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생사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_ 골목길과 예술의 만남
게시일
2019.09.03.
조회수
1863
담당부서
대변인(044-203-2053)
담당자
정수림

문화재생사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골목길과 예술의 만남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문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문구 Ⓒ조재형]


교통의 중심 대전역 10분 거리에 있는 정동 골목과 원동 골목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원동 골목이 왼쪽에는 정동 골목이 있는데, 정동 골목은 오래전부터 집창촌이 자리 잡고 있어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빈 공간이 많던 정동 골목은 예술가들의 공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고, 쓰레기로 가득하던 거리는 꽃과 사람들의 대화로 거리를 채우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해제 등의 성과로도 이어졌다.

원동 골목은 오래전부터 공업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둘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대전 사람들도 우범지대라는 인식 때문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의 노력 덕분이었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대전시 정동 골목

[▲대전시 정동 골목 Ⓒ조재형]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은 2016년도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 미술 프로젝트는 일상 공간에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예술을 통해 교류하고 서로의 삶의 이야기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문화재생 사업이다.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은 3년 동안 꾸준히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교류하면서 그 성과를 최근 기획재정부 시민 참여 과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서 우수과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은 커뮤니티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의 일상적인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를 서서히 좁히면서 주민들도 예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예술성을 발견하고,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자연스레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프로젝트는 야시장, 플리마켓 등을 열어서 예술가들은 작품을 선보이고 마을을 일반 관람객에게 더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폐자원을 활용한 작품


[▲폐자원을 활용한 작품 Ⓒ조재형]


 폐자원을 활용한 작품

 [▲ 폐자원을 활용한 작품 Ⓒ조재형]


원동 골목은 최근 폐자원을 활용하여 거리 곳곳을 예술품으로 채워가고 있다. 주차장에는 거대한 로봇을 만날 수 있고, 한반도를 그린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히 예술성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를 그린 작품 같은 경우는 밤이 되면 원동 골목을 비추는 빛으로 돌아온다.


 공업소 입구에 예술을 입히다

[ ▲공업소 입구에 예술을 입히다 Ⓒ조재형]


원동 골목에 밀집된 공업소는 특성상 실내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실내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거리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은 이러한 소통의 부재를 예술로 해결하였다. 공업소 입구에 그림을 그려서 안에서 어떠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공업소에서 일하신 분들과 굳이 소통하지 않아도 입구를 통해 소통의 길을 열어놓았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 변화 전

[▲마을 미술 프로젝트 변화 전 Ⓒ대전공공미술연구원]  

 

마을 미술 프로젝트 변화 후

 [▲마을 미술 프로젝트 변화 후 Ⓒ조재형]


마을 골목에서 만나는 작가


심유림 작가

[▲ 심유림 작가 Ⓒ조재형]

정동 골목에서 그린디자인공장소를 운영하고 있는 심유림 작가는 최근에 골목에 오게 된 신인 작가이다. 평소에 만드는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던 차에 상업 미술 전문가 과정을 배워서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심유림 작가는 혼자서 공방을 운영하는 경험을 처음이라서 애로사항도 많았지만 주변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서로 도우면서 함께 공방을 채워나갔다.


스칸디아 모스를 활용한 작품들

[▲스칸디아 모스를 활용한 작품들 Ⓒ조재형]


심유림 작가는 스칸디아 모스라고 하는 이끼를 활용하여 인테리어 소품을 만든다. 주민분들과 스칸디아 모스를 활용해서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취미인 사진 작업과 함께 자연물을 활용하여 여러 작품을 시도하고 있다. 일반인도 인테리어 소품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 초창기에는 주민들이 거부감을 많이 표현했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뿐만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대전공공미술연구원 황혜진 대표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이 사는 동네, 정동 골목"

황혜진 대표 인터뷰


황혜진 대표

[▲황혜진 대표 Ⓒ조재형]

Q. 마을 미술 프로젝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전공공미술연구원에서 진행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사람·공간·자원을 재생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과거에는 정동 골목 일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의욕이 매우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3년 동안 마을 미술 프로젝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표정·감정·삶의 태도 등의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공간의 재생은 죽어있던 공간을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해지면서 창작을 통해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의 재생을 통해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던 공간을 대전 시민, 외부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원의 재생은 원동 골목에서 보신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폐자재를 활용하여 작품들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Q.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은 없었나요?

마을 미술 프로젝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진행하기 위해 2016년도에 처음 정동 골목에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정동 골목의 주민들은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삶의 터전이 이어져 오던 이곳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때로는 강한 위협도 있었지만 주민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 나가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Q.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어느 날은 저희 아이들과 함께 무턱대고 정동 골목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이전에 거부감을 나타내신 주민들이 아이가 나타나자 대화를 먼저 걸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예쁘다고 하시면서 과자도 주시고, 용돈도 주셨습니다. 그분들에게 천 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어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들과 교감 이후에 정동 골목에 방문하게 되면 거부감보다는 대화를 먼저 해주시는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작년에는 거부감을 나타내신 한 여성분이 고소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민 한 분이 용기를 내서 저희들의 억울한 상황을 설명해주기 시작하자 또 다른 주민들도 나서기 시작하여 저희들의 고소는 취하가 되었습니다. 고소 사건 이후에 그전까지 없던 골목에서 대화 소리가 활기차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적극적으로 주민들이 작가들을 응원도 해주시지만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인상 깊은 변화 중의 하나입니다.

Q. 방문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매혈소 공간은 꼭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피를 뽑아서 돈을 버는 장소인 매혈소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현재 주민들에게 차를 대접하거나 빵도 시간이 되면 굽거나 급식 배식 등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주민들과 교감하는 장소로 쓰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피를 뽑으면서 영양분을 몸속에서 빼내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반대로 영양분을 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습니다.

 매혈소로 쓰여진 공간

[▲매혈소로 쓰여진 공간 Ⓒ조재형]


두 번째 장소는 정동 골목의 미술관이자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스페이스 휴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리마인드 웨딩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기쁘게 사진을 찍어드리고 싶어서 웨딩드레스를 준비하였습니다.

이곳을 더욱 소개 드리고 싶은 이유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 때문입니다. 정동 골목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보시고 찾아오신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저희들이 준비한 웨딩드레스를 보시고는 과거 어릴 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스페이스 휴 공간은 본래 죽은 사람의 관을 짜는 장소였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겁이 없으니 관에 들어가서 놀던 기억이 생생하시다고 하셨습니다. 의도한 것이 아닌데 죽음을 이야기하던 공간이 지금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웨딩드레스

[▲ 웨딩드레스 Ⓒ조재형]

Q. 프로젝트를 지속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으신가요?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지금까지 했던 노력들이 있다면 앞으로 어떠한 변화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미 정동 골목은 문화 골목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변화의 바람도 좋지만 지속이 되는 것이 더 큰 바람입니다. 저는 주민들이 여기서 계속 함께 젊은 예술가들과 교류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합니다.

이러한 목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생적으로 골목을 유지하고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그 목표의 첫 번째가 마을 통장입니다. 마을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10% 정도를 마을 통장으로 입금됩니다. 마을 통장에 모인 금액은 앞으로 골목에 자생적인 힘을 길러주는 뒷받침하는 데 쓰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 프로그램

[▲ 아이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 프로그램 Ⓒ조재형]


Q.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필요한 것은 행정적 지원입니다. 현재 정동 골목은 불법 건축물이 80% 정도이고, 기초 생활 수급자도 많습니다. 불법 건축물은 행정적 지원이 받기 어려운 상황이고, 주민들은 외부 협력체를 통해 경제적 소득을 드리고 싶어도 기초 생활 수급자이기 때문에 수익 발생에 제약이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작가들과 주민들은 행정적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행정적 지원에 대한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작가들은 스스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지원 사업이 있다면 먼저 알려주시면서 관심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편견은 한번 인식이 되면 바뀌는 것이 어렵습니다. 과거에 우범지대였던 이미지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오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시민들과 사회적인 편견이 없어진다면 더욱 활기찬 골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정동 골목도 사람이 사는 동네라는 것을 기억하고 찾아와 주셨으면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wogud2255@naver.com 동국대학교 국사학과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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