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뮤지컬 배우’다, 뮤지컬 인생 20년, 최정원을 만나다
게시일
201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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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뮤지컬 배우다 뮤지컬 인생 20년, 최정원의 인생 철학



“가자. 아들레이드!” 한 마디의 대사를 가진, <아가씨와 건달들>의 ‘아가씨 6번’ 단역으로 출발해 22년 간 스물일곱명의 인생을 살아온 뮤지컬 배우 최정원. 그녀가 생애 첫 강의를 위해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오랜 시간 뮤지컬 배우로 살아오면서도 앞에 나와 강의를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그녀. 무대 아래에서도 빛이 날 수 밖에 없는 배우 최정원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뜨거운 박수로 그녀를 맞이해보자.


최정원 설명글

 ※ 최정원

   - 1989,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로 데뷔

   - 1995, 제1회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연기상

   - 2009,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

   - 2010,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 맘마미아, 피아프, 키스미케이트, 버자이너 모놀로그 외 다수의 뮤지컬 및 연극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을 위한 현장 이해 교육이 마련되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예술인과의 대화를 통해 예술정책의 방향과 현장 이해도를 제고하도록 하기 위한 이번 강연의 강사는 바로 뮤지컬 배우 최정원. 달콤하면서도 기교 넘치는 목소리로 을 부르며 들어선 그녀는 시작에 앞서 “그동안은 이런 자리에 선 적이 없지만, 예술계를 위한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렇게 첫 강연을 하게 되어 기쁘고 반갑다.”는 말을 전했다.



박수는 나를 새롭게 하는 힘


뮤지컬 배우가 아닌 모습의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그녀는 “안녕하세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입니다.”라는 광고 속의 대사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동안 방송계의 많은 러브콜이 있었지만, 무대와 무대 위에서 듣는 박수 소리를 통해서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최정원이다.


박수는 나를 새롭게 하는 힘

 

“침대 광고 보셨나요? 제가 이미지 광고를 참 많이 했죠. 커피 광고부터 말이죠. 이번에 그 침대 광고를 하게 된 것은 카피가 정말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최정원씨처럼 침대도 예술이네요.’라는 이 카피가 저를 결정하게 만들었어요. 그동안 들어온 광고들은 많았지만,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아닌 광고 콘셉트에 맞는 모습으로 찍어야 해서 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거든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으로 나올 수 있어야 제의를 받아들이는 건 물론이고 촬영에도 즐겁게 임할 수 있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면 이렇다. 침대 업계에서 20년 동안 1등자리를 지켜온 회사가 이번 광고 모델도 20년 이상 한 분야에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물이어야 함을 강조했던 것. 여러 후보들을 놓고 고민하던 광고주가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 그녀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저는 참 보람을 느꼈어요. 제가 드라마나 영화에 눈을 돌리지 않고 뮤지컬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 관객 분들이 저에게 쳐주시는 박수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관객들을 만나며 박수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제 모습을 발견해요.”


최정원은 배우로 살며 자신이 원하는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춤과 노래, 연기를 가까이 하며 살았다. 그래서 남들에겐 큰 고민이 없었을 거란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도 방황의 시간이 있었다.


“배우로 살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지만, 늘 고민하고 또 방황하며 노력을 했어요. ‘노력하는 자는 방황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방황할 때마다 스스로 생각하죠. ‘아, 내가 어떤 작품과 인물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구나.’ 그런 방황과 어떤 ‘몰입이 안 되는’ 고통 속에서도 저를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건 물론 관객들의 박수죠.”



인기와 ‘사탕’을 한 몸에 받던 까무잡잡한 소녀


매 순간 배우로서의 고민과 방황을 통해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그녀의 그 모습마저도 뮤지컬 속의 한 장면과 같을 것만 같다. 이런 최정원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남달랐을 것만 같던 어린 시절에 그녀는 예쁘지 않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며 속상했지만 누구보다 잘 웃는 밝은 아이였다.


“다섯 살 무렵 유치원을 다닐 때 그 당시 유행했던 음악을 부르며 동네에서 큰 인기와 ‘사탕’을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에도 내가 노래를 할 때 받을 수 있는 사탕과 용돈보다는 박수 소리를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그 박수 소리가 더 듣고 싶어서 어린 나이지만, 어떻게 저 가수와 똑같이 노래할까 하고 연구를 했죠. 어쨌든 지금도 친정에 가면 동네 어른들이 어릴 때부터 알아봤다는 말씀을 하세요.(웃음)”


인기와 ‘사탕’을 한 몸에 받던 까무잡잡한 소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방과 후에 모두들 학원에 가거나 할 때에 거울 앞에서 역할 놀이를 하곤 했다는 그녀가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4학년 때부터이다. 처음 연기학원을 다니게 됐고, 나이가 더 많은 언니오빠들이 있었지만 줄곧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그렇게 맡게 된 <에밀레종>이라는 연극에 출연한 최정원은 ‘아이 같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작품이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 진 후 방송에도 나가게 됐고, 어린 나이였지만 연극을 통해 처음 이름을 알린 셈이다. 그녀는 그렇게 연극배우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렇지만 그런 생활도 잠시, 6학년이 되자 아버지는 공부를 하기 바라셨고 스스로도 당연히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야 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다시 평범한 중학생으로 돌아갔지만 무언지 알 수 없게 마음이 그녀를 공허하고 답답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무작정 웅변대회에 나갔어요. 웅변 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는데, 그냥 본대로 목청을 높였죠. 그러니까 대상이 저에게 돌아오고 저는 다시 박수에 대한 쾌감을 맛보며, 더욱 그 소리가 그리워 졌어요. 고등학교를 들어가서는 쳇 베이커라는 트럼펫 연주자한테 반해 트럼펫을 불며 노래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트럼펫을 사서 독학을 하는 저를 보시더니 어머니께서 레슨을 시켜주셨죠. 트럼펫을 배우면서 느낀 것이 있는데요. 트럼펫이 상당히 배우 같다는 거예요. 자기가 머릿속으로 정확한 소리와 계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소리를 내기 어렵죠. 배우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렇게 트럼펫을 배우면서 연기에도 큰 도움을 얻지 않았나 싶어요. 음악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고요.”



뮤지컬을 향한 열정, 그리고 그녀만의 행복 비결


“고등학교 2학년 때 주말의 명화에서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방영해주었어요. 가족들은 모두 박수치며 즐겁게 감상하는데, 저는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예를 들면 진 캘리가 비오는 날 사랑하는 여자를 바래다주고, 키스를 나누고 돌아서면서 “I'm singing in the rain~ Just singing in the rain~” 하고 부르는데, 정말 그 사랑에 흠뻑 빠진 모습에 감동을 받았죠. 그 때부터 뮤지컬과 관련된 저서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고는 독학을 시작했고요. 그 후 3학년 때 있던 그 때 당시에 굉장히 컸던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 지원했어요. 롯데월드 예술단 모집이었죠. 그게 제 인생을 바꿔 놓을 것이라는 상상도 못할 만큼 규모가 큰 오디션이었어요. 저는 마이클잭슨의 밴을 불렀고, 제가 책과 영화를 통해 혼자서 보고 느꼈던 연기와 춤을 보여드렸는데, 10명의 합격자 안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나중에 들으니 실력은 없는데, 떨지 않고 가진 것 이상으로 발휘하는 모습 딱 하나 보고 뽑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제가 의욕이 앞서서 춤을 추면서 발차기를 하다가 그만 너무 높이 차는 바람에 반대쪽 다리까지 딸려가서 바닥에 쿵하고 고꾸라졌거든요. 그런데도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그 당시 굉장히 큰돈이었던 200만원이라는 돈을 매달 받으면서 트레이닝만 1년 반을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감사한 기회였죠. 그렇게 제 꿈을 위한 세계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남경주와 함께 출연한 뮤지컬 <키스미케이트>

▲ 남경주와 함께 출연한 뮤지컬 <키스미케이트> ⓒ신씨컴퍼니


뛰어난 재능을 과시했을 것만 같은 최정원도 막상 매번 있는 평가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다른 예술가들이 그러하듯 그녀가 가진 열정과 끼만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A, B, C, D로 나눠지는 등급에서 남경주와 같은 이를 비롯해 대학에 대학원까지 마치고 온 들과는 실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던 것. 결국 200만원 중에 150만원을 들여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새벽 6시면 국립극단의 선생님을 찾아가 발레를 배우고, 하루 종일 있던 예술단 트레이닝이 끝나면 9시부터 11시까지는 노래를 배웠다. 그렇게 D에서 C, B 그리고 A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남경주씨가 A등급에 있는 오빠였죠. 저보다 5살이 많은데, 저랑 동갑인 줄 아시더라고요.(웃음) 어떤 분들은 부부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 롯데월드 시절부터 워낙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공연을 하며 추억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가죠. 트레이닝만 받다가 제가 처음으로 한 작품은 <아가씨와 건달들>이었어요. 그 중에 저는 아가씨 6번이었죠. 2시간 반 동안 “가자. 아들레이드”라는 대사 밖에 없었지만 저에겐 엄청난 경험이었거든요. 영화 <실미도> 아시죠?(웃음) 그렇게 혹독한 트레이닝 시간을 거친 후의 대사 한마디였지만 관객들의 기운에 정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죠. 행복하게 춤을 추면서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물론 관객들의 박수는 주연 배우들에게 보내는 것이었을 지라도요. 커튼콜 때에도 저는 맨 끝자리에 서서 가장 많이 울었어요.(웃음)”


그렇게 아가씨와 건달들로 시작을 해서 저는 스물일곱번의 매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가 최근에는 처음으로 실존 인물의 역할로 살아 보게 됐다. 바로 음악 연극 <피아프>의 에디트 피아프.


음악 연극 <피아프> 공연 장면

▲ 음악 연극 <피아프> 공연 장면 ⓒ신씨컴퍼니


“저는 보시다시피 키가 좀 큰 편인데요. 에디트 피아프는 147cm의 단신이었어요. 그 단신의 힘으로 전 세계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여자 가수. 그렇지만 저와는 반대로 술, 마약, 남자를 늘 가까이에 둔 여성이었기에 표현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연출가께서는 제가 피아프의 열정을 갖고 있다며 용기를 주셨어요. ‘비슷한 키의 배우를 뽑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최정원처럼 무대에 대해 열정을 가진 배우를 찾기가 어렵기에 선택했다.’라고 말씀하셨죠. 그래서 첫날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관객 분들에게 “최정원의 키가 이렇게 작아보일 수가 없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 앵콜 공연이 오기까지 저는 늘 즐겁게, 열정을 쏟으며 무대에 설 수 있었답니다. 에디트 피아프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이었기에 더 어려웠어요. 단명했지만, 부러울 만큼 정말 멋진 인생을 살다 간 그 여성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그녀를 지탱하는 건 ‘긍정’의 힘


그녀는 강연이 막바지에 이르자 오랜 시간 배우 생활을 하면서 그녀 안에 가질 수 있던 긍정의 힘을 전달하고자 했다. 어렸을 때 다른 친구들보다 까무잡잡하고 예쁘지 않아서 거울을 보며 속상해했는데, 그럴 때마다 최정원의 어머니는 “넌 정말 예뻐. 특히 웃을 때 정말 예쁘단다.” 하고 말했다.


그녀를 지탱하는 건 ‘긍정’의 힘

 

“엄마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듣고 저는 학교에서도, 어디에서도 늘 웃었죠. 그랬더니 사람들이 모두 저를 좋아하게 되는 거예요. 저는 점점 더 많이 웃으면서 웃는 게 습관인 그런 아이가 됐어요. 그러다보니 친구들도 많아지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그러면서 점점 더 행복해졌어요.”


강연 내내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던 그녀의 첫 번째 비결은 늘 웃으며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이가 들고 나서야 깨달은 비결이었다.


“제가 물을 참 좋아해요. 먹는 것도 좋아하고, 물에서 하는 수영, 수상스키 모두 좋아하거든요. 어릴 때마다 엄마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에 데려가셨는데, 그 때 물 안에 들어간 첫 느낌도 ‘아, 정말 행복하다.’였죠. 그런데 그 행복감은 늘 딱 5분이었죠. 엄마를 찾으러 가면 항상 동네 어르신들의 때를 밀어주고 계셨거든요. 저는 어린 마음에 그게 참 싫더라고요. “엄마가 때밀이도 아니고 그러지 좀 마. 창피해!”하고 말하곤 했죠. 그러면 엄마께서는 제게 바나나우유를 사주시고는 괜찮다며 웃으셨어요. 그런데 그렇게도 싫어하던 엄마의 그 모습인데, 제가 아이를 낳고 목욕탕에 가니 똑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어요. “손 안 닿으시죠. 제가 밀어드릴게요~” “아이구, 아가씨 복 받을 거야.”정말 제가 제 때를 밀 때보다 더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느 순간부터 엄마 생각을 더 하게 됐어요.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엄마는 이런 선행을 통해서 해소하셨고, 행복해지셨구나!’ 엄마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좋아하시던 패티김의 노래를 흥얼거리셨죠. 패티김의 노래만 들어도 엄마 생각이 날 만큼 즐겨 부르셨거든요. 어쨌든 저는 정말 느낄 수 있었죠. 저도 몰랐는데, 행복의 시작은 선행이었던 거예요. 직접 느꼈기에 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긍정의 힘을 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큰 선행을 하지는 못하지만 작은 것부터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되죠. 가끔 팬 분들이 공연 끝나고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 물어 오시면 저는 배우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라고 말해요.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은 뭐든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것은 저를 위한 것이죠. 앙상블이 잘 이루어져야 그 공연은 흥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좋은 팀워크를 만들어나가면 좋은 무대도 만들 수 있는 시너지가 발휘됩니다. 실제로 공연 전에 싸우고 올라가서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눈을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연기를 했던 분도 계세요.(웃음) 그러고 내려와서 또 싸우게 됐죠.(웃음) 그러고 보면 사람과 관계가 참 중요하죠.”



“인도에서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인도에 갔을 때 5살 정도의 어린 아이가 2살의 아기를 안고 콧물을 흘리며 제게 돈을 달라고 했어요. 그 당시 제 딸아이가 2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딸 생각이 나서 돈을 줬고 돌아서면서 많이 울었죠. 그런데 옆에 계시던 분이 제게 “정원씨, 왜 우십니까? 정원씨보다 저들이 더 행복할 수도 있어요. 저들이 가지지 못했다고 불행할 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어요.”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제가 굉장히 이기적이었다는 걸 반성하게 됐죠. 가슴 속에 뭔가가 뭉클했어요. 저도 어린 시절 단칸방에 살면서 온 가족이 밤새 깔깔거리면서 행복해했던 게 떠오르더라고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저만의 방이 생기고, 엄마의 살갗을 그리워하게 됐는데, 과연 진짜 행복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가족들의 얼굴을 매일 볼 수 있던 그 때가 행복했던 거라는 걸 알았죠. 무조건 많이 갖는 것보다 적당히 가진 것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갖기 위해 베푸는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겠죠.”


“후배들에게는 연기, 노래, 춤도 중요하지만, 선행을 자주 하고, 자신을 비우는 작업을 많이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요. 저는 배우들 중에 건강으로는 독보적이에요.(웃음) 몸에 좋지 않은 것은 하나도 먹지 않아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나를 예뻐하지 않고 남을 예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저도 나름대로 반성하고, 노력을 늘 하고 있지만 그만큼 선물과 칭찬도 아끼지 않는답니다.”


긍정의 힘과 작은 선행이 행복을 만든다고 말한 그녀는 끝으로 예술에 대해 말했다.

 

긍정의 힘과 작은 선행이 행복을 만든다고 말한 그녀는 끝으로 예술에 대해 말했다.


“예술은 물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한 것 아닌가요? 음악이 됐든, 영화가 됐든 말예요. 엔돌핀이 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고 하는데요. 그 엔돌핀보다 3000배가 강한 호르몬이 우리 몸 안에 있는데, 다이돌핀이라고 한 대요. 그 호르몬은 암을 치료까지도 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 호르몬이 언제 분비되는지 아시나요? 바로 감동을 받았을 때라고 해요. 좋은 그림을 보거나 어떤 작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나 음악을 접했을 때와 같이요. 그래서 저는 예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언제나 제 몸에 흐르고 있는 것이 예술이기도 하죠.”



뮤지컬 배우 최정원은 한 시간의 강연 내내 자신의 열정과 미소를 선사하는 기분 좋은 예술가였다. 작품과 인물에 대한 애정을 갖고 고민하며 방황하는 그녀는 정도를 걷고 싶다고 한다. 몰입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박수 소리가 끝나고 무대 조명이 꺼지기가 무섭게 자신을 비우며 새로운 인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예술의 가치와 예술을 하는 이들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는 걸 보여준 그녀의 강의였다. 작품 속 도나와 피아프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최정원의 또 다른 날들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문화체육관광부 이혜린 대학생기자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과 xhakxh181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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