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중앙일보 서울하프마라톤대회 축사
연설일
2000.11.19.
게시일
2000.11.19.
담당부서
문화관광부()
담당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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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계절 , 이곳 잠실주경기장에서 제2회 중앙일보 서울
하프마라톤대회가 여느 대회보다 큰 규모로 열리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올해로 두 번째가 되는 서울하프마라톤대회는 참가인원만 1만 6천명이 넘는, 말 그대로 시민들의 마라톤 대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최초로 중국과 일본의 우수 선수들이 대거 참여하여 패기 넘치는 경기를 펼치게 됨으로써, 한·중·일 3국간의 스포츠 교류 증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마라톤 같은 장거리 달리기의 미덕은 그런 실제적인 이익보다 오히려 우리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짧고 굵게 살고싶어 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설 수가 없습니다.
재능과 소질만 믿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힘든 일은 남에게 맡기고 쉽게만 살려는 사람도 마라톤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자기 대신 마라톤을 뛰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마라톤 주자로 나섭니다.

마라톤에서는 고통도, 희열도, 성취감도 오로지 자신만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라톤은 우리 인생과 비슷합니다.

불과 2년 전에 겪었던 IMF의 고통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 그 어려움을 이겨 내면서 우리는 끈기와 인내심과 절제를 배웠고, 실패와 좌절감과 굴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알았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우리를 힘들게 하고 절망스럽게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한번 마라톤의 정신으로 이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마라톤에 도전해 풀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듯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자세와 인생을 사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잡아 나갈 것입니다.

서울하프마라톤대회 참가자 여러분!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발휘해 주시고, 오늘 이 시간을 소중한 우정을 꽃피우는 아름다운 기회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가족이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면서 함께 뛰는 이 자리를 통해, 세상이 나를 향해 던져 놓은 장애물도 나 혼자만 힘겹게 뛰어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셔도 좋겠습니다.

서울하프마라톤대회를 위해 애쓰신 중앙일보사와 대한육상연맹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