입은 부처

▲두꺼운 옷을 입은 부처 ⓒ김민제


불교 조각은 주로 부처님이나 보살님의 모습을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이외에도 불교와 관련한 여러 조각품들까지 포함될 수 있다. 종교적인 의미로 조각된 작품들이지만 불교 조각은 종교적 의미 외에 예술적으로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은은한 미소와 부드러운 곡선의 미를 가진 여러 불교 조각품들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MASTERPIECES OF EARLY BUDDHIST SCULPYURE 100BCE - 700CE 2015.09.25.FRI - 11.15.SUN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고대불교조각대전>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지난 10월 23일,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열리는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전시에 다녀왔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의 불교조각품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 78호인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국보 83호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만나볼 수도 있다.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불상이 만들어지던 초기 불상에 대한 논쟁부터 각 나라의 불교 조각품들, 그리고 반가사유상까지 다양한 불교조각들을 통해 불교문화를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닮은 듯 다른 세계 불교 조각


수도자 집단의 교화

▲수도자 집단의 교화 ⓒ김민제


올해 열리는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전시는 전시의 제목이 보여주듯 세계 여러 나라의 불교조각들을 함께 전시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국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문화에 따라 불교 조각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보는 새로운 재미이다.


간다라와 마투라의 불상 

▲간다라와 마투라의 불상 ⓒ김민제


인도의 불교조각품들도 같은 국가 안이지만 지방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위 사진 속의 두 불상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간 지대인 간다라 지방의 불상과 마투라 지방의 불상이 함께 전시되어있다. 유럽과 가까운 지역, 간다라의 불상은 위치의 영향으로 불상의 표현 방식이 인체 비율 등의 면에서 헬레니즘의 표현 방식을 닮아있다. 또 추운 기후로 인해 어깨를 다 감싸는 통견의 방식을 취했으나 마투라 지방의 불상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편견을 하고 있다. 여기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모습은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는 인도의 문화적 특성을 보여준다.


관음보살 

▲관음보살 ⓒ김민제


불상을 들여다보는 관람객들

▲불상을 들여다보는 관람객들 ⓒ김민제


중국의 불교 조각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는 중국에 불교가 전해진 후 한대 이래로 중국에서 나타난 불상 제작의 흐름을 보여준다. 인도 불상의 모습과 닮은 듯 다른 중국의 불상을 통해 중국이 어떻게 그들의 불교문화를 발전시켜왔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한국의 불교 조각들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불교 조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 민족이 불상과 얼마나 가까웠는지, 우리 민족에게 불상이 어떤 존재였는지 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 일본의 불상들과 한국의 불상들을 비교함으로써 각 나라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까지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미소, 반가사유상


국보 78호, 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국보 78호, 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김민제


반가사유상은 반가부좌로 앉아 한 손을 오른 쪽 뺨에 대고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듯한 모습의 도상이다. 실존에 대하여 사유하는 인물을 묘사하던 인도의 전통에서 출발해 중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널리 제작된 반가사유상은 한국인들에게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보살상들 중 반가사유상의 비중이 유독 높은 것을 보면 한국인들이 반가사유상에 대해 가졌던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김민제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김민제


이번 전시에서는 추정 높이가 3미터나 되는 석조 반가사유상부터 국보 78호와 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까지 여러 반가사유상들을 감상할 수 있다. 2004년 이후 11년 만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은 온화하면서도 고요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압도했다. 관람객들은 반가사유상의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들여다보며 감탄했다.    


이번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의 양희정 학예 연구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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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양희정 학예사와의 인터뷰


Q.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 전시 및 기획의도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90년과 2008년에 개최한 <삼국시대 불교조각>과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이 특정 시대의 한국 불교조각을 망라하여 보여주는 전시라면, 이번 특별전은 불상을 만든 인도, 중국, 베트남, 일본과의 교류 관계 속에서 한국 불교조각의 전통을 조명해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불교조각대전-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전시는 불상이 창안되는 순간에 주목하여 불상을 특징짓는 요소들에 부여된 의미를 다시 새겨보고, 형상과 그에 내포된 상징이 시기별로, 국가별·지역별로 어떻게 수용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불상 제작 전통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자 기획했습니다.

Q. 일본, 중국, 인도, 한국의 불교조각들을 함께 전시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렇게 같이 볼 때 관람객들이 얻을 수 있는 재미가 있을까요?

흔히 그 나라의 조각에는 그 나라 사람들의 얼굴이 반영된다고 말씀들을 많이 하지만,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불상은 각 지역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간다라 지역은 일찍부터 지중해 세계와 접촉이 많았기 때문에 로마 조각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완벽한 육체 표현을 통해 이상적인 인물을 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같은 인도라도 더 본토라고 할 수 있는 마투라에서는 부처가 성취한 정신적인 경지가 불상의 형태에 반영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모습이 실제 우리의 인체와는 동떨어지더라도 “몸이 사자와 같아야 한다”라든지 “발바닥에는 바퀴 무늬가 있어야 한다”라고 하는 비유적인 구절들을 지키는 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마투라에서는 간다라보다 약간 추상적인 조각들이 만들어졌는데요. 중국에 불교가 전해지면서 이 조각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인도의 불상을 보면서 ‘따라 만들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겉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지는 않았습니다. 불상은 섬기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 지역 사람들이 익숙하다 여기는 이상적인 모습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얼굴 모양, 부처가 입는 옷 등이 지역의 전통에 맞게 바뀌게 됩니다. 이런 변형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일어나는 것이어서 각 나라의 조각을 쭉 살펴보면 분명히 구별되는 특징들이 있는데요. 그 차이를 짚어내는 것도 이 전시의 재미가 될 것이라 봅니다.


Q. 이번 전시에서 반가 사유상이 큰 비중으로 전시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쪽 다리를 내리고 다른 다리를 무릎 위에 올린 반가半跏 자세와 한쪽 손을 뺨에 대고 생각에 잠긴 사유思惟 자세를 결합시킨 것은 간다라 지역의 창안이었습니다. 간다라에서는 이 자세를 특정한 존상에 한정하지 않고 싯다르타 태자를 비롯해 마왕과 다양한 보살들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는데요. 중국에서 5, 6세기에 반가사유상이 다수 제작되었을 때도 동시기의 보살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반가사유의 도상을 중요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반가사유상이 조성된 6세기 후반부터 7세기 사이의 다른 보살상에 비해 조형성과 크기 면에서 월등할 뿐만 아니라 한 사원의 주존으로 모실 만큼 신앙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바로 이 같은 수준에 이른 상들이 일본에 전해져, 일본에서도 7, 8세기에 집중적으로 반가사유상이 조성된다는 점은 한국 반가사유상의 의미를 더합니다.


Q. 불교 조각이 가지는 종교적인 의미 외에도, 예술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불교가 아니었더라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조각 전통이라고 할 만한 것이 과연 달리 어떤 것이 있었을까에 생각이 미치면서 불교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미술의 발전에 엄청난 자극이 되었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문명권인 인더스 문명과 중국 문명이 불교를 통해 서로 연결되면서 아시아를 관통하는 문화적인 축이 되었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강조하고 싶습니다.

 

 

불교가 자리한 어느 곳에서든 찾아볼 수 있는 불상은 그만큼 다채로운 모습을 뽐내며 불교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닮은 듯 달라 보이는 불교 조각품들을 보며 당시의 문화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 또한 전시를 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김민제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rlaalswpl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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