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자니 아까웠던 캠핑용품·공구 세트,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줘요

매체명 : 조선일보 보도일 : 2015.03.10
링크주소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3/09/2015030901353.html
◇도서관에서 캠핑용품, 공구 빌린다고?

지난해 5월 기자는 그늘막 텐트와 캠핑 의자 4개, 테이블 등 캠핑에 필요한 장비들을 샀다. "주말마다 나가리라" 호언했다. 딱 한 번, 한강 둔치에 나갔다. 캠핑 물품 가운데 어떤 것은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베란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쓰며 고이 잠들어 있다. 그 슬픈 진열을 보며 생각했었다. '어쩌다 한 번 쓸 것들, 어디서 빌려주기만 해도 안 샀을 텐데!' 하고 남 탓을 했다.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내놓을 생각은 눈곱만큼도 못했다.

지난달 중순, 강서구가 캠핑용품과 공구 등을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보물창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뿔싸, 무릎 한 번 치고 그 내용을 살펴봤다. 단순한 대여 서비스만은 아니었다. 주민이 자기가 가진 물품이나 공간, 재능 등을 한 번은 기증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식으로 최근 일고 있는 '공유경제' 원리에 기초한 서비스였다. 명절 쇠고 지난달 25일 뭘 거저 쓸 수 있나 눈에 불을 켜고 '강서구 보물창고'를 검색해 해당 사이트(bomulshare.gangseo. seoul.kr)에 접속했다. 홈페이지에는 빌려 쓸 수 있는 공유물품과 이용 방법, 주의 사항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 있었다. 공유물품은 공구, 캠핑용품, 도서, 공간, 재능, 의류 등에 한했다. 공구와 캠핑용품이 주를 이뤘다. 반가운 것들이 눈에 띄었다. 대형마트에 가면 늘 전동 드릴과 공구 세트 앞을 서성였다. 드릴로 거칠게 벽을 뚫는 내 모습을 그리며, '저걸 사, 말아' 고민하다 아내의 강력한 저지에 좌절했었다. 달아매는 그물 침대 해먹도 있었다. '와, 그 때 안 사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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