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의 가능성 ‘넛잡’, 그 정체를 파헤치다!
게시일
2014.02.10.
조회수
7059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김연주

 

국산 애니메이션의 가능성 ‘넛잡’, 그 정체를 파헤치다!

 

추운 겨울, 땅콩을 찾아 떠난 귀여운 다람쥐와 동물친구들의 모험이 북미를 춤추게 했다. 지난달 북미 지역 3,000개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3주 만에 가뿐히 손익분기점을 넘긴 애니메이션 ‘넛잡: 땅콩도둑들(The Nut Job)’. 마치 눈앞에 있는 듯한 실감나는 기술력이 돋보이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교훈이 담긴 재기발랄한 이야기, 게다가 엔딩크레딧엔 익숙한 얼굴의 말춤까지(!) 어우러진 이 애니메이션의 국적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넛잡’은 201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 애니메이션 본편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순제작비 450억 원이 투입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캐나다, 미국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흥행 수익 5000만 불을 돌파하고 지난달 29일 부터는 국내에도 개봉하여 선전하고 있는데. 장르를 넘어서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우리 기술을 세계시장에 확실히 각인하고 있는 이 놀라운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로버를 찾아가 물어보았다. ‘넛잡,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넛잡 포스터 - 이 동네 땅콩은 우리가 접수한다! 넛잡 땅콩도둑들 1월29일, 가장 고소한 새해 선물이 온다!

▲ 넛잡 포스터 ⓒ레드로버

감독 피터 레페니오티스

개봉 2014년 1월 29일 / 전체 관람가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가족

홈페이지 http://nutjob.kr/

 

줄거리

평화로운 리버티 공원의 식량창고인 떡갈나무를 홀랑 태워먹은 사고뭉치 다람쥐 설리. 공원에서 쫓겨나 위험천만한 도시를 떠돌던 ‘설리’와 그의 절친 ‘버디’ 앞에 천국이 짠~하고 나타났으니 그곳은 바로 땅.콩.가.게!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에서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은 무사히 땅콩털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넛잡, 너 도대체 정체가 뭐니?’

레드로버에게 직접 듣는 넛잡 그리고 한국 애니메이션 이야기

 

래드로바 김한철 부사장

▲ 레드로버 김한철 부사장 ⓒ이유지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 독자들에게 레드로버를 소개해주신다면?

지금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3D관련 하드웨어 회사로 출발했어요. 3D 모니터와 3D 촬영 리그 등을 개발해서 3D시장에서 주목받는 회사로 성장했고 지금은 3D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상 촬영, 홍보영상물 제작, 전시·홍보·체험관 등의 특화된 영상관들을 직접 만들어서 납품하는 종합적인 회사로 발전했죠. 저희가 만든 3D모니터는 전문가들이 가장 쓰기 좋은, 오랫동안 써도 눈에 피로가 덜한 모니터로 각광을 받았어요.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후반작업도 우리 3D모니터로 했죠. 그만큼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3D모니터예요. 넛잡 이전에는 ‘볼초와 블립’이라고 최초의 TV시리즈 3D물을 티비에서 방송했고 ‘비트파티’도 방송이 됐어요. 앞으로도 여러 작품들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 왜 애니메이션을 다루게 되었는지?

3D애니메이션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늘 3D관련 일을 하면서 ‘우리도 자체 영상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활약을 하면서 3D가 관심을 받게 됐죠. 이때 지금은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공동제작을 하고 있는 캐나다 툰박스의 앤디 나이트 감독(미녀와 야수2 감독)이 ‘3D 콘텐츠를 하고 싶은데 어디가 3D기술이 뛰어날까’를 찾다가 우리 회사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같이 일을 시작한 게 ‘볼초와 불립’이에요. 그러다 도중에 그 분이 뇌졸중으로 돌아가시게 돼서 일이 어려움을 겪게 되죠. 이대로 사장시킬 수는 없어서 다시 캐나다와 같이 개발하게 됐는데 우연한 기회에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도 합류하게 됐고 운 좋게 연결이 된 거예요. ‘2D콘텐츠 비용을 들이면 우리는 3D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우리는 3D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죠.

 

레드로버가 제작한 여러 애니메이션들

▲ 레드로버가 제작한 여러 애니메이션들 ⓒ이유지

 

 

넛잡 홍보물 ‘레드로버 사무실 로비에는 땅콩

▲ 넛잡 홍보물 ‘레드로버 사무실 로비에는 땅콩이 있다’ ⓒ이유지

 

 

- ‘넛잡’은 어떤 영화이고 어떤 계기로 제작하게 되었는지?

넛잡은 4년 전 미국의 전시회에 다녀오던 회사의 하회진 대표가 이탈리아 잡지에서 동물과 사람이 소통이 안돼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룬 것을 보고 ‘우리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고 처음엔 막연하게 스케치를 하고 기획을 하다 시작됐어요. 그 당시에는 국내 소재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다 싶었고, 넛잡은 처음부터 할리우드를 타깃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라따뚜이로 명성을 얻은 론 카메론 감독에게 집필을 맡기게 되었죠. 다람쥐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 식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설리가 사고로 식량을 태우고 무리에서 추방되어 도시로 나오게 되는데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시작되죠. 그러다 어느 지하 창고에서 땅콩 자루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게 사실 은행 갱들이 돈가방으로 위장하기 위한 땅콩자루였던 거예요. 은행 갱들과 다람쥐들 사이에 소통이 안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론 카메론 감독과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 그리고 워너브라더스 내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받으면서 넛잡의 기틀을 마련했어요.


- 미국, 캐나다와 합작을 했는데 각기 어떤 부분들을 분담했는지?

레드로버가 처음부터 기획해서 진행했지만 워낙 글로벌 타겟이다보니 색감이라든가 모델링 등을 외국감성에 맞춰서 하기에는 한국에서는 어려웠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극복이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부분의 극복이 어려우니 그쪽 문화와 관련된 부분들은 도움을 받은 거죠. 우리는 3D 깊이감에 관련된 강점을 가지고 있고 그 쪽은 컬러와 모델링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잘 서로 접목시켰어요. 덕분에 헐리우드풍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다는 평이 나오는데, 국내에서는 조금 이질감을 느끼실 수도 있어요. 애초부터 타깃이 글로벌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런 문화적인 차이들을 극복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넛잡 스틸 컷

▲ 넛잡 스틸 컷 ⓒ레드로버

 

 

- 글로벌 타깃으로 제작되어서 그런지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없는데 국산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 의문을 갖는 관객들도 있는데?

일단 넛잡에 대한 모든 권한은 레드로버 것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론 카메론 감독을 우리가 집필하도록 고용했다는 거죠. 마당을 나온 암탉을 할리우드에 개봉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우리 것만을 가지고 진출하기에는 아직 문화적인 차이 극복이 어려워요.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반 이상은 갔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맹목적으로 한국적인 것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점점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한류 문화도 확산되고 있고 우리의 고유문화 소재들도 서서히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거예요. 앤디 나이트 감독이 우리의 3D기술을 보고 찾아왔듯 어떤 코드가 맞아야해요. 확실한 건 넛잡은 우리 기술과 기획력,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한국 작품입니다.


- 순 제작비가 450억 원인데 어마어마하네요.

할리우드에서는 패밀리무비에 평균적으로 8000만 불 정도를 들여요. 하지만 지금 450억(4000만 불)도 한국에서 자금조달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꿈의 제작비죠. 처음에는 펀드를 어떻게 만들어서 운영하는가가 중요한데 저희가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운도 좋았어요. 지금 저희 창업투자사들 중에 KT캐피탈, 보광창투, 한화 등이 저희 습작을 보고 '한번 해보자'해서 투자를 하게 됐고 그 이후로 정부에서도 도움을 받고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에서도 지원을 받았죠. 할리우드에서는 홍보마케팅(P&A) 비용이 제작비만큼 들어가요. 북미에서 3427개라는 스크린 수를 가지고 개봉을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그렇게 큰 극장을 걸고 개봉한 게 없고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홍보비용이 많이 들어가죠. 3000만 불이었는데 제작비 수준에 버금갔어요. 그것도 오픈로드 배급사가 프로젝트가 좋고 전망 있다고 봐주셔서 2000만 불을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대신 레드로버에서도 1000만 불을 대라고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사실 그것도 큰돈인데 운 좋게도 정부기관에서 이런 내용을 알고 적절한 시기에 도움을 주셨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돈을 대고 동등한 계약조건을 끌고 갈 수 있었죠.


- 제작시 특히 신경 쓴 부분이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애니메이션이지만 중요한 것은 전 연령층 가족 영화라는 거예요. 유치원생부터 할아버지까지 같이 볼 수 있는데, 이 말은 어린이용만은 아니라는 거죠. 아직 어린 아이들이 볼 때는 대사가 많고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모든 연령이 볼 수 있는 영화면서 영웅도 다루고 다람쥐가 자기들의 세계에서 강자에게 굴욕을 당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정당하게 맞서고 결국 성취해내고 그것에 대해서도 교만하지 않고 또 털어내고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줘요.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배울 수 있고 어른들과 같이 볼 수 있죠.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보시면 조금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넛잡에 등장하는 싸이

▲ 넛잡에 등장하는 싸이 ⓒ이유지

 

 

‘이런 융합이 창조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애니메이션과 한류의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는 김한철 부사장

▲ 애니메이션과 한류의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는 김한철 부사장 ⓒ이유지

 

 

- 엔딩크레딧에 강남스타일과 싸이가 등장하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나?

혹자는 ‘뜬금없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글로벌 애니메이션과 케이팝, 한류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생각이었어요. 글로벌 애니메이션에 한국의 스타가 합류해서 서로 홍보가 되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싸이의 세계적인 음악이 삽입되고 엔딩크레딧에 우리의 캐릭터와 싸이가 한바탕 신나게 노는 장면이 들어가죠. 이런 융합이 창조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돼요. 오히려 해외 분들이 국내 분들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를 더 좋아하는데 해외개봉하고나서 영화가 끝나면 사람들이 나가지 않고 같이 춤을 췄다고 해요. 재밌다는 평이 많고요.


- 다른 3D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3D애니메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게 ‘휴먼 팩터’인데 오랫동안 보면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고 깊이감에 따라 피로가 생길 수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3D에 대한 강점으로 깊이감에 따른 거부감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안경을 쓰고 영화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본 것 같은, 즉 실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자연스러운 실감. 영화를 보시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문화적인 면과 소통에 있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할리우드 방식과의 차이가 있어서 제작과정에서 많이 힘들었죠. 우리 직원들이 가서 그쪽의 감독과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문화적인 차이가 좀 있었어요.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들이 이 결국엔 작품 안에 녹아들어갔던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분은 노력과 시간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팀 내의 문화적 차이와 표현하고자하는 내용 방향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가장 힘들었죠.


- 제작기간이 4년인데 어떤 시간이었는지?

레드로버는 다섯 가지 부문을 가지고 있는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3D영상촬영홍보팀, 전시문화, 애니메이션 파트가 잘 조화를 이루고 돌아가줘야해요. 4년 동안 이 큰 프로젝트를 포함해서 다른 부분도 잘 진행해줬는데, 넛잡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120명 정도의 전 직원들이 ‘몰두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기자분이 웃으시더라고요. 우리가 지금 할리우드에 시사하고 개봉하는 게 십 수 년 전에 박찬호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시험대에 올라있을 때 그 느낌인 것 같다고. 그 선수가 잘해서 다른 선수들이 우뚝 설 수 있게 기반을 닦아놓았는데, 지금 레드로버가 우리 작품으로만 끝내는 게 아니라 다른 많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었으면 해요.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 운이 좋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이후 회사들은 조금 더 쉬운 방법으로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현재 북미에서 개봉한 상태인데 북미의 반응과 소감?

‘서프라이즈다’라는 반응이 큰데, 특히 배급사에서는 스스로도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비용을 들여서 한 프로젝트긴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좋은 스코어를 내서 놀랐다고. 배급한 영화 중에서도 최고 스코어를 내고 있는 것 같고. 평가가 여러 가지로 갈리지만 전 연령층이 보기에 편안하고 좋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고 엔딩크레딧의 강남스타일이 재미를 더해줬다는 반응이에요.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한철 부사장

 

- 우리나라 3D 애니메이션 산업의 비전에 대해서?

3D산업이 어쩌면 패션의 유행처럼 어떤 사이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도 용가리라는 영화를 봤었고. 2004년도에 아바타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3D가 산업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죠. 3D가 건설, 바이오, 설계 등에 융합이 되기 시작한 거예요. 반도체 검사장비에도 3D가 들어가고 항공우주와 지리정보 쪽에도 3D가 융합되었죠. 문화뿐만이 아니라 산업에도 접목이 된 건데, 계속해서 더 많은 융합의 효과가 나와야하지만 사실 지금은 문화 관련해서는 좀 주춤하고 있어요.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 콘텐츠도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콘텐츠가 하드웨어보다 어떻게 보면 적다는 거죠. 사실 이런 부분들이 맞춰져야 같이 성장할 수 있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 문체부가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위해 중점을 뒀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 우리 정부에서 벤처 열풍을 일으키며 많은 투자를 했는데 어떻게 보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때 벤처기업 육성 활성화를 통해서 우리가 IT강국이 될 수 있었다고 봐요. 그 과정이 헛되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거죠. 그런 지속적인 투자가 기틀, 발판이 되었기 때문에 아이티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산업인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봐요. 100을 투자해서 100을 뽑아야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100을 투자해서 지금은 10을 뽑았지만 이것이 녹아들어 향후에 1000을 뽑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는 시각이 필요해요.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같은 경우만 봐도 지금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익을 얻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런 자금 운영을 전혀 관계없는 곳에 맡겨서 운영 하게 한다면 투자대비 효율이 적겠죠. 지금도 많이 해주고 있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정부가 이런 지원 사업을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 애니메이션과 창조경제?

사실 애니메이션이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산업이고 보이지 않는 굴뚝으로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해요. 창조라는 것은 기획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거죠. 애니메이션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 기본은 스토리텔링이에요. 이야깃거리죠. 그림만 잘 그리고, 색감만 잘 입히고, 3D입체효과만 잘 내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흥미진진한 소재가 있어야죠. 기획창작에 대한 기초가 중점적으로 양성되고 꾸준히 지원되어야 창조경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봐요. 기술적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어느 정도 되거든요. 이제까진 일본 애니메이션의 하청을 받아서 열심히 그림만 그려왔는데 그것이 축적되어서 지금은 우리가 기획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죠. 이제는 한국 애니메이션을 조금 인지하는 정도인데,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건 아니고 이제 대열에 끼어들어간 정도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창작의 기본적인 것에 더 중점을 두면 언젠가는 드림웍스나 픽사를 뛰어넘을 더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한데.

후속 작 ‘넛잡2’가 기획단계에 들어갔고요. 손오공을 주제로 한 ‘스파크’라는 작품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고, TV시리즈로는 ‘버블 버블 마린’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조금 간격이 있을 순 있지만 이렇게 계속 진행이 될 겁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완전히 자리매김을 하고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들도 우리가 가지고 들어와서 작업할 수 있는 역량까지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죠.


- 한국 개봉에 드는 생각, 바라는 점이 있다면?

미국 개봉하기 전에도 ‘과연 반응이 어떨까’하고 시험보고 난 후의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처럼 두근두근했는데, 한국 개봉 앞두고도 그런 마음이 들어요. 문체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있고 이미 영화는 만들어져있기 때문에 프로모션이 중요할 것 같아요. 홍보 마케팅에 넛잡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전달해서 ‘레드로버가 허풍이 아니었구나, 애니메이션이 교훈도 있고 주인공도 멋있네’하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에 대해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애니메이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이루고자하는 것보다 더 크게 이룰 수 있고, 목표가 설사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레드로버. 이야기 내내 그들의 진심어린 열정이 느껴졌다. ‘넛잡’은 한국 애니메이션, 3D 기술, 열린 협업과 한류 콘텐츠 융합 등의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현재 결과를 넘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창작자들의 이런 끊임없는 도전과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 창작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만나 시너지가 일어난다면? 세계무대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뚝 선 모습도 머지않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문화체육관광부 이유지 대학생기자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 sdyou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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