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단막극에 머물다’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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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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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희곡, 단막극에 머물다’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공식 포스터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공식 포스터Ⓒ한국연극연출가협회


만물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의 속성처럼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선정된 일곱 작가의 작품 또한 다채로움을 머금은 일곱 빛깔의 연극으로 탄생한다. 희곡 작가들의 작품이 단막극으로 새롭게 피어난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매년 봄 신춘문예 등단 작가들의 작품을 단막극으로 구상하여 관객을 맞이하는 연극 축제다. 어느덧 스물일곱 번째의 봄을 맞이하는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3월 23일 막을 올려 4월 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마주할 예정이다.

 

 

신춘문예 단막극전이 막을 올리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

신춘문예 단막극전이 막을 올리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일대 Ⓒ이다선

 

단막극전에서 선보이는 일곱 작품은 신문사와 극작가협회의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의 예리한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된 작품들은 연극 연출가를 만나 단막극으로 새롭게 구상되었다. 작품들은 첫 공연이 시작되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릴레이 공연으로 무대 위에 오른다.


‘새로움과 가능성 사이에 서서’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물음에 있어 연극은 희곡이 먼저라 한다. 그만큼 희곡은 연극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때 희곡은 다양한 가능성을 머금고 있는 알의 상태다. 알을 깨부수고 나와야 비로소 완전의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것처럼, 희곡 또한 연출의 손길을 만나 연극으로 나아가야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신춘문예 단막극전’에는 ‘새로움’이 있다. 이제 막 희곡 작가로 첫걸음을 내디딘 신진 작가들의 신선함과 창의성으로 가득 채워진 단막극전이다. 또한, 한 시간여 남짓의 공연 안에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하기에 기존의 장편 연극과는 다른 찰나의 감동과 웃음이 있다.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이 진행되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이 진행되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이다선

 

공연장(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프로그램 소개책과 ‘봄 작가, 겨울무대’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작은 상자도 마련되어 있다 

공연장(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프로그램 소개책과 ‘봄 작가, 겨울무대’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작은 상자도 마련되어 있다 Ⓒ이다선


신춘문예란 옷을 입은 단막극은 연극의 또 다른 가능성이기도 하다.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신진 극작가들이 처음으로 관객과 무대 위에서 만나고 소통하는 발표의 장이기 때문이다. 배우의 연기에 함께 울고 웃는 관객의 모습을 보면서 신진 작가는 관객과 소통을 하게 되고 단막에서 장막으로 나아가는 도움닫기를 할 수 있다. 나아가 올해를 기점으로 ‘봄 작가, 겨울 무대’가 그 맥을 다시 이어 나갈 예정이다.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지난 2008년 한국공연예술센터의 차세대 예술가 육성 및 발굴 사업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작가들의 작품이 단순한 등단과 새 출발의 알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이들의 신작을 토대로 신진 작가들에게 창작의 기회를 주며 유망 연극인들과 만남을 가능케 하여 완성된 작품을 만들고 기존의 연극 무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 목표다. 지난 몇 년간 중단되었던 ‘봄 작가, 겨울 무대’가 올해 재개되면서 이는 신춘문예 당선 작가들에게 단막극에서 장막극으로 넘어가는 가능성의 장으로 다가온다. 더욱 큰 가능성을 위하여 ‘제27회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새 시작과 신진 작가들의 무궁한 발전을 꿈꾸게 할 수 있는 도전과 실험의 장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지금, 여기 오늘의 이야기들’

 

이따금 문학은 시대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도 같다. 단막극전에서도 지금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다. 동시대 사회문제는 무엇이고, 생각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작품은 물음을 던지고, 연극적 표현을 통해서 관객에게 그 물음은 다가왔다. 극마다 담고 있는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외침은 오늘을 사는 동시대 관객들에게 자연스러운 공감을 유도한다. 극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울고 웃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21세기 판 ‘죄와 벌’을 다루는 <가난 포르노>

21세기 판 ‘죄와 벌’을 다루는 <가난 포르노>Ⓒ한국연극연출가협회


‘신춘문예 단막극전’에서 마주할 수 있는 올해의 주제어는 ‘가난’, ‘혼자’, ‘가족’이었다. 이미 만연한 사회의 고질병을 연극을 통해서 웃음과 공감으로 풀어나간다. 작품 중에서 <가난 포르노>, <비듬>, <춤추며 간다>는 보다 사실적으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우선 <가난 포르노>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제 막 새 출발을 시작하는 어느 가난한 신혼부부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자신들의 가난은 참을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고 외치지만, 자식들만큼은 가난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신혼부부의 다짐은 이웃집 할머니를 향한 불손한 마음을 먹게 만든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꿈마저도 사치가 되어버린 오늘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혼자가 나쁜 건 아니죠. 본인이 원했다면요” <비듬>中

“혼자가 나쁜 건 아니죠. 본인이 원했다면요” <비듬>中 Ⓒ한국연극연출가협회


바야흐로 홀로서기의 시대다. 혼밥과 혼술이 식생활의 대세가 되었으며, 혼자 사는 모습을 공개하는 방송이 연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치열한 세상이 싫어 스스로 등져버린 이가 있다. <비듬>은 주인공이 사람을 피해 1년간 칩거하던 주인공이 머리 가려움의 원인인 비듬을 제거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연극이다. 어떤 이야기를 내뱉어도 바람을 타고 사라지는 대나무 숲과도 같은 미용실에서 용식은 이제 막 결혼을 앞둔 하나에게 혼자여서 좋은 점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너무나도 다른 접점에 서 있는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관객들은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상적인 ‘혼자 있음’의 상태는 무엇이냐고.

 

 

엿 같은 인생, 춤추며 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춤추며 간다>

엿 같은 인생, 춤추며 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춤추며 간다>Ⓒ한국연극연출가협회


가족의 모양이 변하고 있다.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가 모호해질 만큼 해체가 빈번하게 이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급변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특정한 역할이 부여되던 과거에 비해 가족의 울타리는 보다 유연해지고 다양해졌다. <춤추며 간다>는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만의 안정이 있는 가족에 대한 작품이다. 엿장수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 어머니 사이 방황하고 있는 청춘의 표본인 딸. 저마다의 치열한 삶의 파도를 헤엄치고 집에 들어와서 겨우 휴식을 취하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잠시도 쉬는 걸 허락지 않는다. 여유도 희망도 없는 것만 같은 이들에게 지극히 가벼운 가장의 무게는 이들을 다시 웃게 만들고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단막극전, 희곡이 머무는 자리’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계속해서 세상을 향해 제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냄새가 나>와 <조용한 세상>같은 경우에서는 사회 속에 찌들어 있는 갑을관계와 무의식에 쌓인 현대인들의 분노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친절한 에이미 선생님의 하루>는 무너진 교육 현장과 그로 인해 등장하는 새로운 동료, 사제관계를 그린다. 가령 <마트료시카>같은 경우에서는 여행이란 소재를 통해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다각도로 비춰낸다. 신진 작가들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가들의 만남을 통해서 단막극은 가장 이상적인 단막극의 형태로 관객들을 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고,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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