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의 내 인생의 책] ⑤ 아리랑 - 조정래
매체
경향신문
기고일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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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최선옥
붙임파일
[박양우의 내 인생의 책] 아리랑 - 조정래


영화 김복동을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죄책감과 답답함에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다.


일제의 만행을 이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김복동 할머니는 그 오랜 치욕의 시간을 견뎌냈다. 위안부 피해자로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김복동 할머니의 외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은 을사늑약을 시작으로 외교권, 경제권, 치안권 등을 차례로 빼앗기면서 우리나라가 일본 식민지로 전락해가는 과정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증언한다. 작가는 친일파들이 의도적으로 차단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일제강점기가 굴복과 패배의 역사가 아니라 저항과 투쟁의 역사였음을 보여줌으로써 민족의 긍지와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한 것이다.


나라를 빼앗겼으면 되찾는 것이 제일 중한 일이 아니겠는가? 어떤 명분이나 실리도 이 말 앞에서는 힘을 잃을 것이다. 이 소설은 친일을 군사력과 경제력의 절대적 열세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 합리화하고 지워버리려는 세력에 대한 논리적인 반박이다.


강도가 집 안에 들었으면 식구들이 총력을 다해 강도를 몰아내고 물리치려고 일어나는 것이 도리인가, 아니면 강도가 힘이 세니 미리부터 겁먹고 주저앉아 당하기만 하는 것이 도리인가. (중략) 힘의 강약을 따지기 전에 싸워야 할 때 싸우는 것이 바른 사람의 도리네.


일본의 경제 침략이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일제강점기의 실체를 정확하게 보고 꺾이지 않는 민중의 생명력을 되돌아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일본에 대한 경제적 종속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종속을 떨쳐내고 민족의 정의와 양심을 회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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