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네 책방들
게시일
2014.09.24.
조회수
8249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김소영
서을의 동네 책방 가을에는 카페말고 서점으로

ⓒ손정민 

 

 

독서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사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란 것은 뻔하고 진부한 말이다. 그러나 뻔하다는 것은 그만큼 반복되어 온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을은 책을 멀리 하던 사람마저도 문득 책 한 권 집어 들고 싶어지는 묘한 계절이다. 그렇다면 이번 가을, 어김없이 돌아온 독서 욕구를 뻔하지 않고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갈증을 느꼈다면, 베스트셀러가 즐비한 대형 서점 대신 개성 있는 동네 책방을 찾아가 볼 것을 추천한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지역의 멋을 더하고 있는 특별한 책방들이 독서의 달을 한껏 즐겁게 할 것이다.

 

 

 

문화예술의 거리, 대학로

▲ 문화예술의 거리, 대학로 ⓒ손정민 

 

 

연극 예술의 중심, 문화의 동네, 대학로 북+스테이지

‘문화예술 거리’로 지정된 대학로는 극장, 아트센터, 미술관으로 가득하다. 특히 ‘연극의 메카’로 불리는 만큼 하루에도 수많은 공연 무대의 조명이 켜지는 이곳. 바로 여기에 꼭 어울리는 책방이 있다. 대학로 예술극장 1층에 자리한 ‘북+스테이지다’다.

 

 

공연예술서점 북+스테이지

▲ 공연예술서점 북+스테이지 ⓒ손정민

 

 다양한 예술서, 인문서가 있다

▲ 다양한 예술서, 인문서가 있다 ⓒ손정민

 

 

한국공연예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북+스테이지는 대학로 유일한 공연예술서점으로 공연예술, 연극, 무용, 인문학 서적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작지만 감각적으로 꾸며진 공간에 공연예술 관련 서적이 밀도 있게 들어차 있어 마치 이곳도 하나의 소극장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스테이지’의 이름에 걸맞은 책들은 물론, 예술 전반이나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눈길이 닿는 족족 펼쳐보고 싶은 책들도 가득하다.


 

책 전시

▲ 책 전시 ⓒ손정민

 

 

큐레이터들이 의견을 모아 예술 분야별로 책을 선정한 북큐레이팅 공간도 작지만 알찬 코너이다. 대학로에 공연보러 가는 날, ‘북+스테이지’에서 희곡에 관한 책 한 권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스러운 멋의 서촌 골목

▲  자연스러운 멋의 서촌 골목 ⓒ손정민

 

 

아름답고 고즈넉한 서쪽 마을, 서촌 대오서점 & 가가린 & 길담서원

경복궁 서쪽에 통인시장과 함께 위치한 서촌은 북촌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북촌처럼 정갈하게 다듬어지기보단 얼기설기 사람 흔적이 묻은 한옥들이 근현대에 시간이 머무른 듯한 착각을 준다. 이곳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동네 주민들에게 길을 묻는 것이 자연스럽다. 소소한 공간들로 꾸며진 곳이 많아 느릿느릿 걸어야 하나 둘 눈에 들어오는 곳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의 자그마한 공방들, 가게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잡화점들, 개성 있는 미술 갤러리들은 자세히 볼수록 예쁘고 오래 볼수록 사랑스럽다.


 

서촌의 명물, 대오서점

▲ 서촌의 명물, 대오서점 ⓒ손정민

 

1951년,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할아버지께서 자신과 부인의 이름의 중간자를 따서 만든 ‘대오서점’은 63년의 추억을 품은 한옥에 헌책들이 모여있는 그야말로 ‘서촌’, 그 자체인 곳이다. 아쉽게도 현재 헌책의 매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신 할머니께서 ‘서점’의 추억을 보존한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대오서점의 내부

▲ 대오서점의 내부 ⓒ손정민


살 수는 없지만 읽어볼 수 있는 오래된 교과서, 만화책 등의 헌책들을 어린 아이들이 신기하게 펼쳐보고 있는 모습이 진풍경이다. 음료와 함께 나오는 달고나를 먹으며 누래진 만화책을 툇마루에 앉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온 듯한 착각이 든다. 물론, 서촌스러우면서도 ‘책을 살 수 있는’ 서점들도 있다.


 

갤러리 같은 서점, 가가린

▲ 갤러리 같은 서점, 가가린 ⓒ손정민


정원과 사람 온기가 돋보이는 서점, 길담서원

▲ 정원과 사람 온기가 돋보이는 서점, 길담서원 ⓒ길담서원

 

 

마치 서촌의 여러 갤러리 중 하나 같은 책방, ‘가가린’은 자그마한 공간에 소규모 전시회와 독립출판물, 중고서적을 함께 팔고 있고 ‘길담서원’은 서점을 넘어서 서원(조선 시대에 선비들이 학문을 강론하던 곳)이 되고자 공부모임, 작가와의 대화,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인문학 서적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서촌의 매력을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책방들에 들려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사람 냄새와 멋스러움을 느껴보자.  

 

 

헬로 인디 북스가 자리한 골목

 ▲ 헬로 인디 북스가 자리한 골목 ⓒ손정민

 

   

인디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예술 공간, 홍대 헬로 인디북스 & 책방 피노키오

홍대의 중심 상권이 대규모 자본에 자리를 빼앗겼다는 비탄의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디 문화는 홍대 구석구석은 물론 홍대 주변으로 자리를 넓혀가며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요즘은 메인 거리보다 좁은 골목과 한적한 주변 동네가 더 ‘홍대스럽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바로 이 서점들이 그 현상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다. 

 

번화한 중심 도로를 살짝 벗어나 골목으로 올라서면 자그맣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헬로 인디북스’와 연남동에 톡톡 튀는 색깔을 더하고 있는 ‘책방 피노키오’. ‘헬로 인디북스’는 이름에 걸맞게 말 그대로 인디(‘independence, 독립’을 축약한 말) 서적이 가득한 책방이다. ‘헬로 인디북스’의 대표인 이보람 씨에게 인디 북스가 무엇인지 물었다. 


 

작가의 개성이 담긴 독립출판물

 ▲ 작가의 개성이 담긴 독립출판물 ⓒ손정민


 

Q. ‘인디 북스’가 무엇인가요?

기성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처음부터 개인이 기획, 제작, 유통까지 혼자서 혹은 2~3인 소규모가 함께 만드는 독립 출판물을 뜻해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평범한 일상을 엮어내기도 하고, 남다른 개성으로 기존 서적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해요. 많이 팔기 위해서라기보단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드는 책이에요.


 

 

‘헬로 인디북스’의 내부

▲ ‘헬로 인디북스’의 내부 ⓒ손정민

 

3평 남짓한 ‘헬로 인디북스’는 서점이라기보다 예술가의 작업실처럼 작고 아늑하여 들어서는 순간 사방에 개성 있는 독립출판물과 독특한 오브제들로 둘러싸이게 된다. 이 아늑한 장소에서 책방 주인 이보람 씨 그리고 종종 마주할 수 있는 독립출판물 제작자와의 소통은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책의 매매 행위보다도 이 책방을 가득 채운 소통 문화와 아기자기한 전시를 보면 마치 이 책방 자체가 하나의 인디 서적 같은 느낌이 난다. 


 

연남동 골목의 매력적인 분위기

▲ 연남동 골목의 매력적인 분위기 ⓒ손정민

 

 

홍대의 중심 상권에서 좀 더 걸으면 나타나는 연남동에는 이국적인 음식점과 개성 있는 상점들이 조용한 골목을 따라 이어져 있다. 홍대를 인기 있게 만든 개성 있는 인디문화가 번화가를 피해 이곳에 자리 잡은 느낌이다. 바로 이 연남동 골목에 노란색과 파란색의 선명한 색감이 돋보이는 ‘책방 피노키오’가 위치해 있다.


 

책방 피노키오의 외관

▲ 책방 피노키오의 외관 ⓒ손정민

 

 

이곳의 서적은 모두 그림책들이다. ‘그림책이 가득한 친근한 동네 책방’이고 싶다는 ‘책방 피노키오’는 여러 그림 작가들이 즐겨 찾는 그림 같은 공간이다. 미술의 중심 홍대 지역에서 마음에 드는 아트북을 고르고 싶다면 ‘책방 피노키오’에 들려보자. 노오란 색감과 아름다운 그림들 덕분에 절로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책방 피노키오의 내부

▲ 책방 피노키오의 내부 ⓒ손정민

 

 

지금까지 언급된 책방들은 단순히 서점으로서의 기능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 공간에 가깝다. 마치 책을 무대로 올린 소극장이나, 사람의 온정을 고즈넉하게 간직한 추억의 집, 예술가의 아뜰리에 같기도 한 이 매력적인 서점들은 각각 그 지역들의 명물이라 할 수 있다. 대학로, 서촌, 홍대라는 지역역시 서점을 들리는 김에 함께 즐길 만한 예쁜 가게와 식당들이 가득하니 독서를 테마로 서울을 여행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가을은 이 아름다운 동네가 선사하는 분위기와 함께 내 개성을 꼭 닮은 책들을 읽어보자. 더 이상 고리타분한 책 읽기가 아닌, 나만의 추억이 가득 담긴 독서가 시작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손정민 대학생기자 연세대학교 철학과 clazzimi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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