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두가 영화 보는 날”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게시일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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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오늘은 모두가 영화 보는 날”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오늘은 모두가 영화 보는 날”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 

[ⓒ김정서]

 

어느 덧 천만 관객 동원 영화가 14편이 넘어가는 우리나라(2017.6.26. 영화진흥위원회 기준)는 어엿한 영화산업 강국이 됐다. 분명 영화가 ‘다수’에게 개방되고 있지만, 영화가 ‘모두’에게 제공되는가에 대해선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서울-지방, 비장애-장애의 분류에서 영화공급 소외계층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 영화의전당은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로 이 숙제에 답한다.

 

극장 영화 관람의 ‘장애’를 뛰어넘다 – 배리어프리 영화

 

시청각장애인들의 영화 관람권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배리어프리 영화’는 동작과 감정을 설명하는 음성해설과 효과음을 설명하는 문자해설을 동반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크게 두 종류의 형태 상영되는데, 특수 기기를 사용해 시청각장애가 있는 관객에게만 해설을 제공하는 ‘폐쇄형 배리어프리’와 일반 상영관에 배리어프리 영화를 영사해 비장애인 관객들에게도 해설 노출는 ‘개방형 배리어프리’가 바로 그것이다.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포스터 

[▲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포스터 ⓒ김정서]

 

2012년 한국에 처음으로 배리어프리 영화가 도입한 이래로, 여러 지자체와 영화관에서 산발적으로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나 정기 상영회로 정착된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 폐쇄형 배리어프리를 위한 기기가 구비되지 않은 우리나라는 개방형 배리어프리가 유일하지만, 관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장애인들은 해설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농아인협회는 최신 한국 영화의 해설을 제작 보급하고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관’을 지정해 배리어프리 영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영화의전당은 부산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유일한 영화관이다.

 

액션이 들리고 대사가 보이는 시간, 배리어프리로 접하는 영화 [악녀]

 

영화의전당 전경 

[▲ 영화의전당 전경 ⓒ김정서]

 

이용객들로 붐비는 영화의전당 

[▲ 이용객들로 붐비는 영화의전당 ⓒ김정서]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의 매달 세 번째, 네 번째 월요일은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를 찾는 사람들로 들썩인다. 최신 한국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모처럼 단체관람을 나선 것이다. 5월 22일에 시작된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는 12월 3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라 수요가 한정적일 거란 예상과 달리, 비장애인 관객들도 적잖이 눈에 들어왔다. 배리어프리 영화를 예매한 한 비장애인 관객은 “적절한 시간대에 좋은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 예매하게 되었다.”라며, “배리어프리 영화가 일반 영화의 대체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대중 포용력이 있다.”라고 답했다.

 

영화 [악녀]의 배리어프리 상영 장면 

[▲ 영화 [악녀]의 배리어프리 상영 장면 ⓒ영화의전당]

 

‘검을 뽑아든 숙희가 덩치 큰 사내에 달려든다. 날랜 속도로 사내의 팔을 벤 숙희는 그의 목 올라타 허벅지로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음성해설은 영화 [악녀] 주인공 숙희 움직이자마자 그녀의 행동을 말로 옮다. 이렇게 영화 내의 효과음과 절묘하게 섞여들어 시각장애인의 영화 이해를 돕는다. 자료조사 차 이번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는 영화해설 작가는 본디 영화해설은 ‘대본에 나온 지문 선에서 해설을 제작’할 만큼 주관적인 간섭을 배제하려 한다고 다. 배리어프리 영화에 덧붙는 음성해설과 문자해설은 이해뿐만이 아닌 상상도 돕는 도구인 것이다.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는 결과물이 아닌 시발점이 되길 원한다 -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팀과의 인터뷰

 

2013년부터 시작된 영화의전당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는 벌써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를 담당해온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팀과의 인터뷰를 진행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팀 이승진 팀장(오른쪽)과 정희선 사원(왼쪽) 

[▲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팀 이승진 팀장(오른쪽)과 정희선 사원(왼쪽) ⓒ김정서]

 

Q.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부산의 유일한 시네마테크로 1관만 운영되고 있어, 많은 시간대에 상영을 할 수 없다고 알고 있다. 그럼에도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이승진 팀장) 시네마테크는 일상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 영화나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특수 영화관이다. 배리어프리로 제작된 영화 자체는 대중 영화라 할지라도 영화 관람의 소수자 시청각장애인들에게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네마테크의 가치관을 공유한다고 생각했다.

 

Q. 그런 취지라면 상영 기간이 한 달에 2일이어서 다소 적다. 날짜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시청각장애인들의 관람권 보장에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A. (이승진 팀장) 나도 그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상영 날짜보다는 상영 영화관을 더 많이 확보해 해결할 문제라 생각한다. 각 영화관이 별도로 마련할 수 있는 상영기회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은 횟수로 따지면 달에 8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수치가 전국적으로 배리어프리 정기 상영회를 진행하는 영화관 중에 가장 많다고 알고 있다.

 

Q. 시청각장애인의 관람률은 어떤가. 관객에 비장애인이 많아 놀라웠다.

A. (이승진 팀장) 오전에는 장애인 관객보다 비장애인 관객이 더 많은 것이 다반사다. 이는 일반적인 영화관보다 60% 이상 저렴한 티켓 가격 때문이다. 개방형 배리어프리로 상영되는 만큼, 비장애인이 불편을 감수할 정도의 이점을 준 것이다.

(정희선 사원) 시각장애인의 경우 거동이 힘들기 때문에, 보조인을 동반해야한다는 점도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까지 상영회를 찾아준 장애인 관객 중 독자적으로 찾아온 관객은 손에 꼽는다. 장애인 관객 대부분은 단체 관람이라는 조직적인 형태로 영화관을 방문한다.

 

Q. 배리어프리로 제작되는 영화들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배리어프리 영화라고 한다면 막연하게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영화들이 채택되지 않을까 했는데, [악녀]나 [불한당]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의 액션 누아르가 선정되니 새삼 신기했다.

A. (이승진 팀장) 대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건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시청각장애인들도 유행을 반영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감상을 가질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은 한국농아인협회에서 담당하는데, 영화 선별의 기준은 특별히 없다. 그나마 기준이 있다면, 영화 제작사로부터 수급이 가능한지의 여부다. 해외 영화의 배리어프리 제작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주된 원인이 배급사에게서 수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Q. 아직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가 가야할 숙제가 많다고 느껴진다. 이번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로 전망하는 배리어프리 영화의 미래에 대해 묻고 싶다.

A. (이승진 팀장) 더 다양한 영화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려면 배리어프리 영화 자체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장애인 관객은 물론 비장애인 관객까지 배리어프리 영화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정희선 사원)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가 결과물로 매듭지어질 것이 아니라 시발점이 되어 여러 영향을 파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배리어프리 영화 자체에 모두가 관심 가져주길 희망한다.

 

장애가 아닌 장벽을 넘어서, 진정한 배리어프리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을 알리는 입간판 

[▲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을 알리는 입간판 ⓒ김정서]

 

상영이 끝난 후 내려오는 관객들 

[▲ 상영이 끝난 후 내려오는 관객들 ⓒ김정서]

 

6월 19일에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에서 상영한 영화 [아빠와 딸]도 보았다는 한 비장애인 관객은 26일 영화 [악녀]까지 예매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방해될 것 같았던 영화해설도 직접 접해보니 퍽 괜찮더군요.”

배리어(barrier)프리 영화가 뛰어넘길 바라는 것은 시청각장애인들을 제약하는 물리적인 장애(barrier)가 아닌 비장애인들이 배양하는 마음의 장벽(barrier)일지도 모른다.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는 그 장벽에 넘기 위해 언제나 ‘상영 중’이다.

 

<2017 배리어프리 영화상영회>

- 장소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 요금 : 3000원

- 상영문의 : 051-780-6000(대표전화), 051-780-6080(영화문의)

* 차기 상영작과 자세한 시간표는 영화의 전당 누리집 http://www.dureraum.org/ 에서 확인 가능하다.

 

* 원문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blog.naver.com/mcstkorea/221039491669)

 

김정서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talephile@naver.com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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